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닷컴

  1. 칼럼
尹변호인단에 합류했던 친구 두 명!...최보식 편집인의 122일 소회 최보식 편집인의 122일 소회 최보식(최보식의언론)  |  2025-04-04

윤석열 대통령 파면은 나라를 위해 '불확실성' 하나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어쨌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위로’를 전한다.  20%대 국정 지지율의 윤 대통령이 계엄후 시간이 흐르면서 '40%대 지도자'로 추앙된 것은 이들의 태세 전환 때문이었다. 지금껏 언론인으로 지켜온 가치와 상식에서 납득이 안 됐지만 이들도 나름대로 정세 판단과 입장이 있었을 것이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에는 내 친구 두 명이 합류했다. 둘 다 윤석열과 동갑내기였다. 계엄 이전까지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대략 비슷했을 거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에서는 달랐다. 이들 친구는 자신의 법 논리가 있었을 것이고 변호사로서 할 일을 했다. 그렇다고 이들을 비판한 적은 없다. 생각과 입장은 다를 수있기 때문이다.


변호사 친구들만 그런 게 아니다. 다른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윤대통령의 계엄지지와 탄핵반대에 서기 시작했다. 우리 신문 독자들 중에도 그랬는지 모른다. 


본지는 헌재의 전원일치 탄핵 인용이 돼야 하고 그렇게 될 거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같은 입장의 외부 필자들의 글도 여러 차례 게재했다. 이 때문에 탄핵 기각판결이 나면 독자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나, 신문사 문을 닫아야 하나 생각도 했다.


지금껏 나라 혼란, 대외신인도 추락,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 사회적 심리적 비용 손실은 천문학적이다. 대통령 하나가 이렇게 만들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윤 대통령은 한때 '상식' '공정'을 입에 달며 살았고 취임사에서 '지성주의'와 '합리주의'를 언급했다. 그런 그가 군대를 동원한 시대착오적 계엄과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진 것은 정말 미스터리하다. 그의 허상을 봤던 것일까.


윤 대통령은 체포됐을때 "부정선거의 증거는 차고 넘친다"는 대국민 편지를 공개하고는, 헌법재판소에 출석해서는 "증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의혹 해소 차원의 선관위 점검이었다"고 뒤집었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런 그의 주장을 ‘계몽령’으로 전파하기도 했다. 망상에 빠진 대통령이 다수 국민을 '계몽 대상 바보'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대통령으로서,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될 거짓말, 말장난, 책임회피를 예사로 한다. 자존심 없는 권력자가 못 할 수치스러운 짓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심지어 배웠다는 보수 지식인들과 정치인들까지 그를 계엄 혁명 실패를 통해 몽매한 국민에게 이 나라의 감춰진 실상을 알렸다며, 심지어 '구국의 영웅’으로 추앙했다. 자기가 보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을 기억하는 게 사람인 모양이다. 


보수 일각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반국가세력(공산주의)의 '체제 전쟁'이라고 선동했지만,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이들이 왜 계엄독재를 시도한 이를 신봉하는지 요령부득이었다. 


계엄 며칠 뒤 나는 ‘망상에 사로잡혔던 대통령 하나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라는 글을 썼다.


"TV 화면을 보면 망상에 사로잡혔던 대통령 하나로 인해 장관, 군장성, 경찰고위간부 등 온갖 애꿎은 사람들이 망신을 당하고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보수 중에는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에 미련을 못 버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 척결하려는 구국의 일념'으로 했다는 비상계엄이 6시간 소동으로 끝나지 않고 만약 성공했다면 어떠했을까.


지금 국회와 정당, 정부기관, 대학에는 계엄군이 진주해있을 거다. 거리에는 검문검색이 이뤄진다. 광화문에 몇명이라도 모이면 즉각 연행됐을 것이다. 내가 평생 하고 있는 언론 활동은 계엄사의 눈치를 봐야 할 것이다.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아마'처단'될 것이다. 법원 영장 없이 체포 구금되고 압수수색이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을 거다.


요즘 세상에서 우리 국민들이 이를 순응하며 살아갈까. 분명히 유혈사태까지 발생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어설픈 계엄 실패는 그마나 '천운'이었다. 계엄을 실패했기에 국가적 참극을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윤 대통령에게 보수는 결코 '미련'을 가져서 안된다. 그걸 떠드는 순간 '보수'는 '독재'의 연관어가 된다. 보수는 시대착오적 정신병자의 옹호자가 된다. 이게 보수가 죽는 길이다.


행위를 했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물론 이는 보수가 저지른 것은 아니다. 보수가 찍어준 검사 출신 윤석열이 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보수를 쑥대밭으로 칼질했던 그가 이번에는 보수의 뿌리를 완전히 뿌리뽑으려고 한 것이다."


나는 계엄 직후 '저런 윤 대통령을 보고 앞으로 보수당을 지지할 국민들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다음 정권은 저쪽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봤다. 실제 두 달 뒤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보수가 원하는 게 있다면, 많이 늦었지만 이런 윤석열에 대한 미련을 빨리 버려야 한다. 보수의 바람은 오직 선거로써 이룰 수 있을 뿐이다.

 

출처 : 최보식의언론(https://www.bosik.kr)

 

삼성전자 뉴스룸
  • 글쓴이
  • 비밀번호
  • 비밀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