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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은 詩人 오빠, 그리고 한국인의 空氣였다! 그는 "음악밖에는 아는 게 없다"고 했다. 많은 한국인은 "우리는 조용필밖에 아는 게 없어요"라고 할지 모른다. 趙甲濟  |  2025-10-10
추석 날에 방송된 조용필 콘서트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조용필은 누구에겐 시인이고 누구에겐 오빠이고 모두에겐 공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곡보다는 가사가 먼저 들렸다. 가사에 곡을 입힌 느낌. 음유시인. 노래만큼이나 아름다웠던 건 관객들의 표정이었다.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조용필 노래는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하여 세계적 보편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K-POP의 원조라 할 만하다. 75세에 57년째 노래하는 그가 노인이 아니라 오빠일 수 있는 비결은 너무나 간단했다. 연습 연습 연습. 목소리가 딴딴하고 맑고 또박또박 했다. 옛날의 열정이 여유로 昇華하여 듣기에 편하니 가사 전달력은 더했다. 조용필 노래의 가사를 시집으로 내면 詩人으로 평가될 것이다.
  
   두 시간 반에 걸쳐 28곡을 불렀는데 조용필 팬이라고 볼 수 없는 나에게도 모든 곡이 어디선가 들었던 노래였다. 수십 년 동안 한국인은 조용필이란 공기를 마시며 살아왔음을 실감했다. 특히 '허공'과 '그 겨울의 찻집'은 두 작곡가와 친분이 있어 더 좋았다. 조용필과 1만8000명 관중의 합창은 그 자체만으로 완전한 예술이었다.
   그는 "음악밖에는 아는 게 없다"고 했다. 많은 한국인은 "우리는 조용필밖에 아는 게 없어요"라고 할지 모른다. 그는 "노래하다가 죽는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어요"라고도 했다. 바이킹의 행복은 용감하게 싸우다가 칼을 잡고 죽는 것이라고 한다. 戰士의 행복과 조용필의 행복은 다르지만 서로 통하는 궁극의 美學이다. 목숨 걸고 싸우고 목숨 걸고 부른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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