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2월6일 나는 이런 글을 조갑제닷컴에 썼다.
박근혜의 비대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黨名 '새누리당'을 쓰기 시작한 것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억지이다. 黨名이나 강령 같은 조직의 원리를 확정되기도 전에 쓰는 건 일종의 범죄행위이다. '새누리당'은 좌익정당의 이름으로는 적합하고 보수정당의 이름으론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새누리'는 새 세상이란 뜻이다. '새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새 세상 만들기'는 좌익혁명적 발상이지 보수적 발상이 아니다. '새 세상'이란 말 속엔 '헌 세상'에 대한 폄하가 들어 있다. '헌 세상을 뒤집어 엎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다. 대한민국의 기존 질서를 폄하하는 명칭이다.
보수주의는 전통과 역사 및 미풍양속과 憲政질서를 존중한 바탕에서 문제점을 외면하지 않고 이것들을 점진적으로 꾸준히 개선해가려는 자세이다. 좌익은 혁명적으로 舊질서를 파괴, 새 세상을 만들겠다는 태도이다. 급진적 좌익혁명은 유토피아를 약속하였으나 지옥을 만들었고, 보수적 개혁만이 文明을 발전시키고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였다.
李承晩의 건국정신, 朴正熙의 근대화 정신, 시민들의 비폭력적 민주화 전통을 자랑스러운 보수적 가치로 이어가야 할 한나라당이 이런 성취를 깡그리 부정하는 역사관에 입각, 새 세상을 만들겠다는 유토피아적 黨名을 채택한 것은 脫보수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 없다.
'새누리당'의 作名을 한나라당과 보수층에 아무런 애정이 없는 광고전문가에게 맡겼다는 건 박근혜의 非對委가 영혼이 없는 조직임을 스스로 폭로한 셈이다. 보수정당이 가져야 할 자존심과 신중함을 간단하게 팔아넘긴 것이다. 젊은이들에 대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보수정당이 젊은이들 취향에 영합하려다가 오히려 그들로부터 비웃음을 샀다.
'새누리당'은 한글이라 일본과 중국 및 동남아 등 漢字문화권 사람들이 알아 먹도록 표기할 방법도 난감하다. 漢字말살-한글專用에 의한 韓國語의 반신불수화는 사회의 좌경화와 맞물려 있는데, 전통문화의 전달매체인 한자를 포기한 것도 보수정당으로선 어울리지 않는다.
보주주의는 애국심을 중심가치로 한다. '누리'는 '국가'가 아니다. '세상'은 국가를 넘어선 국제주의적 성향을 담는다. 대한민국은 자유통일을 완수, 민족통일국가를 이뤄내야 할 단계에 있다. 국제주의의 사치를 누릴 여유가 없다. 공산당식 국제주의는 계급적 이해관계를 애국심보다 우선시킴으로써 국가적 단결을 저해한다. '새 세상 만들기'를 뜻하는 '새누리당'은 모든 측면에서 좌익정당의 이름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作名을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출세하는 건 아니지만 作名을 잘못한 사람과 조직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正體性의 표상인 이름이 잘못 되면 목표와 전략과 이념이 틀어진 조직으로 전락하여 앞으로 달려갈 수가 없다. '새누리당'은 해체되거나 소멸하거나 중소정당화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自我부정의 자살적 改名시도를 내부에서 저지할 自淨능력이 없다면 보수층은 이 黨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나온 정당 이름중 최고는 박정희 세력이 만든 '민주공화당'이었다. 헌법 1조에서 딴 이름이고 민주와 共和를 조화시키겠다는 뜻이 들어 있다. '민주공화당'은 근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함으로써 民主와 공화가 꽃피는 대한민국을 일구어냈다. 한나라당이 '민주공화당'으로 改名하면 500만 표는 더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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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 예언은 2016년 새누리당의 일부가 좌파정당과 손잡고 自黨 대통령을 탄핵시킴으로써 소멸의 길을 걷는 것으로 구현되었다.
"作名을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출세하는 건 아니지만 作名을 잘못한 사람과 조직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正體性의 표상인 이름이 잘못 되면 목표와 전략과 이념이 틀어진 조직으로 전락하여 앞으로 달려갈 수가 없다. '새누리당'은 해체되거나 소멸하거나 중소정당화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自我부정의 자살적 改名시도를 내부에서 저지할 自淨능력이 없다면 보수층은 이 黨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2020년 총선 참패 후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에 미래통합당이란 이름을 바꾸면서 채택된 것인데 同名의 시민단체 이름을 盜用한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2003년 '국민의힘'이란 단체의 대표였다.
'국민의 힘'이라고 써야 맞춤법에 맞는데 국민의힘이라고 쓴다. 발음이 어색하여 국힘당이라 부르고 국민의짐, 국민의적이라고도 한다. 이름이 愛稱이 아닌 경멸의 대상이 되면 오래 못 간다.
더욱 가관인 것은 영어로 PPP(People Power Party)라고 표기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을 인민(People)으로 번역한 것은 반역이다. 특히 국민을 중심 가치로 하는 보수에 대한 반역이다. 작명은 영혼을 담아 정체성을 만드는 것인데 국민의힘은 문법과 헌법을 위반한 이름이다.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윤석열의 불법계엄과 부정선거음모론과 주술적 정신세계는 국민의힘이라는 정체성 모호한 作名에서 胚胎되었던 건 아닐까?
새누리당 시절부터 국민의힘은 파란 색을 버리고 붉은 색을 黨色으로 채택했다. 붉은 색은 세계적으로 공산당 등 좌파세력의 상징색이다. 태극기도 북쪽은 붉은 색, 남쪽은 청색이다. 새누리당, 붉은 색, 경제민주화 강조 등 좌파적 상징성은 젊은 표를 얻기 위한 홍보전문가들의 꾀였겠지만 문명건설의 챔피언이어야 할 한국 보수당의 정체성을 좌파에 팔아넘기는 것이었다. 作名에서 벌써 좌파에 투항하는 상징성이 들어 있었다. 좌파적 세계관을 반영한 새누리당과 국민의힘은 좌파에 굴복할 운명이었고, 말은 우파, 행동은 좌파적으로 한 윤석열을 모실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이든 조직이든 영혼을 팔면 끝이 좋지 않다. 이름은 運命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