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을 괴롭히는 '사회악'(社會惡)>
1961년 5월16일 새벽, 제2공화국 장면 정권의 무능과 부패를 지켜보다 못해 은인자중하던 군부가 들고 일어났다. 혁명주체들은 '5·16 군사혁명'이란 이름으로 18년간 이어져 왔다. 조갑제 기자는 "쿠데타로 출발하여 혁명으로 완성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혁명세력이 주축이 된 권위주의 정권이 이룩한 경제발전을 디딤돌 삼아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군사 쿠데타' '군사정변' 등으로 호칭이 평가절하됐다.
당시 군사정부는 국민을 괴롭히고 사회를 병들 게하는 부정부패 등 '5대 사회악 척결'을 국민에게 약속했다. 그로부터 '사회악'이란 용어는 건전사회 건설에 장애가 되는 중대요인으로 자주 등장했다. 아직도 그 잔재는 사라지지 않고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 우리 사회를 오염시키는 기피 직업군 가운데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이 1순위를 차지하고 있음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인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이면우 박사는 '신사고 이론 20'이란 저서에서 우리 시대의 3대 사회악으로 다음 세 가지 인간 유형을 제시했다.
*무식(無識)한 자가 소신 있는 것.
*무식한 자가 부지런한 것.
*무식한 자가 용기 있는 것.
어떤 부류의 인간들이 이같은 '3대 사회악'에 해당되는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 '배운 무식자들'이란 지적도 있지만 뻔히 알고 있으면서 권력 앞에선 아부·아첨으로 사실을 왜곡하면서 무지막지한 헛소리나 내뱉는 '따라지 군상'들이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허접한 소신과 용기, 부지런함을 무기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언론인이며 소설가인 '나림 이병주'는 1960년 시사 월간잡지 '세대(世代)' 마지막호에 기고한 80쪽 분량의 수상록(隨想錄)에서 당시의 세태(世態)를 질타하며 "조국(祖國)은 없고 산하(山河)만 있다"고 풍자했다.
이병주 사상 연구가인 영산대학교 명예교수 조광수 박사는 "이병주가 통탄한 조국(祖國)이란 그 국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지도자와 지성인들의 빗나간 행태를 비판하고 한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일본을 방문, 이시바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마치고 언론발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은 앞마당을 같이 쓰는 동반국가"라고 발표했다. 이제 한국은 일제 36년간 겪었던 질곡(桎梏)과 수원(讐怨)의 어두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선린우호(善隣友好)의 대도(大道)를 달릴 수 있을까? 툭하면 공격의 대상이 되는 '친일잔재'가 '한일우호(韓日友好)'로 탈바꿈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