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무역회사 간부들이 중국으로 대거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에서 유럽산 가구와 대형 TV 등 사치품을 사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28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이 데일리NK에 전해온 데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북한 대형 무역회사 간부들의 중국 입국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이 소속된 회사는 중앙당, 국가보위성 등 권력기관 산하에 있으며, 평양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역회사 간부들은 장기간 중국에 체류하는 게 아니라 한두 달 가량 비교적 짧게 중국에 머물면서 필요한 물건을 사서 북한에 들여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도 북한의 대형 무역회사 간부들이 특정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중국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인원 규모가 크고 무엇보다 이들이 구매하는 물건의 종류도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현재 이들이 중국에서 사들이는 물건들은 10만 위안(한화 약 1900만 원)에 달하는 유럽산 소파나 침대를 비롯한 고가의 가구나 고급 인테리어 제품이 상당수다. 특히 이탈리아나 북유럽에서 생산된 고급 가구를 찾는데, 이는 일반 주민들은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품이라는 점에서 최고위급 간부나 북한 부유층인 ‘돈주’들의 수요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무역회사 간부들은 또 안마기나 전기 찜질기, 컴퓨터, 노트북, 대형 텔레비전, 최신형 휴대전화 등과 같은 전자제품도 대거 구매하고 있으며, 이 역시 저가의 보급형 제품이 아니라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생산된 고급형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점이 겉으로 명확하게 드러나면 문제가 될 수 있어, 무역회사 간부들은 중간에서 중개하는 중국인 대방(무역업자)들에게 상표나 설명서를 제거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산 제품이 ‘made in china’라는 생산지 표기를 달고 북한에 반입되기도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밖에 악어가죽으로 만든 가방, 한 장에 6000위안(한화 약 114만 원)이 넘는 명품 티셔츠, 명품 넥타이 등도 북한 무역회사 간부들이 중국에서 사들이고 있는 품목이다. 현재 무역회사 간부들은 중국 대방과 함께 베이징, 다렌, 단둥 등의 백화점을 돌며 이런 사치품들을 구매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이들이 사들인 물건은 단둥~신의주 육로로 북한으로 옮겨진 뒤 평양으로 운송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 무역회사 간부들이 고가의 사치품을 대량으로 사들이자 중국 대방들도 “조선(북한)이 갑자기 잘살게 됐냐”며 놀라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을 방문한 일부 북한 무역회사 간부들은 중국이 북중 간 무역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허용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물건을 수입하고 또 수출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조중(북중) 간 무역이 더 많이 열릴 것 같으면서도 쉽게 확대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 (북한) 무역회사 간부들이 답답해하는 모습”이라며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와 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