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사태, 여당의 추악한 행태(김병기, 강선우, 장경태 등)와 야당의 분열(장동혁, 한동훈 등)을 보면서 한국 정치를 관통하는 격언이 생각난다. “우파는 분열로 망하고, 좌파는 자충수로 망한다”는 말이다. 이는 단순히 정당의 부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양 진영이 가진 역사관과 인간관의 근본적 차이에서 비롯된 필연적 결과이다.
대한민국 우파는 인류의 역사가 양심과 진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승리였다는 점을 긍정한다. 이들에게 정치는 과거 가치 체계를 보존하고, 이를 토대로 점진적인 발전의 과정으로 여긴다. 단지, 문제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을 두고 내분한다. 2016년 탄핵 정국 당시 보수 진영의 분열은 서로의 방법론이 달라 대립했다. 민주적 가치와 절차를 중시하는 쪽과 박근혜에 대한 충성을 우선시하는 쪽은 서로를 배신자와 수구로 낙인찍으며 갈라섰다. 지금도 윤석열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분열한다. 각자가 자신들이 보수의 가치에 정통한 계승자라는 오만이 내부의 총질로 이어지는 셈이다.
반면 좌파는 역사를 기득권에 의한 수탈의 역사로 규정한다. 이들에게 정치는 잘못된 과거를 뒤엎는 계급 타파이자 혁명이다. 거대한 악(기득권)에 맞서야 한다는 당위성은 그들을 철벽같은 결속력으로 묶어준다. 목적이 선하기에 수단의 불법성이나 폭력성조차 정의의 도구로 미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몰락은 스스로 기득권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 그들이 비판했던 수탈자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들이 선하다고 믿었던 인간의 탐욕스러운 본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정치를 뒤흔든 이른바 강남 좌파 논란이나 도덕적 결함 사건들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평등과 정의를 외치던 입으로 자기 자녀의 특혜를 정당화하고, 기득권을 타파하자던 손으로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 언행 불일치의 행태가 나타난다. 좌파의 ‘인간이 선하다’는 믿음은 권력과 부가 없을 때 인간의 모습일지 모른다. 국회의원이 되고 단체장이 되면 하나같이 추악한 모습을 보인다. 순수함을 내세웠기에 그 오염의 대가는 더욱 치명적이며, 결국 스스로 만든 덫(자충수)에 걸려 공멸의 길을 걷는다.
결국 우파는 자신의 방법론만이 정답이라는 독선을 버리고 통합의 가치를 배워야 하며, 좌파는 인간의 본성을 부정하는 이상주의에서 벗어나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는 자세를 갖어야 한다.
분열하는 우파와 자충수를 두는 좌파 사이에서 국민은 매번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다가오는 선거에 누굴 찍어야 할지…참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