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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머
보수가 윤석열 앞으로 줄 서면 백년 간 再起불능 趙甲濟  |  2025-01-20
네 번의 쿠데타를 다 취재한 유일한 기자
  
   윤석열의 계엄사태와 무안공항 착륙 사고로 해서 2024년 12월은 한국인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다. 나는 198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계엄하에서 열린 1980년대엔 KAL007 피격 사건, 대한항공 폭파사건 등 세계적 충격을 준 항공기 사고도 많았다.
   1971년부터 기자생활을 시작한 나는 한국에서 일어난 네 번의 쿠데타를 다 취재, 기록을 남긴 유일한 현역이다. 1980년대의 국내외 항공사고를 취재한 적도 있어 역사가 40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을 더 실감하였다.
  
   1. 1961년 5월16일 군사쿠데타는 약800년 만에 군인이 권력을 잡고 근대화의 주도세력이 된 민족사의 획기적 사건이었다. 당시 한국의 최강선진 집단이었던 군부는 그 뒤 30년 간 세 명의 군인 출신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한국을 선진국 문턱까지 끌어올렸다.
  
   2. 1972년 10월17일 유신선포는 통치자가 국회를 해산, 헌법을 정지시키고, 반대세력을 정리, 자신의 권력을 한층 강화한 전형적인 친위 쿠데타였다. 포병장교 출신 박정희는 쿠데타라는 말을 만든 프랑스의 포병장교 나폴레옹처럼 두 번 쿠데타를 했다. 유신시대는 한국적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국력의 조직화와 능률의 극대화를 모토로 내걸었다. 중화학공업 건설, 중동건설 시장 진출, 새마을 사업, 의료보험 출범, 4대강 유역 사업, 중산층 육성 등 엄청난 속도전으로 두 차례 석유쇼크를 극복, 후진국 대열에서 탈피, 중진국에 진입하도록 했다. 선비 같은 군인 박정희는 18년간 최악의 조건에서 최소한의 희생으로 최단기간에 최대의 업적을 남겼다. 가슴에 총을 맞고도 "난, 괜찮아"라고 한 그는 아낌없이 주고 간 나무였고, 더러운 강물을 들이마셔 바다와 같은 새 세상을 만들면서도 맑은 영혼을 끝까지 유지한 부끄럼 타는 초인(超人)이었다.
  
   3. 1979년 12월~1980년 5월의 신군부 쿠데타는 군사변란으로 시작하였으나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만들었다. 전두환 소장을 지도자로 한 정규육사 출신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 이후 생긴 권력의 진공을 메우며 피를 흘리고 정권을 잡았으나 1980년대를 대전환의 연대로 만들었다. 광주사태에서 시작, 민주화의 격동을 거쳐, 6.29 선언으로 평화적 정권교체의 길을 열고 직선제 개헌과 제6공화국 출범, 88 서울올림픽과 북방정책으로 끝난 그 10년은 장엄한 역사의 전진을 이뤄냈다. 198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0.1%로서 세계 1위, 극일(克日)의 발판을 만들었다. 전두환 노태우 두 대통령은 유능한 인재들을 모아 효율적으로, 개방적으로 국가를 운영, 물가안정 무역흑자를 통하여 국민들의 삶을 안정시키고 한국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동구 공산권, 소련, 중국을 포함하여 汎세계적으로 넓혔다.
   4. 2024년 12월3일의 계엄선포는 여야의 지도자를 체포, 구금하고, 국회와 선관위를 통제할 목적으로 군대를 동원했다는 점에서 유신 쿠데타와 유사한 전형적인 친위 쿠데타 시도였다. 군대 안간 정치검사 출신의 대통령이 병정놀이 하듯이 계엄군을 운용하는 바람에 두 시간 만에 국회의 계엄해제 결의로 진압되었다. 트럼프 제2기 집권을 앞두고 살얼음판이 깔린 호수 위를 조심조심 걸어야 하는 타이밍에 나폴레옹이 1805년 아우스털리츠 전투에서 호수의 얼음판을 걸으며 후퇴하는 러시아 오스트리아 연합군을 향해 포격, 몰살시키듯 한국의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全분야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자폭테러가 되었다.
   이 친위 쿠데타 시도는 종북 반역세력 척결을 명분으로 걸었으나 실제 진행과정을 보면 부정선거 음모론이란 망상과 사랑하는 부인을 지켜야겠다는 절박함과 민주당에 대한 울분이 겹친 발작적 자해(自害)행위로 보인다. 앞선 세 번의 쿠데타가 불법이란 태생적 한계 속에서도 유능한 집권세력을 만들어내 나름대로의 역사적 역할을 한 것과 달리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 미수는 무엇을 역사에 남길지 궁금하다.
  
   軍警 수뇌부 쑥대밭
  
   윤석열 대통령은 거사가 실패로 끝난 뒤 "그냥 경고용"이라고 했지만 민주당 측은 대통령의 아니면 말고 식 행태를 웃고 넘길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계엄을 내란으로 규정, 윤석열 세력을 일소하는 역공(逆攻)으로 나왔다. 멍청한 계엄군은 한 방의 총도 쏘지 않았고, 한 명의 요인도 체포하지 못했지만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반격으로 벌써 대통령은 직무정지가 되고, 국방장관, 계엄사령관, 수방사령관, 방첩사령관, 특전사령관, 정보사령관, 경찰청장, 서울청장이 내란 혐의로 구속되었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윤석열과 헤어지지 못한 국힘당을 위헌정당으로 몰아 해산시켜려 할지 모른다. 박수부대 보수세력은 무능한 윤석열로 해서 궤멸적 타격을 받게 되었다. 코미디가 지나쳐 비극으로 둔갑한 것이다.
   나폴레옹 3세가 친위 쿠데타로 황제가 되는 과정을 지켜본 칼 마르크스가 한 말, 역사가 되풀이 될 때는 처음엔 비극으로 두번째는 소극(笑劇)으로 된다는 말이 변태적으로 적중한 셈이다. 김성한(金聲翰) 선생이 필생의 역작 '7년 전쟁'의 다섯 권 앞장에 늘 써놓았던 글 "무능한 통치자는 만참(萬斬)으로도 모자라는 역사의 범죄자다"는 선조(宣祖)나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었는데 윤석열을 위하여 준비해둔 글 같기도 하다.
   계엄사태의 한 원인은 의료대란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무리한 의대증원 2000명 밀어붙이기가 보수의 핵심인 의사들을 자극, 가족 친지 포함 약100만의 의사 표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외면, 참패를 안겨 여소야대 국회를 만든 것이 윤대통령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세계최고의 한국의료 시스템과 세계적 강군인 국군을 망가뜨린 尹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필수적 제도를 해친 문명 파괴자로 역사에 기록될지 모른다.
  
   그래도 윤석열에 줄 서는 보수
  
   그럼에도 보수의 모든 가치를 파괴한 윤석열 대통령을 편드는 보수가 있다. 역사의 패배자 편에 서고 있다. 성공한 세 번의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이 획기적 문명(文明)발전을 이뤘음에도 불법성의 족쇄에 채워져 과소평가 받거나 무시당하고 있는 이유를 잘 살펴야 한다. 특히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이 5.18 소급입법으로 밀어붙인 전두환 노태우 세력 단죄가 실적이 많은 두 전직 대통령을 지금껏 어떤 모습으로 후세에 각인시켰는지를 보면 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아직도 영면(永眠)할 장소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시도는 실패하여 업적을 남길 기회조차 없었기에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처참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고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법원 공수처 경찰을 내란세력으로 모는 것은 헌법재판소에 “나를 파면해달라”고 호소하는 것과 같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66조를 통하여 대통령의 의무로서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수호 책무를 명시하고 있는 데 그치지 않고 제69조 대통령 취임선서를 통하여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라고 국민들에게 헌법수호를 다짐하도록 다시 강제하였다. 헌법 재판소의 지난 두 차례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이 헌법수호 의지는 가장 중요하게 다뤄졌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 결정문에서 이런 문장을 남겼다.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현행법의 정당성과 규범력을 문제삼는 행위는 법치국가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자,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당시 노무현은 헌법위반의 정도가 가볍다고 파면을 면했으나 국민, 특히 여당 대표 등을 향하여 총부리를 겨누도록 명령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와 일반법원의 판단은 엄중할 것이다. 헌재에서 파면, 형사법원에서 중형(重刑)선고가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 편들기는 한국의 보수를 역사적, 정치적 패배자 앞에 영원히 줄세우는 악수(惡手)가 될 것인데 여기에 더욱 치명적인 함정이 하나 추가된다. 윤석열 편들기는 지금 세계적 사기극으로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편드는 행위가 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윤석열 편들기는 사실 정의(법치) 자유를 3대 가치로 삼는 보수로선 자아(自我)부정이고 역사의 심판을 영구적으로 부르는 일이다. 윤석열 계엄은 거짓, 불법, 폭압으로 보수의 3대 가치를 부정하였는데도 이번에 또 보수가 줄을 잘못 서면 천년 동안 재기(再起)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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