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오늘 <與 당원게시판 논란, 韓 대표의 ‘그답지 않은’ 처신>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른바 당원게시판 글 사건을 다뤘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한 대표는 21일에도 “위법이 있다면 철저히 수사하고 그러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은 아니다”고 모호하게 말했다. 한 대표는 ‘가족이 글을 올린 게 아니라고 하면 해결될 문제 아니냐’는 지적에도 “당원 신분에 대해 법적으로도 그렇고 (당원 보호를 위한) 당의 의무가 있다. 위법이라든가 이런 게 아닌 문제들이라면 제가 건건이 설명해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복잡햐게 말했었다. 사설은, 한 대표가 게시판 논란이 보름 넘게 지속되는데도 여전히 알 듯 모를 듯 애매한 답변만 내놓으며 자신과 가족을 향한 의혹에는 사실상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 본인으로선 홈페이지에서 실명 인증을 받은 적이 없어 글을 쓸 자격이 없다고 해명하면서도 가족에 대해선 ‘맞다 아니다 설명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데 그간 자신과 주변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망설임 없이 즉각적이고 공세적인 대응을 해온 한 대표라 이번 논란에 대한 방어적 태도는 평소 스타일과도 달라 ‘그답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설은 한 대표가, 친윤계가 요구하는 당무감사에 대해 당원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내세우거나 당내 분열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야당 대표 재판 결과나 민생 문제에 집중하자고 하지만 그의 석연찮은 태도는 오히려 당내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윤계는 한 대표 가족의 비방 글 작성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이고, 일각에선 7월 전당대회 때 불거졌던 한 대표측 댓글팀 의혹, 즉 법무장관 시절 여론 관리를 해주고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던 팀의 작업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이러니 중립적 인사들마저 “당무감사를 통해 신속히 진상 규명을 하자”며 가세하고 있다고 사설은 진단했다.
게시판 논란은 보수단체의 고발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수사가 시작됐지만 논란의 본질은 친한-친윤 당정 두 지휘부 간 갈등과 반목에 있고, 따라서 그 규명이나 해결 방법도 법이 아닌 정치에서 찾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동아일보는 충고했다. 언제 나올지 모를 수사 결과를 기다리다간 가라앉았던 여권 내 집안싸움이 다시 폭발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사설은 한 대표가 먼저 자신과 가족을 향한 의혹에 대해 밝히고 당무감사를 지시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순서일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에 대한 동아일보 사설은 한동훈 대표가 그동안 김건희 여사를 몰아붙였던 논리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한 대표는 김 여사와 다르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그 핵심은 솔직성 신속성일 것이다.
조선일보도 <여 당원 게시판 논란, 韓대표가 사실 밝혀야>란 사설에서 가족들에게서 들은 내용을 그대로 밝히고 문제 되는 내용이 있다면 입장을 내어놓으라고 주장했다. 가족에게서 들은 설명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어 수사를 기다려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면 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런 일 때문에 다시 여권에서 내분이 발생한다면 지지층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고도 했다.
한겨레 사설은 게시글의 양상과 규모로 볼 때 한 대표 일가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의 신상정보를 이용한 댓글팀이 활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비방글 작성 게시 주도자로 한 대표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를 공개적으로 지목한 바 있다. 한동훈 대표의 성격상 사실이 아니라면 법적 조치를 취했을 이야기인데 침묵 모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