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페이스북, 2025년 1월19일
현직 대통령의 구속은 법앞의 평등이라는 가치가 구현된 중요한 결과물이지만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정치의 실패입니다. 대통령이 처음 공언한 것처럼 책임을 지고 협조하는 길을 택했더라면 이런 결과는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통령 임기 내내 망상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유튜브에 영향 받고 극단적 조언을 하는 주변에 휘둘리던 것이 이번 탄핵국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당한 영장집행을 물리력으로 저지하거나 미국이 도우러 온다느니 하는 가짜뉴스로 버티는 것은 분명하게도 길이 아니었음에도 그 길이 있다고 떠들던 사람들이 슈퍼챗으로 돈은 벌었겠지만 이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이 상황에서의 해결책 또는 대안일 수 없습니다. 백골단을 국회 기자회견장에 들여서 추켜올릴 때부터 예고된 불행이었습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계엄에 폭력에, 이 오명을 어떻게 딛고 보수진영의 새로운 비전을 구축해야 합니까.
*2025년 1월2일 이준석 의원 페이스북 全文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보냈다는 편지. 유튜브로 아직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돈벌이 하려고 아직도 계엄을 옹호하는 행위, 돈만 생기면 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 것 같은 그들에게 의존하는 정치적 금치산자(禁治産者)를 보면서, 비통함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행동은, 즉각적인 하야입니다. 3월 31일 전에 조기대선이 치뤄져서 이준석이 선거 못나가도 됩니다. 그게 무슨 대수입니까. 나라가 무너지는데. 하루라도 빨리 대한민국이 정상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쓰라린 가슴 안고 오늘 밤도 이렇게 울다 잠이 들 것 같습니다.
-정치권에서 가장 치열하게 부정선거 음모론과 싸운 이는 이준석 의원이고 언론계에선 정규재 대표(전 한국경제 주필)이다. 두 사람은 음모론에 빠진 윤석열 대통령을 가장 강하게 비판한 보수인사이기도 하다.그래서 가짜 보수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 국민들이 두 사람에게 빚을 졌다.
*2022년 7월29일, 이준석 페이스북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한 부정선거 의혹으로 2년간 보수진영에 미친 해악이 오늘로 종결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돈벌이에 미쳐서 오히려 진실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에게 내부총질을 했던 유튜버들에 현혹되었던 많은 분들이 이제 이성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항상 남을 지목하고 까내렸지만 당신들이 오히려 보수 몰락을 위해 뛰던 내부총질러였고 스파이였고 프락치였던 겁니다. 이런 것 하나 초반에 정리하지 못하고 2년을 끌어온 게 보수 진영의 역량이었습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만든 당신들만의 우물 안 작은 세계 속에서 국가 대소사를 논했으니 연전연패했던 겁니다. 그 연전연패의 과거로 되돌아가지 맙시다.
*같은 날(7/29) 권성동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발언.
대법원이 2020년 4월15일 총선 선거 무효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지난 2년간 우리 사회는 부정선거 논란으로 국민적 불신과 갈등이라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습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분들의 생각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선관위는 민주당에만 유리한 선거법 해석으로 국민 신뢰를 잃었고 지난 대선, 소쿠리 투표 논란으로 불신 여론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소모적 논쟁이 아닌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할 때입니다. 선거의 공정성,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선거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부정선거 논란은 우리가 70년 동안 어렵게 꽃피워온 민주주의 정신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는 점을 뼈아프게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내년까지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습니다.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개선책을 논의할 충분한 시간이 있습니다. 여야가 선거 제도 전반을 들여다 보고 시대와 현실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사전 투표 역시 강력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선거제도를 만드는 데 우리 국민의힘이 앞장서겠습니다.
-음모론자들에 대한 이런 어정쩡한 태도는 그들을 비호한 것이나 다름 없다.
*2022년 8월13일 이준석 기자회견문에서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연이은 선거에서 세대포위론과 서진정책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이야기합니다. 보수가 처음으로 지키기보다는 영역 확장에 나섰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담론을 테이블로 끌어냈고, 북한 이야기와 5.18은 폭동이라는 이야기를 술안주처럼 즐기던 일부 강성 당원들을 잠재우며, 증거도 없고 허무맹랑한 부정선거론과 같은 음모론을 손절매했기 때문에 보수가 달라졌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입니다.
정치는 대안의 경쟁입니다. 제가 내세웠던 대안에 비해서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그것을 따라야 됩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시절의 모습은 지금 우리 국민의힘의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빠루와 삭발, 반공과 종교적 근본주의가 우리 국민의힘의 대안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 속에 틀린 것이 하나 없음에도 배신이라는 단어로 낙인을 찍고 집단린치를 했던 새누리당의 모습 또한 지금의 현실에 대한 대안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지난 2년, 우리가 선거에 연달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담는 대안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대통령실에서 어떤 수석비서관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줄기차게 주장하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국정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에서 그에 대해 “적극 우리 하는 일을 알리는 것인데 마다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더 비극적인 것은 이런 것에 대해서 어는 누구도 당에서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이 대통령실이 음모론자들과 교류하면서 국정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 한마디도 지적하지 못한다면, 이 당은 이미 죽어가고 있는 것이고, 죽은 당에 총선 때 표를 줄 국민은 없습니다."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자 윤석열 대통령 주변이 음모론자들의 영향권으로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글이다.
*2022년 9월4일 대구 기자 회견문 일부
"선관위와 우정사업본부가 결탁해서 전국적인 부정선거를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강하게 배척하고도 우리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이겼습니다. 지금까지 위협이 아닌 것을 위협으로 과장하고, 비상상황이 아닌데 비상상황이라고 선포하면서 실제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동에는 갈채를 보내왔던 그들과 유튜버들이 활개를 치는 이유는 그들이 저런 위협과 선동, 의도된 비상상황으로 대중을 지배할 수 있고, 그를 통해 권력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다는 착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위협을 과장하여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자폭한 윤석열의 운명을 예언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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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부정선거론을 내세워 나라를 절단 내는 걸 보니 착잡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나온 1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통령의 담화를 보면서 지난 악몽들이 다시 떠오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정선거론자들을 척결하려고 애쓰던 기간, 그들이 당 대표를 몰아내겠다고 고소하고 시위하고 인신공격을 해오던 것을 다 맞아 냈다"며 "그러면서 정치가 이성과 문명의 영역에 있어야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선 기간 내내 부정선거론자인 윤 당시 후보를 타박해가면서 부정선거론자들을 발 못 붙이게 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제 그 부정선거론을 내세워 나라를 절단 내는 것을 보니 착잡하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끝으로 "이제 보수정치권 싹 분리수거하고 갈아엎는 방법 밖에 없다. 우선 부정선거론자 싹 갖다 버립시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한 데 대해 "선관위의 전산시스템 점검을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특히 전산시스템이 취약해 데이터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해 부정선거론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선관위는 대통령의 의혹 제기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문을 즉각 내고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선거관리 시스템에 대한 자기부정"이라고 반박했다. 또 "일부 취약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실시 전에 보안강화 조치를 완료했다"라며 "설령 선거시스템에 대한 해킹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선거에 있어서 부정선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적 가능성이 실제 부정선거로 이어지려면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해 시스템 관련 정보를 해커에게 제공하고, 위원회 보안관제시스템을 불능상태로 만들어야 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조작한 값에 맞추어 실물 투표지를 바꿔치기해야 하므로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이준석 의원 페이스북 전문.
대통령의 담화를 보면서 지난 악몽들이 다시 떠오릅니다. 부정선거론자들을 척결하려고 애쓰던 기간, 그들이 당 대표를 몰아내겠다고 고소하고 시위하고 인신공격을 해오던 것을 다 맞아 내면서도 정치가 이성과 문명의 영역에 있어야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결국 대선기간 내내 부정선거론자인 윤석열 후보를 타박해 가면서 결국 부정선거론자들을 발 못붙이게 했지만 이제 그 부정선거론을 내세워 나라를 절단내는거 보니까 착잡합니다. 보수정치권 싹 분리수거 하고 갈아엎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이제.
우선 부정선거론자 싹 갖다 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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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은 보수도, 자유도, 개혁도 아니다!
-과학 사실 법을 무시하는 守舊反動, 官尊民卑, 朝鮮朝의 還生이다.
18세기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는 쇠퇴하는 신성로마제국(Holy Roman Empire)을 향하여 "The Holy Roman Empire was neither Holy nor Roman, nor an Empire."라고 조롱했다(1756년, "관습에 대한 수필"). "신성로마제국은 신성하지도, 로마답지도, 제국답지도 않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합스부르크 왕조의 국가연합체는 1805년 나폴레옹이 아우스텔리츠 전투에서 오스트리아 및 러시아 연합군을 패주시킴으로써 이듬해 역사의 무대에서 900년만에 사라진다. 중세 유럽에서 유일하게 황제로 불리던 帝國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유럽을 휩쓰는 국민국가 건설의 열정에 장애물이었다.
윤석열 정권은 입만 열면 자유, 개혁을 부르짖는데 볼테르 식으로 비판하면 "보수도, 자유도, 개혁도 아닌 守舊, 억지, 官尊民卑식이고 조선조의 還生"쯤 될 것이다.
*이른바 의료개혁에서 드러났듯이 대통령이 헌법과 과학과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
*지금도 계속중인 근대화 혁명의 사령탑인 청와대를 "제왕적 권력의 상징"이라고 침을 뱉고 아무런 법적 권한도 없는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에 "두 달 안으로 방빼"라면서 밀고 들어간 것은 사이비 보수의 좌파적 행패였다. 아버지도 아들에게 그렇게는 無禮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에겐 무례하고 참모들에겐 격노하고 역사 앞에서 오만한 그는 특수부 검사처럼 별건수사식 국정운영을 한다. 本 정책이 실패하면 유턴할 생각을 하지 않고 여기 저기 다른 길을 뚫으려다가 제도에 만신창(滿身瘡)을 만든다. 그러면서도 자유와 개혁을 외치며 반대자들을 저항세력이라고 매도한다. 과거시험 합격자들이 나라를 망쳤던 조선조 양반들의 無知를 뛰어넘는 無道함이다. 역사는 이승만 박정희를 낸 하늘이 어떻게 저런 윤석열을 냈느냐고 한탄할 것이다.
*그는 법을 자의적으로 악용하는 법률 기술자의 전형이다. 서울법대 교육의 실패작이기도 하다. 한국 법대 교육의 큰 문제점은 法哲學, 法制史, 國際法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변호사 시험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법의 源泉에 무지하고 視野가 좁고, 외교 안보 경제에 약한 법률가들이 양성되어 이들이 권력을 전방위적으로 휘두르기 시작하면 법의 기술적 측면만 강조, 법을 凶器化하고 그래서 출세하는 이들이 성행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또한 법률 기술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요사이 말썽이 된 당원 게시판 문제를 다루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그는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버티는데 자신이 가족에게 물어보고 확인한 내용을 공개하면 끝날 일이다. 부부싸움도 매번 법적으로 해결하나? 법이 생사람 잡는 데, 그리고 잘못을 덮는 데 쓰인다면 그건 법이 아니고 장난이다.
*보수는 實事求是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교양, 과학적 혁신, 역사와 전통을 존중함으로써 죽은 사람과 산 사람과 태어날 사람들을 이어주는 인류의 보편적 사상인데 윤석열과는 無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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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조갑제티비 녹취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논쟁적 인물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갈린다.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가르는 기준 중에 하나가 나이이다. 기성세대일수록 싫어하고 젊은 사람일수록 좋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니까 이준석 문제를 다룰 때는 상당히 신중해야 된다는 이야기이다. 잘못하면 젊은 표를 잃게 된다. 이런 고민을 가장 짙게 한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작년 11월 12월 두세 달 동안 윤석열 후보는 이준석 문제로 고심했을 것이다. 그러다 결국 포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이게 대선 승리의 가장 중요한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때 이준석 당대표의 행동을 많이 비판했다. '어떻게 자당(自黨) 후보를 당대표가 흔드느냐, 어떻게 자당 후보를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비판하느냐, 당대표가 무단가출해서 지방을 싸돌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지만 그래도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2030표를 얻기 위해서는 잘라서는 안된다.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서는 안된다' 하는 생각을 그때 했다. 결국 윤석열 후보도 그 문제를 올해 1월 초에 해결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를 불러서 공방할 때 그 자리에 윤석열 후보가 나타나 극적으로 서로 포옹하는 장면을 연출했고 그 뒤부터 이준석 당대표도 열심히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사람이니까, 그때 이준석으로부터 당한 상처라고 할까 그게 남아있었던 듯 하다. 이게 지난 7월 초 이준석 당대표를 징계하는 하나의 배후라고 할까, 원동력이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은 ‘내부총질만 하는 당대표가 바뀌니까 좋아졌다’는 권성동 대표대행에게 보낸 (윤 대통령의) 문자에 있다. ‘내부총질했다’ 내부총질 한 게 맞다. 그러나 사실 내부총질만 한 건 아니다. 이준석 당대표를 그런 식으로 징계해서 당권 6개월 정지 조치를 취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다. 그러니까 단박 나오는 변호론이 ‘이재명은 전과 4범인데 민주당이 이재명 몰아낸 적 있느냐’, ‘보수가 겨우 이겼는데 이렇게 이준석을 제거할 정도의 여유가 있느냐’ 등이다. 그러면서 ‘이준석을 몰아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할 것이다’ 그런 예언도 김종인 씨같은 몇 분이 했다. 결과적으로 그게 맞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게 바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2030세대이다. 이것은 통계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준석 당대표 징계 직전에 있었던 한국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때 ‘윤석열 잘한다’가 37%, ‘못한다 가 49%였다. 18~29세에서는 ‘윤석열 잘한다’ 35%, ‘못한다’ 43%. 30대에서는 ‘윤석열 잘한다’ 36%, ‘못한다’ 48%였다.
어제(7/29) 발표된 한국 갤렵 여론조사를 보면 어떤 변화가 일어났느냐? 18~29세 ‘윤석열 잘한다’가 20%밖에 안된다. 전국민 평균은 28%인데 그보다도 8%p나 더 낮게 나온다는 거다. 이준석 징계 직전과 비교하면 20일 사이에 18~29세 층은 ‘윤석열 잘한다’가 35%에서 20%로 떨어졌다. 마이너스 15%p이다. 일반 평균은 얼마 떨어졌느냐? 9%p떨어졌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크게 떨어졌다. 30대는 ‘윤석열 잘한다’ 36%에서 이준석 징계 이후에 17%로 떨어졌다. 마이너스 19%p만큼 지난 20일 동안 떨어졌다. 20대, 30대의 폭락이 윤석열 지지율 하락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2030세대가 이준석 당대표 징계에 대해서 아주 민감하게 반응했음을 알 수 있다.
이준석 당대표를 당권 정지시킨 다음에 국민의힘 지도부의 모습이 문제였다. 이준석을 잊게 할 만큼 잘했으면 되는데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준석보다 권성동 대행 체제가 잘 못하니까 이게 결국 고스란히 윤석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일종의 계기가 되었다. 이준석 당대표로 상징되는 2030세대를, 이준석 대표만큼 마음 잡을 사람이 (국민의힘에) 있나? 없지 않나? 최소한 이준석 당대표는 김일성 편은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의 모든 판단 기준은 김일성 편이냐 아니면 대한민국 편이냐는 것이다. 이준석 당대표는 대한민국 편이다. 다만 개성이 튄다.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선거는 뭐냐? 정치는 뭐냐? 한국의 보수가 이준석 당대표정도 포용할 수 없다고 한다면 좌파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이기나?
이준석 당대표의 가치를 돋보여주는 일이 이틀 전에 있었다. 대법원이 2020년 총선 부정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한 민경욱 전 의원에 대해서 기각 판결을 내림으로써 부정선거 음모론에 종지부를 찍었는데, 그 직후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한 부정선거 의혹으로 2년간 보수진영에 미친 해악이 오늘로 종결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돈벌이에 미쳐서 오히려 진실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에게 내부총질을 했던 유튜버들에 현혹되었던 많은 분들이 이제 이성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항상 남을 지목하고 까내렸지만 당신들이 오히려 보수몰락을 위해 뛰던 내부총질러였고 스파이였고 프락치였던 겁니다.
이런 것 하나 초반에 정리하지 못하고 2년을 끌어온 게 보수진영의 역량이었습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만든 당신들만의 우물 안 작은 세계 속에서 국가 대소사를 논했으니 연전연패했던 겁니다. 그 연전연패의 과거로 되돌아 가지 맙시다.
이 정도 글을 쓸 수 있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많지 않다. 이게 이준석의 가치이다. 이준석 문제를 한국의 보수진영이 잘 해결해야 한다. 부정선거 음모론에 현혹되어서 한국의 보수가 분열되고 그것 때문에 선거에 질 뻔했다는 것, 지난 대선에서 크게 이길 수 있었던 윤석열 후보가 아슬아슬하게 이긴 것의 책임은 바로 이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었다는 걸 정확하게 지적한 이준석. 이준석을 비판하려면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길 바란다. 부정선거 음모론이 설칠 때 지금 이준석 비판하듯이 비판했느냐? 안 했다면 비겁한 사람이다.
정리: 李知映(조갑제닷컴)
지난 8월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기자회견문
"일련의 상황을 보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이라는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이나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그들이 저를 ‘그 새끼’라고 부른다는 표현을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지’라고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에게 선당후사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겁니다. 선당후사란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그들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 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습니다.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을 봤을 때 그 표현 자체에서는 저는 어떤 상처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저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함께 양의 머리를 걸고 진짜 무엇을 팔고 있었던 것인가에 대한 깊은 자괴감이 다시 한번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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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자회견을 잡으니 날짜에 대해서 많은 해석이 있더라고요. 1392년 8월 13일 조선 건국에 맞춰서 한다는 보도부터 오늘의 운세를 봤냐는 등의 문의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만큼 이 섬은 때로는 우리만의 이야기에 취해 일반적인 대한민국 국민들이 하는 생각을 뛰어 넘는 그런 생각들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8월 7일 페이스북에 오늘 기자 회견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을 때, 그 시점을 보면 알겠지만 저는 MBC 8시 저녁 뉴스를 보고 날씨 기상예보를 본 다음에 8시55분에 공지를 했습니다. 저녁뉴스를 봤더니 산사태와 저지대 침수가 우려된다는 보도가 있었고 집중호우가 끝난 뒤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서 날짜를 정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여러 오해는 없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우선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국민들께 그리고 당원들에게 사과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큰 선거에서 3번 연속으로 우리 국민의 힘을 지지해주신 국민이 다시 보수에 등을 돌리고 최전선에서 뛰어서 승리에 일조했던 당원들이 이제는 자부심보다는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을 보면서 저 또한 많은 자책감을 느낍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것입니다.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 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말은 4자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였던 삼성가노보다도 훨씬 더 근본이 없는 용어입니다. 뉴스 검색을 해봐도 2004년에 정동영 씨가 제일 먼저 쓴 기록만 있을 뿐, 그전에는 사용되지도 않던 용어입니다.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유래가 있는 용어인 “선당정치”는 공교롭게도 김정은이 휴전선 이북에서 지금 사용하는 신조입니다. 선당후사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개인의 생각을 억누르고 당의 안위와 당의 안녕만을 생각하라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북한에서 쓰이는 그 용어와 무엇이 다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당의 지지층은 이제 크게 둘로 나뉩니다. 태극기를 보면 자동으로 왼쪽 가슴에 손이 올라가는 국가중심의 고전적 가치를 중시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있다면, 그에 못지않게 개인의 자유와 정의, 인권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당원과 지지자도 있습니다. 시대에 맞게 지지자도 변하고 당원도 변해가는 것입니다. 그에 걸맞게 당도 변화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국민의 힘을 넘어서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와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정당이 지금까지 가지고 왔던 민족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이고, 계획경제를 숭상하는 파시스트적인 세계관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많은 우상과 타부를 깨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고작 100여 년 전 쯤에 왕을 모시던 나라가 선출된 왕을 모시는 것이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기까지는 많은 탈피가 필요합니다. 이번에 우리가 벗어던져야 할 허물은 보수진영 내의 근본 없는 일방주의입니다.
우리는 87년 민주화 체제가 30년이 넘었으니 이제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해왔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뒤에 우리가 추구해야 될 길은 결국 다원성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보장되는 세상은 다원성을 근거로 하고 그것은 개인주의와 인권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서 시작된닫고 생각합니다.
2007년 대한민국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바꿨습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무조건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한다는 섬뜩한 전체주의적 사고를 입으로 계속 읊게 하는 것이 부적절했기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충성한다는 문구로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국가는 자유롭고 정의로워야 국민의 충성을 받을 수 있다는 쌍무적 관계로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시작된 것입니다. 당이라고 다르면 안됩니다. 북한의 선당정치와 다르다면 당은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자유롭게 발언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7일 윤리위 징계 이후 저는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원칙 없이 정해진 징계수위라는 것은 재심을 청구한다고 해도 당 대표 축출의 목표가 선명한 그들의 뜻을 돌려세울 수는 없었을 것이고, 그것은 아직도 더디게 진행되는 경찰수사의 결과에 따라 다투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가처분신청을 하면서 저는 고민을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비대위 전환의 의도는 반민주적이었고, 모든 과정은 ‘절대 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의 의중에 따라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당이 한 사람 몰아내기 위해서 몇 달 동안 위인설법을 통해 당헌·당규까지 누더기로 만드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으며 정치사에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국회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가진 절대적 입법권으로 여러 가지 정책을 무리하게 뜯어고치는 시도를 막아내겠다던 당의 모습이 이제는 사람 하나 잡자고 집단린치에 이어 당헌·당규까지 졸속개정하는 자기모순 속에 희화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비대위 전환을 위해 누더기로 만든 당헌·당규와 그 과정은 검수완박 한다고 모든 무리수를 다 동원하던 민주당의 모습과 데칼코마니가 되어 버렸습니다.
비상상황을 주장하면서 당의 지도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 황당한 발상입니다.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여론조사에서 파악됩니다. 민심은 떠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원내대표에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입니다.
문제되는 메시지를 대통령이 보내시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되었는데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 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불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전혀 공정하지도, 논리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판단입니다. 물론 가장 놀라운 것은 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이 그들 사이에서 씹어 돌렸던, 씹어 돌림의 대상이 되었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적인 비극입니다.
그리고 문자 내용은 당이 잘 돌아간다면서 치하하는 내용과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원내대표의 다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에서 비대위 전환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는 한 언론사의 보도와 함께 그 다음날부터 갑자기 당내에서 비상상황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우리 현대사에서 없는 비상사태를 만들어내기 위해 상당한 아픔들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군인들이 계엄을 확대하고 자신들과 뜻이 다른 정치 지도자에게 사법적 살인을 하고 급기야는 총구를 국민에게까지 겨누는 아픔이 모두 의도된 비상사태 선언에서 나왔습니다.
일련의 상황을 보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이라는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이나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그들이 저를 ‘그 새끼’라고 부른다는 표현을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지’라고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에게 선당후사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겁니다. 선당후사란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그들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 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습니다.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을 봤을 때 그 표현 자체에서는 저는 어떤 상처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저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함께 양의 머리를 걸고 진짜 무엇을 팔고 있었던 것인가에 대한 깊은 자괴감이 다시 한번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웃고 또 웃었습니다. 사상 처음 정당이라는 것에 가입했다면서 다시는 보수정당이 이미 썩어서 문드러지고 형해화된 반공이데올로기가 아닌 그들이 원하는 정치과제를 다뤄달라면서 당원 가입화면 캡처 사진을 보내온 수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마약 같은 행복함에 잠시 빠졌고, 전라도에서 보수정당에 기대를 가지고 민원을 가져오는 도서벽지 주민들의 절박한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바로 새벽 기차를 타고 심야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민주당 인사들은 연이은 선거에서 세대포위론과 서진정책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이야기합니다. 보수가 처음으로 지키기보다는 영역 확장에 나섰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담론을 테이블로 끌어냈고, 북한 이야기와 5.18은 폭동이라는 이야기를 술안주처럼 즐기던 일부 강성 당원들을 잠재우며, 증거도 없고 허무맹랑한 부정선거론과 같은 음모론을 손절매했기 때문에 보수가 달라졌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입니다.
정치는 대안의 경쟁입니다. 제가 내세웠던 대안에 비해서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그것을 따라야 됩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시절의 모습은 지금 우리 국민의힘의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빠루와 삭발, 반공과 종교적 근본주의가 우리 국민의힘의 대안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 속에 틀린 것이 하나 없음에도 배신이라는 단어로 낙인을 찍고 집단린치를 했던 새누리당의 모습 또한 지금의 현실에 대한 대안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지난 2년, 우리가 선거에 연달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담는 대안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대통령실에서 어떤 수석비서관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줄기차게 주장하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국정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에서 그에 대해 “적극 우리 하는 일을 알리는 것인데 마다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더 비극적인 것은 이런 것에 대해서 어는 누구도 당에서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이 대통령실이 음모론자들과 교류하면서 국정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 한마디도 지적하지 못한다면, 이 당은 이미 죽어가고 있는 것이고, 죽은 당에 총선 때 표를 줄 국민은 없습니다.
공정, 젠더, 차별, 약자 담론, 정의, 사회적 갈등과 철학의 충돌 같은 중요한 미래의 과제들을 하나도 다루지 못하는 정치권이 젊은 세대의 어떤 참여를 이끌어내겠습니까? 사회의 모든 철학적 고민을 돈을 주느냐 마느냐로 치환해버린 진보의 현금복지 담론이 지속 가능하지 않았던 것처럼, 애초에 보수정당은 지금 사라져야 했던 북풍을 오히려 과제로 내세우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60년째 북풍의 나발을 불면서 선거에 이겼다고 착각했던 집단은 아마 지난 3번의 선거 승리를 복기하면서 여가부 폐지 정도의 나발만 불면 젊은 세대가 그들을 향해 다시 지지를 보낼 것이라는 착각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겁니다. 최근 여당과 정부에 대한 젊은 세대의 기대치가 급전직하한 것은 여가부를 폐지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아젠다를 발굴하고 공론화하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제 정치권에서 서구의 여느 나라처럼 정치적 올바름이나 사회적 아젠다를 논의할 수 있는 봄이 왔다는 생각이 춘몽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를 몰아세우고 그 자리에 북풍을 일으켜세우던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이유는 자당의 당 대표에게는 선당후사와 같은 전체주의적이고 폭압적인 처우를 하면서 북송된 어민과 안타깝게 돌아가신 우리 전 해수부 공무원의 인권에 관심 있는 척하는 모순되면서도 작위적인 모습 때문이었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최근에 통일부에서 북한방송 개방을 염두에 둔 업무보고를 했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대통령실의 발표로는 대통령은 저를 만나시지 않았지만, 저는 대통령께 북한방송 개방에 대한 진언을 독대해서 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계획은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누차 언급되었던 자유라는 가치에 대한 체계화된 정책을 시리즈로 내놓자는 제 제안이었습니다.
먼저 국민이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들여다보고 통제하는 HTTPS 차단을 없애자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국민이 메신저로 어떤 내용을 주고받는지 들여다보고 차단하고 색출하는 메신저 검열을 없애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보수정권이기 때문에만 할 수 있는 북한의 민낯을 노출하는 북한 방송 개방까지 추진해서 저들에게 우리 문화의 개방을 끝없이 요구하고, 무엇보다 북한정권이 스스로 폐쇄성과 문화콘텐츠의 상대적 저열함을 부끄러워하도록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앞 부분의 내용은 다 어디로 가고 두서없이 북한방송 개방에 관한 내용만 단편적으로 흘러나오는 것, 이것이 서사와 철학이 빠진 영혼 없는 당정의 모습입니다. 젊은 세대가 논쟁하고 싶어할, 과감하고도 전격적인 행보들은 시기를 놓쳤고, 그 기대가 살아나지 않으면 젊은 세대는 이 정부를 본인들의 정부로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400년 전, 자신이라면 부산을 공격할 수 있다고 외치던 무능한 장수가 칠천량에서 무적함대를 모두 수장시켰던 것처럼, 지난 2년 동안 쌓아올린 당의 승리 방정식이 송두리째 무너져 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송곳으로 찌른 듯이 아픕니다.
결국 이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위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 당의 우세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람들이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경상도나 강원도, 강남 3구 등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 때문에 딱히 더 얻을 것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윤핵관들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그들의 조그만 장원에서 벗어나 좀 진취적인 것에 도전하는 모습을 솔선수범해서 보이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표현을 앵무새 같이 읊는 윤핵관 여러분이 조금 더 정치적인 승부수를 걸기를 기대합니다. 이준석을 몰아내는 것에 정치적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권성동, 이철규, 장제원과 같은 윤핵관들, 그리고 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등 윤핵관 호소인들은 윤석열 정부가 총선 승리를 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선언하십시오. 여러분이 그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절대 오세훈과 붙겠다고 결심했던 정세균, 황교안과 맞붙을 결단을 했던 이낙연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저 호가호위하는 윤핵관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윤핵관들이 꿈꾸는 세상은 우리 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국정동력을 얻어서 미래 세대가 바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이 아닙니다. 그저 본인들이 우세 지역구에 다시 공천받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국가의 미래에는 그것보다 조금 더 중요한 목표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호가호위한다고 지목받는 윤핵관과 그 호소인들이 각자의 장원을 버리고 열세 지역구에 출마할 것을 선언한다면 어쩌면 저는 윤핵관과 같은 방향을 향해 손잡고 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수도권의 성난 민심을 느끼면서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면 같은 꿈을 꾸게 될 것이고 같은 지향점이 있다면 동지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알고 계시는 것 처럼 윤핵관과 그 호소인들은 그런 선택을 할 리가 만무한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합니다.
다음 주부터 더 많은 당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려고 합니다. 지방 선거가 끝나고 당에서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추진하려고 하던 온라인상의 당원 소통공간, 제가 직접 키보드를 잡고 프로그래머로 뛰어들어서 만들어 내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한 달여 간 전국을 돌면서 저녁으로는 당원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당의 개혁과 혁신을 위한 방안을 담아내기 위해 써내려가던 당의 혁신방향에 관한 책도 이제 탈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고 가처분 신청의 결과는, 저는 법원이 절차적 민주주의와 본질적인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결단을 해 줄 것이라고 믿고 기대하겠습니다.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당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에게 되묻고 마치겠습니다.
그걸 알면 어쩌자고 이런 큰 일을 벌이고 후폭풍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익명으로 지르는 문화에 익숙해져서 사고는 내가 쳐도 책임은 내가 지지 않는다는 그 생각으로 저지른 일입니까? 아니면 사퇴하고 다시 표결에 참여하는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여도 2년이 지나면 선거 때 국민들이 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입니까?
저는 이번에 노출된 당의 민낯, 적어도 그 민낯에는 그분들의 부끄러움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우리 당의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우리 국민들과 당원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 책임있는 사람으로서 진심을 다해 사과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이지영(조갑제닷컴)
보수 우익은 속았다
월명(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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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9, 08:40
나는 지금도 윤석열을 문재인의 사람으로 믿는다. 지방의 일개 부장 검사를 검찰총장으로까지 특별 배려했던 전직 대통령을 당신이라면 그를 배신하고 구속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힘당의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후 이곳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 필자의 눈으로는 보이는데 대부분의 보수 우익 인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윤석열이라는 인간 실체에 대한 관점에서 너무도 다른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보수 우익 인사들과 그를 지지하던 과격 지지자들은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억울하게 감옥에 같혀 있는 전 정권 인사들을 사면 석방하고 그 자리에 국정을 농단한 문재인 일당을 잡아 가두고 문재인의 권력을 배경으로 부정 부패를 일삼던 무리들을 척결하는 혁명적 과단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법치 국가에서 증거도 없이 생 사람을 잡아 가둘 수는 없지만 과거 윤석열과 한동훈이 전 정권 인사들을 잡아 가둘 때 발휘했던 특수부 검사의 노하우를 적용한다면 그런 일도 가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까지 윤석열이 보여준 행동들은 그를 지지했던 보수 우익 인사들의 기대와는 정반대다. 그가 실행한 첫번째 사면 대상에 전 정권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한편으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경호 인력을 2배로 늘리고 문재인 사저의 시위 금지 구역을 반경 300미터까지 늘리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했다.
물론 필자 역시 보수 우익의 정서만을 반영하여 증거도 없이 문재인과 그 수하의 비리 혐의자들을 잡아 가두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치적 살해에 가깝게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혀 있는 전 정권 인사들을 한 명도 사면하지 않았다는 것은 보수 우익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윤석열의 보수 우익에 대한 배신이 아닐 수 없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김정은이 살해 지시 1호 목표가 되었던 보수 우익의 상징과도 같은 어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사법 거래라는 정치적 누명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정은의 살해 대상 2호로 지목되었던 김관진을 수갑채워 구속시키려고 노력했던 사람도 과거 윤석열이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동훈이라는 수사 기술자의 건의에 의하여 이들 인사들의 사면이 취소 되었다고 한다. 보수 우익의 염원이 아니라 똘마니 한동훈의 말을 듣는 윤석열이 과연 보수 우익의 대통령인가. 어떻게 윤석렬이 보수 아이콘의 상징이 되어 이쪽으로 넘어와 대통령 자리까지 꿰찾는지 기이하기만 하다.
보수 우익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미국 하원의장 만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휴가를 핑계대는 것도 그렇고, 싸움의 대상이 누군지도 분간 못하고 이준석 전 대표 잡는 데만 혼신의 힘을 쏟는 그의 행동들을 보면서, 이것은 단순한 정치 미숙이 아니라 그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하게 한다.
나는 지금도 윤석열을 문재인의 사람으로 믿는 사람이다. 인간 관계란 상식으로 판단하면 된다. 스스로 본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윤석열의 처지를 생각하면 윤석열에 대한 정체성을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지방의 일개 부장 검사를 일약 서울지검장으로 승진시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찰총장으로까지 특별 배려를 했던 전직 대통령을 당신이라면 그를 배신하고 구속할 수 있겠는가. 역사적인 혁명이 아니면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예외적인 경우에나 가능한 것이다.
윤석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이른바 틀튜브로 대표되는 인사들의 탐욕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수퍼쳇이나 조회수에 눈이 멀어 정확한 논평을 하지 않고 선동과 거짓 편파에 매몰되어 일부 보수 유권자들을 세뇌시킨 결과의 영향이 윤석열이라는 해괴한 사이비 보수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보여진다.
이왕 윤석열이 보수 우익의 범주에 들어와 대통령이 되었다면 그에게 지지를 보냈던 보수 우익 유권자들은 쓴 소리 충고를 해야 한다. 속된 말로 빨아대는 일방적 지지는 우리 모두에게 쓴잔을 안겨주는 불행이 될 것이다
이병태 KAIST 교수가 2022년 7월9일에 페이스북에 쓴 글은 정확한 예측이 되었다. 당시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려는 공작이 한창이 때 그는 이것이 윤석열 정권 몰락의 단초가 될 것이라 예측했던 것이다.
<‘성상납’ 의혹으로 당 윤리위 심판을 기다리는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여론은 극명하게 갈라져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자의든 타의든 이준석 사퇴 의견이 대체로 높다. 하지만 ‘이준석 사안’은 이준석 개인의 정치생명만 걸려있는 게 아니라 보수정당 국민의힘의 앞날과도 연결돼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의 도전적인 글은 이점을 지적하고 있다.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본다. ('최보식의 언론' 편집자 주)
집권당의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현재의 내홍을 어떻게 봐야 할까? 나는 이것이 탄핵 때부터 지난 6년의 지난한 싸움 속에 어렵게 찾아온 보수 정권의 몰락의 시작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을 피할 수 없다.
1. 신뢰성에 의문이 가는 피의 사실에 의한 논쟁의 시작
첫째 이준석 탄핵 또는 징계(사실상 정치적 탄핵)의 시발점이 되고 있는 ‘성 상납’ 의혹에 대해 이준석 축출을 주장하는 보수 일각의 논리에 수긍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그들은 확정되지 않는 루머에 의거해 신문기사만을 근거로 탄핵 소추를 했고, 그것을 헌재가 가결한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나도 가짜 뉴스를 근거로, 그리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탈법 진위(眞僞)도 가려지기 전에 탄핵을 발의하고 가결한 것은 헌정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강하게 반대의 의견을 개진했었다.
그래서 탄핵이 부당하고 악을 썼던 분들이 이준석의 증명되거나 수사되지 않은 혐의만 갖고 탄핵을 주장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위이고, 확정되기 전에는 무죄라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법치의 기본을 잊는 행위다(나 자신도 이런 일을 겪은 적 있다).
우리가 이준석의 혐의에 대해 조심스러운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이 혐의를 제시하는 사람들이 믿을 수 있고, 공평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접대를 주장하는 사람은 카이스트마저 사기를 쳐서 막대한 피해를 주고 실형을 살고 있는 사기꾼이다. 그리고 그의 입을 빌려 연일 공세를 펴고 있는 변호사는 이준석과 정치적 대립을 하고, 집요하게 막말로 공격을 가했던 사람이다. 이것을 확성기에 넣고 틀고 있는 가세연의 강용석과 김세희는 이준석과의 정치적 대립과 갈등관계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사안이 수사에 의해, 또는 검증에 의해 객관적으로 증명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맞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로 선택된 대통령이었던 것처럼, 이준석은 당원이 뽑은 당 대표다. 그런데 의심스러운 혐의만 갖고 정치적 사형선고를 하겠다는 것은 법치의 일반 원칙에 반한다.
2. 세대 간 문화 전쟁의 행태
성 상납 때문이 아니라 이준석의 선거기간 중의 윤석열 후보와의 갈등, 버르장머리 없는 태도, 안하무인인 태도를 근거로 그를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은 조선일보 등 보수 신문의 댓글을 보면 자주 보이는 주장이다. 내 가치관과 다르다고 선거로 선출된 대표를 "끌어내리라"는 홍위병식 주장도 황당하지만, 이러한 주장에는 우리 사회의 세대 간 ‘문화전쟁’의 모습이 보인다. 성리학적 세계관으로 토론 중에 “너 나이가 몇이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하는 그 나이가 ‘벼슬’인 가치관이다. 이들은 이준석의 당선 직후부터 그 나이에 뭘 알겠느냐는 "얼라" 나이만으로도 이준석을 못마땅해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거침없는 행동을 위험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것은 실버, 침묵의 세대와 MZ 세대와의 문화적 갈등의 양상이다.
문제는 실버, 침묵의 고령층의 그 문화를 과거 야당 시절의 보수당을 젊은이들이나 40대가 꼴도 보기 싫어한다는 점이다. 이준석은 이전의 한국 정치사에서 볼 수 없었던 거대 정당의 당 대표이고 정치인이다. 그의 MZ 세대적 태도가 보수당이 민주당보다 젊어 보이고, 솔직해 보이고, 덜 기득권적으로 보이고 어필해 왔다는 것을 이 고리타분한 노인들은 인정을 도저히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5선인데 하고 나선 정진석과 같은 당의 다선 의원들도 갖고 있는 태도다.
박근혜 보수 정권이 망한 이유 중 하나가 청년들을 외면하고 신진 세력의 영입에 실패한 것도 한 원인이다. 나는 탄핵으로 망하고 連敗를 거듭하는 한국당의 혁신위에 참여한 적이 있다. 나는 그때 혁신위원장인 김용태 전 의원에게 이렇게 무기력하고 외면받는 정당에서 왜 과거처럼 ‘40대 기수론’이라도 내걸고, 아니 세월이 갔으니 ‘50대 기수론’이라도 내걸고 다음 세대가 치고 나가지 않느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그때 한국당은 비례대표 여성 의원 빼고는 40대도 없고 50대 초반인 김용태 의원이 세 번째 젊은 의원이라는 것이다. 이전의 3김씨와는 달리,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 사람들을 리사이클링(Recycling)하고 신진 정치세력 영입을 하지 않았다. 그게 보수 정권이 새로운 세대들에게 조롱당하고 외면받는 이유가 아니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보수 세력의 생각과는 달리 탄핵 당시 거짓말하고 무능력해 보이는 문재인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들에게는 더 미워 보였던 것이다. 보수 정당을 미래 세대가 눈길을 주도록 만든 그 젊은 정치를 배척하고 조선 시대의 봉건적 가치관으로 보수 정당을 다시 칠하는 것이 아닐까?
3. 보수 궤멸의 뿌리가 된 新舊 권력의 대립의 재현 아닐까?
보수 정권은 왜 탄핵되었는가? 시작은 2016년 "옥새玉璽)를 들고 나르샤"의 사태가 벌어졌던 총선 실패에서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 당신 현재의 권력 박근혜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대권을 잡을 터를 마련하려는 김무성 대표, 그와 연합하고 있던 유승민을 인정하지 않고 그 세력을 발본색원하려고 들었다. 이는 현재 권력과 미래권력의 적나라한 대립이었다. 결국 새누리당은 크게 이길 수밖에 없던 총선을 말아먹었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던 오만한 행태는 국민의 당, 안철수의 부상과 야당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원한이 쌓인 김무성, 유승민 등 상당수 여당 의원들이 탄핵에 동참하면서 보수정권의 비극적 몰락은 확정되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준석에 대한 계속적인 공격이 윤석열 대통령과 무관한 해프닝일까? 윤 대통령과 무관한 ‘윤핵관’들의 장난질이든, 윤석열 대통령의 무관심 때문이든 그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여당과 정권의 지지율이 속락하는데 대통령이 이걸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
누가 뭐래도 지금 여당은 윤석열의 당이고 정권의 버팀목이다. 이제 당선되고 자기 정치하는 이준석이 꼴 보기 싫어서 윤핵관을 내세워 이준석을 ‘토사구팽’하는 것이라면, 김무성 대 박근혜의 신구 권력의 대립의 반복일 뿐이다. 김무성, 유승민도 박근혜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믿는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본인들이 토사구팽 당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것이 탄핵 찬성의 심리적 기저였을 것이다. 이준석을 토사구팽 하고 그 결과는 무엇일까?
이준석은 그저 조용히 사라질까? 그는 당 대표를 하면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는 먹던 샘물에 침을 뱉으며 윤석열 정부와 보수 정당을 흔들며 자신의 살아갈 공간을 마련할 것이다. 수재인 그가 정치라는 인생의 목표를 잡고 십수 년을 살아왔는데 그저 ‘죄송합니다. 조용히 살겠습니다’ 하고 퇴진할 것이라고 믿는가?
나는 정치를 개인에 대한 충성과 배신으로 판단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것이야말로 성리학적 봉건적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노인들만 아니고 강성 보수에서는) 툭하면 김무성, 유승민을 ‘배신자’라고 한다. 본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자’라고 생각한다.
진짜 위험한 배신은 권력자가 하는 배신이다. 자신의 권력을 세우는 데 역할을 했던 공신들을 권력을 잡고 나서 위협 요인으로 간주해서 숙청하는 배신은 역사적으로 많은 후환을 잉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실수를 했던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같은 실수를 ‘권력의 독과점’을 즐기려는 윤핵관들을 내세워서 차도살인을 하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런 것이라면 이 보수 정권의 앞날은 매우 험난할 것이다.
4. ‘무뇌’ 노인 정당으로 복귀하는가?
이준석이 끌어내려지고 나서 왜 보수 정권의 앞날은 험난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나? 이준석 보수 정치혁명의 공은 많다. 정치에서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따지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는 지난 서울·부산 시장 보선에서 압승하여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만들었다. 김종인이 들어가지 말고 가능한 외곽에 있으라는 조언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이유는 이 정당으로만 대통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입당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박근혜를 적폐 수사로 장기형에 처하게 하고, 문재인에 의해 발탁되고, 노무현을 존경하는 윤석열이 국민의힘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당선 가능성의 냉철한 계산일 뿐이었다. 그를 국민의힘에 끌어들이게 한 것은 이준석 대표 당선서부터 시작된 보수 정당의 혁신과 혁명의 결과다.
그는 국대를 통해 언론에 나가서 진보 논객들을 압도하는 보수당의 입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는 전략이 있었고 그를 시행하는 디지털 문화와 기술, 그리고 통계를 이해하는 신세대이다. 그의 서진 정책, ‘이대남’을 주축으로 하는 세대 포위전략이라는 것을 갖고 실행했다. 이전의 보수 정당(내가 경험했던 한국당, 황교안, 홍준표 대표 시절)은 전략도 전술도 없는 무뇌 집단이었다.
이제 이준석을 내치고도 그 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청년들이 눈길을 주고 호남이 증오를 덜 하는 정당으로 돌아갈까?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이해해서 윤석열 후보가 기차 좌석에 구두를 신은 발을 올려 궁지에 몰리면 순간적으로 이재명의 식당 흡연 장면을 찾아서 역공하는 정당으로 되돌아갈까? 어른들에게는 버르장머리 없어 보이는 화법으로 2030세대에게 생각을 음흉하게 감추지 않는 화끈한 정치인을 대신할 재원들은 있는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글로벌 시각을 갖추고,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프로그래밍하는 디지털 세대를 대변하는 정치 자원이 남아나게 될까?
왜 이준석이 빠진 보수정권은 위험할까? 신세대의 실망과 지지 철수의 ‘뺄셈정치’가 정권에 왜 위협이 되는지는 너무 분명하다. 이미 이준석이 공격받고, 정권의 시대적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에서 정권 초기임에도 부정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서고 있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가 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준석이 빠지고 여당에 분란이 없으면 지지세가 회복될까?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이준석 탄핵을 주장하는 강성 보수가 착각하는 것이 있다. 한국의 정치 지형은 결코 보수 정치세력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윤석열과 이재명의 지지율 차이가 0.7%에 불과한 이유를 수긍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가 낼 수 있는 최강의 후보와 진보가 낼 수 있는 최약의 후보가 일대일로 붙었던 선거가 박근혜 vs. 문재인의 대결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後光을 업고, 경상도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토론에서 버버거리고, 토론 중에 질문도 이해 못 해서 동문서답하고, A4 없으면 연설도 못하는 문재인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받은 지지율 차이는 3%가 고작이었다. 보수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후보를 발굴하고 내세우기는 쉽지 않다. 이제 앞세대의 후광도 지역 기반도 희석되어 가기 때문이다.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이준석 끌어내리기를 주장하는 보수 일각은 정치를 성리학적 도덕적 기준으로 판단한다. 어떻게 전과 4범의 이재명을 그렇게 지지하고, 그렇게 패한 후보가 대장동 수사, 성남FC 수사, 법카 수사 등 전과 몇 범이 될지도 모르는 그 후보가 다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제1 야당의 당수가 따놓은 당상이고 대선 후보로 다시 나올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 나라에는 대기업 등 안정된 직장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16%에 불과하고(2017년 통계), 자영업 고용 비중이 미국의 4배가 넘는 26% 수준이고, 앞으로 5년간 나와 가족의 경제 사정이 나빠질 것이라고 불안해하는 국민이 70%라는 사실을 모른다. 거기에 아직은 바위같이 단단한 호남의 지지기반을 저들은 갖고 있다.
언론 미디어도 보수에 유리하지 않다. 미디어 중요성을 알기에 문재인은 무리수를 두면서 집권 즉시 언론 장악에 들어갔다. 윤석열은 뭐 하고 있고, 오세훈은 뭐 하고 있어서 김어준은 여전히 방송을 하고 있나?
저쪽은 전과 4범도 정치 자산으로 보호하는데 이쪽은 증명되지도 않은 혐의만 갖고 자기 편을 내치고 적으로 돌려도 좋을 만큼 여유있는 정치 지형이란 말인가?
이준석의 태도를 못 마땅해하는 세력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당 대표는 황교안과 같은 대표다. 공무원이 체질화되어 적어준 말 이외는 안 해서 실수가 없는 사람, 예절이 바른 사람, 신앙심까지 깊다고 하는 흠이 적은 대표. 그 대표 시절 한국당. 통합당은 무뇌 정당이었고, 대표는 아무런 승리의 전략도 전술도 없었다. 주위에서 조언을 해주어도 이해를 못 하거나 실행에 옮길 용기도 없었다. 야당과 미디어가 공격해도 즉시 되칠 수 있는 언변도 없는 ‘벙어리 정당’이었다.
이준석은 용기와 전략이 있다. 대부분 알고 있으면서 침묵하는 국민의힘 정치인과 달리 부정선거는 아니라고 똑 부러지게 말한다. 탄핵을 찬성했지만 탄핵의 역사를 넘어야 집권이 가능하다는 용기 있는 말을 했다. 황교안은 그 말을 할 용기도 없었다. 노인 코인털이 유튜버들에게 기죽지 않고 반론한다. 민주당의 궤변을 간결한 언어로 공박하고 프레임 전환을 할 줄 안다.
이준석이 간 이후에, 황교안의 그때로 다시 돌아가지 않은 복안이 윤석열에게 있는가? 아니면 윤석열의 지배하에 친박연대의 그들처럼 봉건적 신하들인 ‘예스맨’들만 득실되는 정당이 되는 것이 아닐까? 이준석 사태를 보며 내가 불안해하는 이유다.
나는 4년 후에 이재명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가 또다시 쇠락의 길로 가는 악몽과도 같은 세월을 상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들 자주 말한다. 이 사태가 제발 보수정권이 몰락하는 역사의 반복이 아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