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만물상] 우표 마약》
‘만물상’을 읽기를 좋아하다 보니 읽지 않고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기사 중에서도 사설과 함께 먼저 읽는 편이다. 그런데 근자에 와, 내용 중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거나 서너 번 되풀이해서 읽게 되는 경우가 생겼다. 오늘도 문장 한 구절을 두어 번 되풀이 읽어도 선뜻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 있다. 이 대목이다.
“▶마약은 인신매매, 무기, 야생동물과 함께 인류가 근절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성행하는 암시장 품목 중 하나다.”
무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야생동물을 근절하려고 하나? 사실일까 싶어서 두어 군데를 검색해보니 도리어 그 반대 이론을 소개하면서 저 말을 부정하고 있다. 천하의 조선일보가 글을 대나깨나 쓰지는 않을 터이고, 더욱이 ‘만물상’인데 잘못 쓸 리도 없다. 어떻게 된 판일까?
이 글을 여기에 올리려 복사, 붙여넣기를 한 뒤에 다시 한번 읽어보니 그제야 야생동물을 근절하려는 것이 아니라 ‘암시장’을 근절하려는 것임을 알았고 잘못된 표현이 아님도 알았다. 글을 성급하게 읽는, 고치지 못하는 내 버릇 탓이었다. 그렇긴 하나, 저렇게 쓰는 것보다 이렇게 쓰면 오독 가능성이 없지 않을까.
“마약은 인신매매, 무기, 야생동물의 암시장과 함께 근절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성행하는 암시장 품목 중 하나다.”
원래의 글자 수대로 쓰고 또 원래 순서대로 배열하려 하니 저렇게 됐다. 글자 수는 조선일보의 문장이 43자, 내가 써 본 게 44자다. ‘암시장’이 두 번 들어가서 매끈하지는 못하다. 이런 이유로, 조선일보가 저렇게 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매끈한 것보다야 오독 가능성이 적은 게 낫지 않을까. 게다가 내가 쓴 것은 거칠지만 직독직해가 된다. 반면에 조선일보의 문장은 '하지만'의 이후를 다 읽어야 바르게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