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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민간 對北방송과 전단을 협상 카드로 써야 北은 궁지에 몰려야 대화에 나온다. 이민복(대북풍선단장)  |  2025-07-29
북한 사람들은 왜 들고 일어나지 못하는가? 탈북하여 남한에 들어와 받은 30년 전 질문을 지금도 여전히 받는다. 이 질문을 처음 받은 1995년 2월18일 당당히 대답했다.
  
  "북한 사람들도 들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소리에 모두 피식 웃으며 되묻는다.
  
  "어디 남한 대학생들처럼 시위 한번 일어난 적 있는가?"
  
  나는 대답하기를 남한 대학생들보다 더 희생적으로 일어난다고 했다. 이 소리에 더욱 피식 웃으면서 증거를 대보라고 한다. 그래서 두 가지 위력한 증거를 제시했다. 첫째로는 탈북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치범 수용소에 20여만 명이 갇혀있는 것이다. 이런 증거를 댔어도 우습게 여기며 또 반문을 한다.
  
  "그야 먹고살기 위해 탈북했고 또 말 한 마디 잘못해서 정치범 수용소에 간 것이 아닌가? 여기 대학생들처럼 돌 던지며 시위한 적이 있는가?"
  
  이에 나는 또 거침없이 대답을 했다. "여기 대학생들이 시위하며 돌 만 개를 던졌다 해도 잡혀 죽는가? 하지만 탈북하다 잡히거나 또 말 한 마디 잘못하면 처형되거나 영원히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탈북과 말 한 마디는 이처럼 죽을 각오까지 해야 하는 행동이다. 누가 더 들고 일어나는 것인가."
  
  요즘은 한류로 문화흡수통일이 된 정도이다. 죽인다 해도 한류가 흐른다. 흔히 자기 환경 속에 젖어 상대를 평가하기 쉽다. 그래서 내재적 접근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한다. 현 이종석 국정원장이 세종연구소 연구원 시절 창조한 것이다. 문제는 북한 통지자 쪽에서만 선 내재적 접근법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3만4천 명의 탈북자들이 남한에 온 것은 놀라워하지 않는다. 사실 여건상 탈(脫)동독인들로 치면 340만 명 온 것이나 같다. 그만큼 극한 조건에서 탈북하였다는 것을 눈이 있어도 못 보고, 귀가 있어도 못 듣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새 정부의 이종석 국정원장은 친북적인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에서도 지속했던 대북 방송마저 깡그리 중단하였다. 이는 북 통치자와 대화를 어떻게 하나 성사시키려는 지독한 짝사랑이다. 이 짝사랑은 이미 <삶은 소대가리>, <특등머저리>로 판명 난 것이다.
  
  이를 새삼 증명하듯 어제 김여정은 어떤 경우도 상대하지 않겠다고 한다. 더구나 러·우 전쟁 호기로 숨통이 크게 트이는데 더더욱 상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쯤 되면 짝사랑을 멈추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확증 편집증 중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시대착오적이고 과대망상적인 전 정권의 계엄을 욕할 자격이 없어진다.
  
  더러운 평화가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는 것이 새 정부이다. 지금껏 전쟁과 도발은 어느 쪽에서 항상 했는지를 망각한 소리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바라는 입장을 고려한다고 하자. 이럴 때는 민간이란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민간이 하는 대북 방송과 전단까지 막아서는 안된다. 이는 독재 국가에서나 하는 짓이다.
  
  접경 주민들의 피해를 운운하며 막는데 그것은 엄청난 사실 왜곡이다. 소리치며 하는 것들은 불법 아마추어들의 <대국민사기극>이다. 진짜는 법과 질서를 지키면서 조용히 전문가답게 한다.
  
  이재명 정부가 오매불망 남북 대화를 하고 싶은 길도 여기에 있다. 대화를 해봤자 진전될 사항은 없지만 그럼에도 대화 자체를 바란다면 민간이 하는 것을 협상 카드로 써야 한다. 거짓 권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진실을 보내는 대북 정보 유입이다. 이에 죽을 맛인 북한 통치자가 이를 중단해 달라고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권시 나온 것도 트럼프 1기의 화염과 분노와 백주에 이복형인 김정남 독살로 인해 궁지에 몰렸을 때이다. 이처럼 궁지에 몰리지 않으면 나올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일반 국민도 아는 이런 상식을 부디 새 정부도 수렴하길 바래 이 글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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