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장관 인선을 단행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는 조현 주유엔대한민국 대표부 특명전권대사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영훈 한국철도공사 기관사가 발탁됐다.
23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11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임명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배경훈(과학기술정보통신부)·조현(외교부)·정동영(통일부)·안규백(국방부)·권오을(국가보훈부)·김성환(환경부)·김영훈(고용노동부)·강선우(여성가족부)·전재수(해양수산부)·한성숙(중소벤처기업부) 후보자 등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유임됐다. 국무조정실장은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을 임명했다.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안규백 의원이 국방 장관에 임명되면 5·16 이후 64년 만의 문민 국방 장관이 된다. 강 비서실장은 안 의원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해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5·16 이후) 64년 만에 문민 국방부 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전 유엔 주재 대표부 대사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2차관과 1차관을 연이어 지냈다. 이 밖에 주오스트리아, 주인도 대사 등을 지낸 정통 외교 관료 출신이다. 강 비서실장은 조 후보자에 대해 “외교부 1·2 차관을 역임하며 양자 외교와 다자 외교 모두에 경험이 풍부하다”며 “관세 협상과 중동 분쟁 등 당면 현안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MBC 기자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5선, 전북 전주병)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 2007년 17대 대선 때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를 지낸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 AI연구원을 이끌며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인 엑사원 개발을 주도한 국내 대표 AI 전문가로 꼽힌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영훈 현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이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1968년생으로 부산 출신이다. 정의당 노동본부 본부장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강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 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장관의 유임이 결정됐다. 과거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바뀔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유임된 적은 있지만 당이 바뀌었는데도 장관직이 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농업 민생 4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강 비서실장은 “송 장관의 유임은 보수 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서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인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권오을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지명됐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당 강선우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당 전재수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로 낙점됐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을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으로 임명했다.
강 비서실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인사와 관련해 “중동 분쟁 등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흐르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청문 절차 등이 빠르게 진행돼 당면 위기에 내각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경제 관련 부처 장관 인선 등은 발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