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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밴댕이 소갈머리 언론 캄보디아의 병든 소년을 안아준 게 남의 논문을 베낀 것 같은 표절인가. 무학산(회원)  |  2026-03-21
<抱童 모습도 '표절'이 되는 나라>
  
  오늘 중앙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캄보디아 소년 안은 김건희…"햅번 표절" 그 사진의 진실 유료 전용》
  
  나는 중앙일보의 ‘Plus’ 회원이 아니므로 기사를 다 읽을 수 없다. 그래서 김건희 씨가 오드리 햅번을 표절했다는 주장으로 이해하고서 이 글을 쓴다
  
  앉아서든 서서든 아이를 안게 되면 모두가 저런 모습으로 안는다. 의도적으로 다른 모습을 꾸며 보일 것이 아니다면 말이다. 그런 것을 갖고 ‘표절’ 운운하며 대문짝만한 기사를 올렸다 신문이라기보다 잡지 같다.
  
  기껏 아이 하나를 안은 모습에다가 ‘양심’에 관계된 ‘표절’이란 말을 한 것은 김건희는 양심이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표절이든 아니든 전제부터 한심한 것이다. 설혹 표절이 아니다는 말을 하려고 저 기사를 올렸더라도 마찬가지다. 표절이니 아니니 떠드는 것을 기사화한 마음 바닥에는 표절 주장에 동감함이 없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표절이 아니다고 생각한다면 일체 무관심하여 저런 기사와 사진은 싣지도 않을 것이다.
  
  “며느리가 미우면 발뒤축이 달걀 같다고 나무란다.”는 속담이 있다. 발뒤축이 달걀 같은 것은 정상이다. 며느리가 정상인 것에도 미운 감정이 솟는 것이다. 김건희가 아이를 안은 모습은 정상적으로 안은 모습이다. 생각 없이 그렇게 안았을 수도 있고 혹 오드리 햅번을 흉내 내어 안았을 수도 있다. 그게 무슨 문제인가?
  
  분석심리학자 칼 융은, '영웅'이나 '현자'의 이미지를 닮으려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 본능이라 주장했고, 그것을 원형(Archetype)이론이라 이름했다고 들었다. 대통령의 부인이니까 유명인사를 흉내 내고 싶은 마음은 장삼이사의 그런 심리보다 더 클 것이다. 대통령 부인이 유명인사를 닮고 싶어하는 마음이 현실화되어 실천되면 국가와 국민이 나아진다. 도리어 박수를 보내야 할 마당에 ‘표절’이라 시비하다니 밴댕이 소갈머리라 하겠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보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를 닮으려는 마음은 곧 자기 발전의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된다. 오래 전, 여기서 나와 다투었던 사람이 나를 비웃으며 이런 댓글을 달았었다.
  
  “하루종일 조갑제닷컴에서 산다.”
  
  옳게 봤다. 하루종일 내가 여기서 산다는 것을 본 그 사람도 마찬가지로 하루종일 드나들었기에 보았을 것이다. 지금도 하루에 여러 번 여기에 드나든다. 그렇게 하면 혹시 나도 조갑제 선생처럼 될 수 있을까봐 그러는 것이다. 하찮은 나도 이러한데, 대통령 부인이야 오죽 표절하고 싶었겠나 표절에는 타인을 닮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있고, 닮고 싶은 마음은 배우고 싶다는 마음과 통한다. 그런 마음이어야 발전한다
  
  어느 부부는 정도가 심한 파렴치범이었다. 그래도 차마 부부를 동시에 수감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 부부는 동시에 갇혀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 하나 안은 것도 비난거리가 됐다. 세계인이 질겁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욕했을 것이다. 야만 민족이라 타매했을 것이다. 이때의 인정(仁政)과 선정(善政)은 정치 도덕책이 될 것이다.
  
  ※ 장자에 '한단보(邯鄲步)'란 말이 있다. 연(燕)나라 사람이 조(趙)나라 한단에 갔다. 거기 사람이 걷는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그 보행(步行)을 본받고자 그렇게 걷는 방법을 배웠는데 배우지 못하였다. 나중에 오히려 자기 나라의 걸음걸이도 잊어버리고 기어서 돌아왔다고 한다. 걸음걸이도 배우려는 게 인간 심리이다. 캄보디아의 병든 소년을 안아준 게 남의 논문을 베낀 것 같은 표절인가.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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