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닷컴

  1. 칼럼
만물의 영장(靈長)이 90 노모를 때려죽이다니 딸은 때리고 사위는 번견(番犬) 같이 망을 봤다고 한다. 무학산(회원)  |  2026-03-14
<막된 정치가 아닌 윤기 없어서 나라 망할 것
  
  대낮부터 친구와 통술집에서 퍼마시고 지금 막 집에 돌아와서 이 글을 쓴다. 술은 낮술이 최고다. 낮술 마실 핑계도 거룩하게, 멀리서 어릴 적 벗이 왔으니 어찌 낮과 밤을 가리며 마시겠는가. 낮이라 닫혀 있는 통술집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서 자는 아지매를 깨워 술상차려라 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난 아지매가 “원수가 따로 없다.”며 궁시렁대며 주방에 들어갔다.
  
  조선일보를 펴니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90대 노모 때려 쓰러뜨린 뒤 사흘 방치…결국 숨지게 한 60대 딸》
  
  90대까지 산 것만으로도 하늘의 축복인데 하늘의 축복자를 때려 죽이다니 하늘을 때린 것이 아니라 하겠나. 딸은 때리고 사위는 번견(番犬) 같이 망을 봤다고 한다. 까마귀 새끼보다 못한 연놈이다. 우리는 대개 까치는 착한 놈. 까마귀는 시커먼 생김새 때문에 흉악한 놈으로 치지만 아니다. 까치는 성깔이 공격적이고 까마귀는 지능이 높고 순하다.
  
  까마귀를 자오(慈烏), 효조(孝鳥), 반포조(反哺鳥) 곧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새라 한다. 그리고 까마귀의 효성을 반포지효(反哺之孝)라 한다.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도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란 후에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요 진정표(陳情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다.”는 옛말이 있다. 반포지효는 진(晉)나라의 이밀(李密)이 지은 진정표에 나오는 말이다. 무제(武帝)가 이밀에게 관직을 내리자, 이밀이《진정표(陳情表)》를 지어 바치며 자기를 길러 준 할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관직을 사양하는 심정을 아뢰었다. 그러면서 길러 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봉양하는 까마귀에 자기를 비유하였는데, 여기에서 반포지효가 유래하였다.
  
  이런 이야기도 전해 온다. 육적(陸績)이 6세 때 원술(袁術)을 만났는데 원술이 귤을 내놓자 육적이 귤 세 개를 품 안에 넣었다. 떠날 때 절을 하는데 귤이 땅에 떨어지자 원술이 “육랑은 손님으로 왔으면서 품 안에 귤을 넣었단 말인가.” 하니, 육적이 꿇어앉아 “돌아가서 어머니께 드리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三國志》
  
  한갓 미물도 저러하거늘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이 90 노모를 때려죽이다니 기가 찬다. 이 나라가 어찌 될 것인가. 막된 정치가 아닌 나라에 윤기(倫紀 윤리와 기강)가 없어서 망할 것이다. 효도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니까. 감정이 치밀어 올라 더이상 못쓰겠다.
삼성전자 뉴스룸
  • 글쓴이
  • 비밀번호
  • 비밀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