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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음식을 먹는 입을 보여줘야 하나? 국가원수인 미국 대통령, 영국 왕, 일본 천황, 독일 대통령은 먹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 趙甲濟  |  2025-10-11
2023년 12월6일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뒤 부산민심을 달래기 위하여 대기업 총수들을 데리고 부산 중구 부평깡통 시장 떡복이 식당을 찾아 단체로 서서 먹는 사진을 연출했다. 작년 불법계엄 사태 이후 그 음식점은 그 유명한 사진에서 윤석열을 가려버렸다. JTBC는 지난 7일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에서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음식을 먹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韓食을 널리 알리려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미국의 백악관과 主流언론은 대통령이 식사하는 장면을 가까이서 찍지 않는 일종의 不文律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음식을 먹는 입을 보여주는 것은 대통령직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식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촬영하고 먹기 시작하면 멈춘다. 백악관 공보담당 직원은 대통령이 會食 자리에 있을 때는 먹기 시작하기 직전에 기자들에게 신호를 보내 촬영을 못하게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야구경기를 관람하면서 핫독을 먹는 사진, 바이든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진, 부시가 음식 박람회에서 試食을 하는 사진은 흉하게 보이지 않도록 기획된 상황에서 찍은 것이다.
  
  영국에서도 언론은 왕족이 먹는 장면을 찍지 않는다는 불문률이 있다. 공식적인 식사 자리에서는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 촬영을 중단한다. 수상에겐 이런 제한이 없다. 대중정치인이므로. 일본에선 천황이 음식 먹는 것을 찍은 예가 없다. 수상의 경우는 드물게 찍되 보도할 때는 조롱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 되고 정중하게 전달해야 한다. 프랑스에선 대통령의 먹는 사진에 대한 제한이 없는데, 그래도 입에 음식을 넣고 씹는 사진은 드물다.
  
  독일 대통령은 實權은 없지만 국가원수로서 예우를 받는다. 대통령은 오찬, 만찬 등 공식행사가 많은데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 사진촬영을 끝내야 한다. 독일 언론 윤리 강령은 공직자들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하여 인간 존엄성을 해치는 사진은 싣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프랑크 월터 스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자선행사에 나가서 식사를 제공하는 사진은 있지만 먹는 장면은 없다. 수상의 경우는 대통령보다 사진촬영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지 않다. 메르켈 전 수상은 맥주를 마시는 사진으로 친숙하지만 음식을 씹는 장면은 없다.
  
  한국 대통령은 국가원수이기도 하므로 미국의 대통령, 일본의 천황, 영국의 왕, 독일의 대통령에 준하여 음식을 먹는 입은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대통령실과 언론단체가 함께 촬영기준을 정했으면 한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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