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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명령으로 지방병원 재건했지만…"제대로 된 침대 하나 없다" "중국제 중고 X선 촬영기는 전압 불량으로 고장" 이시마루 지로·강지원(아시아프레스)  |  2025-12-10
"2025년을 보건 혁명의 원년으로". 김정은은 2025년 2월, 이렇게 선언했다. 평양뿐 아니라 지방에도 현대적인 의료보건시설을 건설하라는 명령이다. 건설 계획이 밝혀진 것은 대형 평양종합병원, 구성시병원, 평양시의 강동군병원이었는데, 다른 지방에서도 잇달아 의료시설의 리뉴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혁명'의 실태는 어떨까?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에게 현지 상황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술용 메스도 제대로 없는 지방 병원
  이 취재협력자 A 씨가 사는 곳은 함경북도 무산군. 북한 최대의 철광산이 있는 중국과의 국경도시다. 인구는 추정 10만 명 정도다.
  
  ――무산군에서도 의료 시설 쇄신은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해 가을부터 의료보건 분야를 현대화하라고 중앙의 지시가 있어, 무산군병원을 현대적으로 다시 지으라는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기존 건물을 개수해 입원실, 진찰실, 검사실 등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의료 설비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로 병원에 들어가 보니, 제대로 된 침대 하나 없었습니다.
  
  ――평양에서는 훌륭한 종합병원이 준공됐다고 널리 선전하고 있습니다.
  
  평양과 삼지연 같은 곳에는 신의주와 남포에서 수입된 중국의 좋은 의료설비가 많이 반입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방에는 돈이 없습니다. 무산군병원에 들어온 것은, 중국제 중고 X선 촬영기가 전부였어요. 그 중고 X선 기계도 정격 전압이 아닌 불안정한 전압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한 달 만에 고장나 버려, 실제로는 쓸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무산에는 다른 병원이 있습니까?
  
  무산광산에도 광산병원이 있는데, 의료 시설은 더욱 열악하고 수술용 칼(메스)조차 제대로 없습니다. 그밖에 지구마다 작은 진료소가 있습니다.
  
  ◆자금 없어 간부나 부유층에게 돈 내게 해
  ――지방은 왜 돈이 없습니까?
  
  정부가 돈을 안 주니까요. (노동)당에서는 돈주(신흥부유층)에게 자금을 내게 하고 설비자재를 헌상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군병원의 내부 공사에도 자재와 돈을 낸 사람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간부나 무역회사 사람이고, 1000만 원 정도는 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수억 원을 낸 사람도 있습니다.
  ※ 북한돈 1만 원은 미화로 약 0.29달러. 일반 노동자의 임금은 약 3.5~5만 원.
  
  ―― 의료 서비스는 지금도 무상입니까?
  
  아닙니다. 국영기업과 노임을 받는 단위(조직)에 소속된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제도로 바뀌었습니다. 노동자는 진료비로 2000원을 지불합니다. 일반인은 5000원입니다. 군병원에서 진료받으려면 광산병원이나 지구의 진료소에서 발행된 진찰허가증을 지참해야 합니다.
  
  김정은 정권은 최근, 지방에서의 공장과 주택 건설을 활발히 선전하고 있다. 관영 미디어에는 그 훌륭한 외관 사진이 매일같이 게재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외관이 아니라 시설의 실용성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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