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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가신 분을 너무 화제 삼지 않았으면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수요장단(壽夭長短)을 어떻게 할 수 없다. 무학산(회원)  |  2026-02-10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자다가 숨진 85세 현미…'심혈관 질환' 심해진 듯》
  
  현미가 더 살지 못해서 아깝고 분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선하게 살았으니 행복한 임종을 맞았다고 본다. 자는 잠에 죽는 게 소원이라고들 하는데 현미는 그랬으니 행복했다고 봐야 하겠다.
  
  전통적인 오복(五福)은 이렇다
  
  수(壽):오래 사는 것
  부(富):물질적으로 풍요한 것
  강녕(康寧):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평안한 것
  유호덕(攸好德):덕을 쌓고 베풀기를 줄기는 것
  고종명(考終命)=와석종신: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것
  
  현미는 살 만큼 살았고, 물질도 모자라지 않았고, 덕도 쌓고 베풀 만큼 베풀었고, 무엇보다 와석종신했다. 자다가 죽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다만 인간의 욕심에서 좀 더 살았으면 하는 것이지 따져서 말하자면 화려한 삶이었고 복받은 죽음이었다. 그러니 후인들이 너무 입길에 올릴 것 없다.
  
  우리 아버지 형제는 4남 2녀였다. 아버지 형제가 모두 오래 살았고 큰고모는 30년 전에 사망했는데 100살 넘게 살았다. 사람의 수명과 신체는 ‘모계 유전(Maternal inheritance)’이라고 들었다. 우리 4촌 형제들의 일을 통해 저 말이 진리임을 믿는다.
  
  아버지 형제 중에 둘째 큰아버지의 처. 그러니 나의 ‘백모(伯母)’가 30대에 사망했다. 그 집 형제들이 모두 자기 어머니를 닮았든지 다 40살 무렵에 죽었다. 그 이외의 4촌 형제들은 한 명도 죽은 사람이 없다. 가장 큰 사촌 형님은 지금 103살이 넘었고 그 아래 형님은 100살이다. 그들이 모두 수술 한 번 한 적이 없다. 내가 탈장수술을 하니까 “니가 술을 마이 무서 그렇다.”며 나를 나무랐다. 내가 막내이다.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수요장단(壽夭長短)을 어떻게 할 수 없다. 하늘에 달린 것이다. 유명을 달리한 분을 너무 화제 삼을 것 없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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