조갑제닷컴

  1. 최신정보
이준석 의원의 광복절 불참은 작지만 큰 실수! 국가의 존재 의미와 한반도의 삶의 조건, 그리고 이종찬의 정체를 무시한 경솔한 결정! 趙甲濟  |  2024-08-15
지난 8월13일 이종찬 광복회장은 MBC 뉴스데스크에 나왔다. 앵커는 "최근 논란의 인사를 두고 대통령실에 밀정이 있는 것 같다고 발언한 이종찬 광복회장을 스튜디오에 모셔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했다. 아주 우호적인 인터뷰였다.
  
   앵커: 2024년에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상상해 본 적 있으십니까?
   이종찬: 저는 일제가 다 청산된 것으로만 생각했죠. 근데 이번에 와보니까 청산이 덜됐다, 완벽한 청산이 안됐다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앵커: 지난번에 밀정이라는 강한 표현 쓰셨잖아요. 밀정이 있는 것 같다.
   이종찬: 대개 48년도 건국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일단 밀정으로, 뉴라이트라고 생각해도 돼요. 또 일제시대가 더 좋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뉴라이트라고 생각해도 되고. "당신 뉴라이트 아니에요?" 하면 시인한 사람이 없어요. 자기가 밀정이라고 시인한 사람이 있을 수가 없잖아요.
  
   앵커: 소위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계속 들어서잖아요. 이런 게 반복되는 이유가 있을 텐데‥
   이종찬: 결국은 건국절 만들자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게 되어서. 건국절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 때도 나왔던 것이고, 없어진 듯하면 또 일어나고 그래서 제가 이번에는 이 문제에 대해서 아예 뿌리 뽑자 이런 각옵니다.
  
   앵커: 지금의 뉴라이트를 이야기하는 보수는 또 다른 사람들인 것 같아요?
   이종찬: 그 사람들 보수가 아니라 어떤 면에서 일본 극우파적인 극단적인 사람들이죠. 보수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대개 48년도 건국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일단 밀정으로, 뉴라이트라고 생각해도 돼요"는 국민재산인 공중파를 쓰는 MBC가 내보내서는 안될 국민분열적 발언이었다.
   어제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YTN <시사정각>에 출연해 "이종찬 광복회장은 1919년이 건국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에 따르면 1910년 한일합병이 이뤄졌으니 일제강점기가 36년에서 4분의 1토막 내서 9년이 된다"며 "이 회장이야말로 일본 극우의 기쁨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찬의 '밀정' 발언에 대한 뉴라이트 출신의 '기쁨조' 반격이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부·여당의 기조가 정상이 아닌데, 급기야 광복회장이 일본 극우의 기쁨조 역할을 한다는 발언을, 방송에서 여당 핵심 관계자가 하는 걸 보고 기대를 접었다"며 "내일 정부가 주최하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하여 신 부총장은 "표현이 과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니, 이 의원은 경축식에 참석하시기 바란다"면서도 "1919년 건국 주장은 일본 극우가 환호작약할 논리라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쓴 표현이며 이 주장은 유지한다"고 했다.
  
   지난 12일에도 이준석 의원은 이종찬 회장을 응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문제 하나로 국경일이 망가지는 것이 너무 개탄스럽다”며 “이종찬 광복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입문 과정에서 우호적인 멘토 역할을 하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 죽마고우(이철우 연세대 교수)의 부친으로 대통령을 초등학교 시절부터 50여 년간 알고 지낸 이 회장이 분노한 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뜬금없는 홍범도 흉상 이전으로 이분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려 지금 와서 이런 민망한 상황이 발생한 것 아니냐”면서 “홍범도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해서 이종찬 회장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입법부 수장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이다”며 “홍범도 흉상 이전 문제부터 이어진 두 분과의 감정의 골을 대통령이 직접 풀어내야 한다”며 “8월 14일까지 이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면 국민은 큰 실망을 할 것”이라고 했었다.
  
   이종찬 소동의 본질은 자신이 밀던 사람이 독립기념관장으로 선임되지 않으니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지도 않은 '건국절'을 들고 나와 분열적 막말을 쏟아내고 오늘 광복절 행사에 불참, 따로 김구 기념관에서 집회를 열어 "타도 윤석열"을 외치게 한 점이다. 자신의 억지를 합리화하기 위하여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는 궤변을 쏟아내는데 이준석 의원은 이런 이종찬 씨에 대하여는 일체의 비판을 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만 공격했을 뿐 아니라 국가정통성을 확인하는 주요행사에 불참했다. 불참 이유를 이종찬에 대한 여당 요인의 비판으로 잡은 것도 구차하다. 패거리 싸움판의 논리가 아닌가? 건국절 제정에 반대하여 불참한다고 하면 公的인 이유는 되지만.
  
   이 의원은 문제를 <윤석열 對 이종찬> 구도로 보는 모양인데 이는 잘못이다. 문제의 본질은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인정하느냐의 여부이다. 이종찬 씨는 민족(nation)과 국가(state)와 나라(country)를 혼동하고, 국가에 대한 확립된 정의(定義)까지 어겨가면서 대한민국 건국을 한사코 부정한다. 남북 대결구도의 본질은 <민족사의 정통성과 삶의 樣式을 놓고 다투는 타협이 절대로 불가능한 총체적 권력투쟁>이다. 민족사의 정통성이 대한민국에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광복절 경축식인데 이준석 의원은 이종찬을 감싸다가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행동을 한 것이다. 이는 작게 보이지만 큰 실수이다. 그도 인정하듯이, 자신이 안보와 외교에 대하여 부족함이 있다는 말로도 피할 수 없을 정도의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것이고 이런 실수는 오래 기억된다.
  
   이준석 의원이 비호한 이종찬 씨는 정보부 간부로 있다가 전두환 정권 때 발탁되어 요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1992년, 민자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김영삼과 경쟁하다가 갑자기 후보를 사퇴, 탈당, 정치적 미아가 되었던 적도 있다.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 편에 섰다가 1998년 김대중 대통령에 의하여 국정원장에 임명되었다. 김 대통령은 1998년을 건국 50주년으로 기리는 조선일보 주최 행사에도 참석, 감동적 연설을 하였고, 그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건국 50년'을 공언했었다. 그때 이종찬 국정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항의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이번에도 그가 민 사람이 독립기념관장으로 선임되었더라면 이런 소동은 없었을 것이다. 이준석 의원이 홍범도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하는 문제에 대하여 윤석열 정부를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것도 그의 미래에 결코 아름다운 기록이 되지 못할 것이다. 홍범도는 抗日투사이자 소련 공산당원이었다. 따라서 그의 활동은 항일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자유를 지향한 대한민국 건국에는 보탬이 되지 않았다. 홍범도가 항일투쟁을 한 목적이 한반도 등에 스탈린식 공산정권을 세우려는 것이었는데, 대한민국 육사에서 이런 사람을 생도들이 존경하도록 만든 것은 실수였다. 육사는 민족사관학교가 아니라 국가 사관학교이기 때문이다. 이 실수를 바로잡겠다는 윤석열 정부를 굳이 비판할 이유가 있나? 소련 공산당원으로 죽은 이에게 육사 생도들이 경례를 붙이는 것을 방치하면 장교단이 공산주의에 물들 위험성도 방치하는 것 아닌가? 남미에서 가장 잘 나가던 베네수엘라가 저렇게 된 것은 장교단 속에서 차베스 같은 공산주의자들이 생겨나 쿠바의 카스트로에게 충성을 바친 때문이란 것을 이준석 의원이 아는지 모르겠다.
  
   이준석 의원이 보수혁신을 들고 나와서 개혁신당을 창당, 3명의 의원을 배출하고, 원내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남북한 대결의 본질, 민족사의 정통과 이단, 그리고 자유통일로 나아가야 하는 역사의 흐름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을 기대한다.
   이준석 의원이 불참한 오늘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자유통일 대전략'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우선 궁금하다. 참고로 이종찬 씨가 자주 쓰는 '뉴라이트'란 말은 공산주의적 활동을 하다가 자유민주 진영으로 전향한 그룹을 가리킨다. 이 전향이 비판의 이유가 된다면 "당신의 정체는 무엇입니까"라고 묻고 싶다. 우리 속담에 "싫어해도 좋은 점을 봐야 하고 좋아해도 나쁜 점을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 opine 2024-08-16 오후 6:13:00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실수를 했다고 하여 그 사람을 영구 제명하는 등의 조처를 취하는 것은 또 하나의 실수이다. 물론 그 사람이 범한 실수의 원인, 그 경과 그리고 그 결과, 또 실수인 것을 알고 난 후의 태도 등을 보고 그 처벌의 수위를 정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실수 대처 방식이다.
    그런데 이 준석 의원의 이번 실수, 그의 정치 철학을 보여 준 사안 아닐까. 그동안 현란하게 민주주의를 얘기하고, 당정 관계를 얘기하고, 젊은 정치를 얘기해 온 바로 그 이 준석의원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 사건 아닌가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구태 정치에, 이제는 썩어 문드러져 버려져야 할 그런 정치에 아직도 몸 담고, 아니 그런 사고 방식에 찌들어져 있는 모습. 아는 사람이니까, 소위 신세를 졌으니 그만한 보상은, 비록 옳지 않은 것이라 해도, 해 주어야 한다? 이런 정치의 모습, 많이 보아온 모습 아닌가. 그 모습을 이 준석이 공개적으로 그래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
    역시 이 준석은 안된다.
  • 글쓴이
  • 비밀번호
  • 비밀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