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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사슴이 말이고, 말이 사슴일지 모른다 바라건대 업을 쌓지 마라. 5년은 손가락 사이의 물 같이 달아난다. 무학산(회원)  |  2025-11-20
오늘 중앙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항소포기 핵심 박철우 영전 '檢 반발 허용 않겠다' 메시지》이런 제목도 보인다.《항소포기 반발했다고…범여 법사위, 검사장 18명 고발》
  
  권력자가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쓰는 거야 항용 있는 일이기는 하다. 검사는 단독제의 행정관청이자 준사법기관이다. 더우기 그들에게는 발란반정(撥亂反正, 잘못을 제거하고 바른 데로 돌린다)할 의무가 있다. 그런 국가기관을 무더기로 고발한 것에 이르면 더 할 말이 없다.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기보다 일시의 권도(權道)를 5년짜리 권력이 함부로 한다는 게 더 문제인 것이다.
  
  바라건대 업을 쌓지 마라. 5년은 손가락 사이의 물 같이 달아난다. 게다가 불도 치성하면 꺼진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指鹿爲馬).”는 말이 흔히 쓰인다. 사슴과 말은 세상이 그렇게 이름하자고 정한 것일 뿐이다. 실제로는 사슴이 말이고 말이 사슴일지 모른다. ‘내란’도 ‘항명’도 권력 감정에 빠진 자가 정한 것일 뿐이다. “올곧은 진술의 반대말은 거짓 진술이다. 하지만 심오한 진리의 반대말은 또 다른 심오한 진리일지도 모른다.” -닐스 보어-
  
  그러나 어쩌랴. 천하의 논어도, “나라에 도가 있을 적에는 굽히지 말고서 소신껏 말도 하고 행동도 해야 하지만,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는 행동은 소신껏 하되 말은 겸손하게 해야 한다(邦有道 危言危行 邦無道 危行言孫)”고 가르쳤음에랴.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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