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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이정현, 그냥 시끄럽기만 한 '동네북'?…그 마이웨이의 해부 실제 내용적으로 물갈이는 된 게 없으면서. 최보식(최보식의 언론) 편집인  |  2026-03-21
요즘 국민의힘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동네북'이 되고 있다. 공천과 관련된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해당 지역 정치인들도 반발하고, 대부분 언론들도 이정현 위원장의 무모한(?) 공천 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같은 편'으로 분류되는 장동혁 대표조차 20일 "대구와 충북의 경선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들을 빠짐없이 챙겨 듣고 있다. 더 이상 갈등이 커져서는 안 된다"며 "당대표로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이 이루어지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 하겠다"고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다음날인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해도 가겠다. 시끄러워도 밀고 가겠다"며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이 바꾸라고 해서 바꾸는 걸 보복이라면 국민의 요구를 보복이라고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며 "공천이 왜 시끄럽겠느냐. 기득권이 흔들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들리는 소리는 잡음이 아니라 낡은 정치가 무너지는 소리이고 새로운 정치가 태어나는 진통"이라며 "이런 변화가 보복으로 느껴진다면 그건 그 변화의 대상이 바로 자신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공관위원장의 말에 일리가 있지만, 문제는 그렇게 시끄럽게 했는데 막상 공천받았거나 받을 후보들이 전혀 새롭지 않고 상품성도 없으며 그저 그렇다는 점이다. 실제 내용적으로 물갈이는 된 게 없으면서 그냥 시끄럽기만 한 것이다.
  
  가령, 국힘 공천만 받으면 당선 확실시 되는 경북도지사의 경우 이철우 현 지사와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대결로 됐는데 여기에 무슨 '혁신'이 있나. 둘 다 윤석열 계엄옹호론자였다. 등록한 후보자들 중에서 고를 인물이 없기도 했지만, 이게 시대가 요구하는 것인가.
  
  대구시장 후보군에서 주호영· 추경호 의원 등을 컷오프시킬 작정인데, '윤석열 정권의 상징'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나 '박근혜의 대리인' 유영하 의원 등이 공관위에서 밀고 싶은 혁신 후보인가.
  
  충북지사의 경우 논란이 있었던 김영환 지사를 컷오프시킨 것은 그렇다 치고, '윤석열 변호인' 윤갑근 변호사, 윤석열 정권 시절 경찰청장 윤희근, 비례대표 초선 출신 김수민 정무부지사 중에 택일한다는 게 어떤 혁신의 의미가 있나.
  
  그렇게 시끄럽게 했던 박형준 부산시장 컷오프 시도도 그렇다. 남은 후보는 용산대통령실의 법무비서관(검사) 출신 주진우 의원 한 명뿐인데 그를 단수공천하려 한 게 과연 혁신인가. 결국 불필요하게 소음만 일으키고 경선하는 걸로 후퇴했다.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오세훈 시장을 날려버릴 계획이 있는지 모르나, 그러면 그 대안은 뭔가. 윤희숙 전 의원, '윤어게인' 이상규 원외당협위원장, 이승현 무역협회 부회장, 여기에 추가등록한 관료 출신 박수민 의원(서울 강남을) 중 한 명을 본선에 내세울 것인가. 오세훈도 본선에서 쉽지 않지만, 객관적으로 나머지 후보들의 경쟁력은 훨씬 더 형편없다.
  
  이 공관위원장은 마치 선거를 '기적'이 일어나면 당선될 수도 있다는 요행으로 보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굉장히 무책임한 것이다. 어차피 이번 선거는 거의 대참패가 예정돼 있어 뭔가 시끄럽게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공천 전략이 대안 카드도 없이 현실을 붕 떠나 4차원에서 세워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틀간 사퇴 소동 뒤 복귀하면서 "자신이 전권을 부여받았고 공천 결과에 대해 다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대체 국회의원 뱃지조차 없는 자신의 무엇으로 책임을 질 수가 있나. 꼭 이정현의 책임이라기보다 당을 폐허로 만들어놓은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이지만.
  
  장동혁 체제가 사퇴하고 '윤'을 떠올리게 하지 않는, 가령 박근혜나 이준석 같은 인물이 선거를 지휘하는 것 외에는 다른 답이 없다. 아래는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SNS에 올린 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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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친박 보복이다”, “잡음이 많다”는 말이 나옵니다. 국민이 바꾸라고 해서 바꾸는 겁니다. 그걸 보복이라면 국민의 요구를 보복이라고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공천이 시끄럽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시끄럽습니다. 왜 시끄럽습니까. 기득권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조용한 공천은 대부분 이미 다 정해진 공천입니다. 그게 더 위험한 겁니다. 조용하면 편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조용하면 죽습니다. 조용한 당은 죽은 당이고, 소리 없는 정치는 이미 끝난 정치입니다.
  
  지금 들리는 소리는 잡음이 아닙니다. 낡은 정치가 무너지는 소리이고 새로운 정치가 태어나는 진통입니다.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가 보복으로 느껴진다면 그건 그 변화의 대상이 바로 자신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정치는 누가 더 오래 버텼느냐의 경쟁이 아닙니다. 누가 더 시대를 바꿀 수 있느냐의 경쟁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리 지키는 정치가 아니라 판을 뒤집는 정치입니다. 그래서 저는 선택했습니다. 불편해도 가겠습니다. 시끄러워도 밀고 가겠습니다. 조용한 실패보다 시끄러운 혁신을 택하겠습니다.
  
  국민이 바꾸라고 하면 바꾸겠습니다. 그게 정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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