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북러 밀착을 지적하며 한반도 전쟁시 러시아군이 참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1기 때 북한에 사용한 방식을 동원해 러시아에 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6일 “개념적으로, 2만 명 이상의 미군이 주둔한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러시아 군대가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켈로그 특사] “I mean, conceptually, you could see that if there's a war in the Korean Peninsula where over 20,000 U.S. troops are, you could see Russian troops fighting, because that's part of the agreement.”
켈로그 특사는 이날 미 외교협회가 주최한 ‘우크라이나의 미래’ 대담에 참여해 “북한과 러시아가 방어 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켈로그 특사는 “현재 북한은 러시아 쿠르스크 외곽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며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현재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6월 포괄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양국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이 조약에는 양국 중 어느 한 나라가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 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북중러, 이란 관계 강화… 트럼프 1기 때와 달라”>
켈로그 특사는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에 이들 국가들을 모두 분리해 놓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 문제라는 점을 감안하면서 접근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 모두 이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켈로그 특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궁극적으로 “경쟁하는 두 개의 동맹 구조간 전쟁”이라며 “러시아의 전쟁 노력은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 간 동맹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고, 유럽은 단순한 두려움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목표는 살상을 멈추고 양측을 협상장으로 불러서 지속적인 평화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압박과 유인책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압박…북한 선박 제재 방식과 유사”>
켈로그 특사는 미국이 특히 러시아에 대해서는 원유를 실은 ‘그림자 함대’를 제재하는 등 트럼프 1기 때 북한에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제재를 통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켈로그 특사] “In 2018, 2019, we did something very similar with the North Koreans. We actually sanctioned their fleet that was moving coal from Korea to China, and we used U.S. Coast Guard assets, and we've got ten world class cutters that could do that. You actually start interdicting the fleet.”
켈로그 특사는 “2018년, 2019년에 우리는 북한에도 매우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며 “북한에서 중국으로 석탄을 운송하는 선박을 제재했고, 미국 해안경비대 자산을 활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적 수준의 함선 10척을 동원해 선박을 실제로 차단하기 시작했다”며 경제적 압박을 가해 협상으로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켈로그 특사는 동시에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와 관계 재설정에 나섰다면서, 미국인의 핵심 국익을 보호하고 궁극적으로 미국이 끝없는 대리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등 동맹들 우크라이나 전쟁 주시”>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 러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피오나 힐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연구원] “North Korean troops are in Europe. They're not just in the Kursk region of Russia. They're fighting in Europe for the first time. I think General Kellogg was absolutely, 100% right, that are they preparing for something on the Korean peninsula? South Korea and Japan have to worry about all of that.”
힐 연구원은 “북한군이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최초로 유럽 대륙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켈로그 특사 말이 전적으로 옳다”며 한국과 일본은 북한군이 한반도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지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휴전 절박해”>
필립 브리드러브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령관은 북한군의 지원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절실히 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브리드러브 전 사령관] “So twice now they are asking North Korea to help them retake Russian land. That should tell you a lot about the state of the Russian army. They desperately need a cease fire.”
브리드러브 전 사령관은 “지금까지 두 번이나 북한에 러시아 땅을 되찾는 데 대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실만으로도 러시아 군의 상태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들은 휴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리드러브 전 사령관은 러시아 군이 심각하게 약화됐기 때문에 다시 준비태세를 갖추기까지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10월 1만1천여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습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 중인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됐으나 상당한 피해를 입고 후방으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월 말 언론에 배포한 공지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 군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추가 파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추가 파병 규모는 1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