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어제 당 인적 쇄신 방안과 관련해 “당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많은 잘못을 했던 사람들이 이제 개별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그게 우리 당 쇄신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혁신위원장으로서 사과를 촉구한다”며 “만약 사과는커녕 당이 새로워지겠다는 것을 가로막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는 분들은 제가 볼 때는 그냥 전광훈 목사가 던져주는 표에 기대서 정치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런 분들을 믿고 아마 계엄을 했을 거다. 이런 분들은 당을 떠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지금 탄핵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있는데 더 이상 사과할 필요도 없고, 반성할 필요도 없다고 얘기하는 분들은 당을 다시 죽는 길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이다. 탄핵의 바다 속으로 아예 머리를 쳐들지 못하게 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이 인적 쇄신의 0순위”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우리 당원들을 절망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한 일들이 쭉 있다”며 ▲대선 실패 ▲새벽 3시 후보 교체 ▲전당대회 후보 단일화 약속 번복 ▲관저 시위 사진 박제 ▲당 게시판 방치 ▲비례대표 공천 원칙 위반 ▲당헌당규 개정 논란 ▲민심 왜곡 방치 등을 예로 언급했다. 부정선거 음모론 방조 행위는 빠졌다.
그는 “우리가 잘못했고 새로워지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게 쇄신의 시작”이라며 “저희 혁신위가 많은 잘못을 합쳐서 1호 안건에서 대리 사과를 당헌에 새기겠다고 말씀드렸다. 이제는 각자 사과해야 한다” “지금도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면 현재가 더 중요하다” “혁신은 지금을 바꿔내는 것”이라며 “저희가 인적 쇄신에 관해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국회의원 전부를 포함해 당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당헌소환 절차를 혁신안에 넣었다” “그 약속대로 제도화는 혁신안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과를 인적 쇄신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롭게 하겠다는 것이 쇄신”이라며 “그것마저 안 하는 분들에 대해 좁혀가는 게 중요하다” “지금 당이 탄핵의 바다를 건넜냐? 아니다. 그래서 1호 안건을 낸 것” “우리 당원 전체가 그것을 건너는 것을 당헌에 새기는 것이 혁신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했다.
‘사과는 언제까지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 데드라인을 굳이 정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 11일 윤희숙 위원장이 이끄는 당내 혁신위원회를 겨냥해 “사과의 늪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말했었다. 혁신위가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 과거 전횡에 대한 사죄 방침 등을 발표하자 이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나 의원은 “혁신위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내놓은 혁신안은 민주성에 역행할 뿐 아니라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끝없는 갈등과 분열만 되풀이하고 야당의 본분은 흐리게 만드는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진행자가 ‘자충수’라고 말한 이유에 대해 묻자 “당내에서도 이미 전 대통령은 탈당했는데 계속해서 분열과 갈등의 소지가 될 것을 자꾸 사과하자고 한다”며 “끊임없이 서로 다툴 수 있는 소지를 자꾸 꺼내는 주제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하면 사과의 무한 반복만 되지 않느냐는 걱정이 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이미 탈당을 했다”며 “계엄에 대해선 이미 사과를 했다”고 반박했다. 나 의원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시도할 때 이를 저지하기 위해 현장에 갔던 대표적인 친윤계로 꼽혔다.
국민의힘은 내달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나 의원은 출마 여부에 대해 “책임과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만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은 13일 당 혁신위원회 활동 관련 “인적 청산은 사실 일의 순서가 거꾸로 됐다”며 “특정 계파를 몰아내는 식으로 접근하면 당연히 필패”라고 했다.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백서 등을 통해 대선 과정을 정리하고 잘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순서인데, 그런 과정이 생략되다 보니 누가 누구를 왜 청산하고 쇄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분이나 당위성이 부족한 상황이 됐다”며 그같이 말했다.
특히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이 주장했던 인적 청산 관련 “특정 계파를 몰아내는 식으로 접근하면 당연히 필패하게 돼 있다”며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모두가 혁신의 객체이면서 주체”라고 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했던 친윤계를 대표하는 권영세 권성동 의원 등 ‘쌍권(雙權)’ 탈당 필요성 등 주장을 일축한 셈이다.
공당의 사과는 백서를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당이 하는 것이 맞고 그에 따라 징계대상을 정하는 게 순리다. 사과의 대상 항목은 의료대란 방조, 계엄 찬성, 한동훈 대표 몰아내기, 탄핵반대, 부정선거음모론 비호, 단일화 소동 등 여섯 개로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지지율이 64.6%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함'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주(62.1%)보다 2.5%포인트(p) 상승했다.
'잘 못함' 평가는 30.0%, '잘 모름'은 5.4%를 각각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1.4%p 감소했다. 응답자 거주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에서 긍정 평가가 85.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 67.8%, 서울 65.4%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4.3%p 상승했다. 대구·경북에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4.7%p 오른 58.6%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가 가장 낮은 지역은 강원(49.5%)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과반에 못미쳤다.
연령대별로는 40대에서 긍정 평가가 76.3%로 가장 높았고, 50대에서도 74.5%로 70%를 상회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이 대통령 지지도가 낮았던 20대에서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6.8%p 오른 53.8%를, 70세 이상에서는 5.3%p 오른 56.2%를 기록했다.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주보다 2.4%p 상승한 56.2%,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주보다 4.5%p 하락한 24.3%에 머물렀다. 양당 지지도 격차는 31.9%p로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전통 텃밭으로 평가되는 대구·경북에서 지지도가 31.8%로, 지난주보다 13.9%p 빠졌다. 보수층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주보다 11.1%p, 70대 이상에서 17.3%p 각각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도는 3주 연속 상승하며 약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은 3주 연속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리얼미터는 밝혔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2.0%p,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각각 6.0%, 5.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