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어제 의원직 상실형의 有罪선고로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 탈출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그의 정치생명이 거의 끝났다는 분위기가 시간이 갈수록 확산될 것이다. 윤석열과 이재명의 검투사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1. 오는 25일의 위증교사 재판에선 이재명 피고인에게 어제보다 더 무거운 刑量의 유죄선고가 예상된다. 법원도 어제 선고를 계기로 "법대로"하는 데 대한 부담을 덜었을 것이다. 작년 9월27일 이재명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유창훈 판사도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된다"고 밝혔었다.
2. 비록 1심이긴 하지만 의원직 상실과 대선 출마 금지에 해당하는 두 개의 형량을 보유한 상태로 이재명이 당을 자신 있게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법부와 여론이 이재명 편이 아닌데 黨內의 지지가 영원히 이어질 순 없을 것이다.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이 다가올수록 그에 대한 당원과 의원들의 충성심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邪敎집단이 아니라면 희망이 없는 지도자를 무작정 추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3. 민주당 차원에서도 돌파구가 시원찮다. 미리 쓸 카드를 소진해버렸다. 법원과 검찰에 대한 압박 협박 회유, 場外투쟁 모두 판사들의 굴복을 받아내지 못했고 중립지대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측이 깨끗이 승복한 敗者에게 이럴 수가 있나, 당신은 거짓말 안했나"식으로 호소하여 동정심을 얻었다면 모를까, 투쟁 방법이 너무나 속 보이고 거칠었기 때문에 지지자 결속을 기하는 데는 일정한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온건하고 합리적인 중도층과 젊은층은 오히려 멀어졌다.
4. 이런 가운데서 민주당이 무리를 하면 여론은 더 악화될 것이고, 법원은 더욱 단호해질 것이다. 판사들은 어제 판결로 여론이 민주당에 비판적이고 재판부에 우호적이란 점에 놀라고 안도했을 것이다.
5. 민주당이 이재명 비호에 집착할수록 코너로 몰린 윤석열 정부 공격의 동력은 약화될 것이다. 이런 점을 인식한 민주당내의 非이재명 계열이 대안을 모색하려 들 것이다.
6. 이런 사태가 윤석열 한동훈 보수층에 유리한 것 같지도 않다. 균형을 찾는 게 민심인데 "이재명에게 한 만큼 윤석열-김건희에게도 엄격해야 한다"는 쪽으로 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정농단 사건의 성격이 짙어지는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더욱 거세질지 모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부부 비호의 입장을 취한다면 보수층의 주도권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 보수는 이재명 실패의 반사이익이 아닌 처절한 반성에 기초한 自强노력이 필요하다.
7. 한동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맞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으로 인기를 모았는데 지난 7일 윤석열 기자회견 이후엔 다시 김건희 비호로 돌아 존재의미가 약해질 것 같다.
8. 무엇을 반대하는 것보다는 무엇을 해낸 것을 자신의 정치자산으로 삼아야 하는데 한동훈 대표는 의료대란 해결을 주제로 삼는 듯하더니 윤 대통령이 협조하지 않아 어정쩡한 상태이다.
9. 민주당이 대권후보 교체를 단행한다면, 또 그러한 새 후보가 온건한 인물이라면 한동훈 대표는 어렵게 될 것이다.
10. 윤석열과 이재명이 함께 퇴조(退潮)하는 새로운 정세에 맞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정치교체, 세대교체를 들고 나와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검투사 정치의 종식과 생활정치의 개막을 선언하면서 낡은 정치 혁파를 위한 젊은 도전을 시작할 기회이기도 하다. 안티 페미니즘과 세대포위론을 결합시킨 절묘한 대전략으로 윤석열 당선을 이끈 정치천재 이준석이 윤석열 이재명을 한꺼번에 보내는 대전략을 구사할지 주목된다. 윤석열 이재명에 신물 난 국민들이 생활 속에 터잡는 진짜 정치개혁을 갈망하는 것은 사실이다. 윤석열 이재명의 위기는 한동훈 이준석에겐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