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체제 후에 왜 한국의 대통령들은 실패하고 있는가?
정치 문화, 국민의 수준, 제도의 미비 등 여러 요인은 차치하고 대통령들의 자질에 주목해보자.
한 정권의 성패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굳이 객관적 지표로 보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인가가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김대중과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경우다.
김대중의 성공에는 IMF 사태를 불러온 김영상 정부의 실패의 상흔이 남아 있었고, 김대중의 정책은 자신의 정책이 아니라 IMF가 주도한 친기업 친시장 정책이라서 실패가 적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자신이 믿었던 "대중경제론"에 따라 통치할 수 있었다면 아마도 재앙을 초래했었을 수 있다. 이회창, 이인재 분열이라는 운도 있어서 노무현으로 정권 재창출이 가능했다.
김대중은 보기 드물게 한국의 대통령 중에서 자기 사업을 성공시겨본 사람이다. 그가 IMF 외환위기에서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보수적 경제 정책을 수용한 데는 그런 경험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나는 실적에 비해 가장 저평가 받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서 큰 상처를 남긴 글로벌 외환위기를 넘기고 원전수출의 기념비적 실적도 만들었다. 환경 면에서도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 냈다. 그의 현대 최고 경영자, 서울시장, 정치 경험이 버무려져서 가능했을 것이다.
나머지는 어떠한가? 행정경험도 사업경험도 없거나, 정치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에게 대권을 주었다.
김영삼은 정치가 평생 직업이었고 행정 경험 전무했다. 그래서 준비 안된 세계화는 준비안된 금융시장 개방화로 이어지고 외환위기를 초래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도 행정 또는 사업경험 전무한 사람들이다.
노무현은 그래도 장관을 해봤고 그것이 그가 후반부에 실용적 노선으로 전향한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행정경험은 물론 정치 경험도 전무했다.
대통령은 행정과 정치를 하는 자리다. 가끔 천재들은 해보지 않은 일도 잘 배워서 하는 놀라운 사람도 있지만 경험해 보지 않은 일에서 사람들은 실수를 한다.
윤 대통령이 지자체 장이나 장관이라도 해보았으면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몰아붙이는 식의 일을 하지 안했을 것이다.
우리는 정치가 불신 받다보니 정치 신인들을 너무 선호한다. 아버지 후광의 박근혜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치 기득권 밖의 신데렐라들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 결과는 행정 경험이나 정치 경험없는 대통령들을 뽑는 것이다. 그 대가는 실패하는 대통령을 연속 만든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대통령 중에서 정치와 주지사를 했던 클린톤과 레이건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대통령은 막강한 권력으로 행정과 정치를 하는 직위다.
이제 이상주의적 도덕관보다 행정과 정치에 경험과 증명된 리더십을 신중히 보고 뽑자.
대통령은 당선되고 일 배우는 인턴 자리가 아니다.
두 가지 경험이 있다고 성공하는 대통령의 충분 조건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무 경험자의 실패 확율은 낮출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너무 큰 권력을 준비 안된 사람들에게 마구 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