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불기소 처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법왜곡죄'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귀추가 주목되는, 참으로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12일 김태훈 합수본부장과 전재수 후보 사건 담당책임자를 법왜곡죄 및 특수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합수본이 전 후보에게 수사상 부당한 이익을 주려 관련 법령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다"며 "사무실 PC 초기화나 하드디스크 훼손 등 증거 인멸 행위가 수사로 드러났는데도 이를 후보 보좌진의 독단적 행동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고발 사건을 접수한 경찰이 또 '혐의 없음'으로 처리하면 또 '법왜곡죄'로 고발당할지 모른다.
민주당은 '사법 개혁 3법'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월 26일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왜곡죄는 판사·검사와 사법경찰관이 형사 사건에서 법률 적용을 왜곡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제부터 경찰이 검사의 기소권 행사와 법원의 재판 결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대해서도 '법을 왜곡했다'는 고발을 통해 수사할 수 있게 된다. '법왜곡죄법'가 검·경찰과 판사들을 위축시켜 소신있게 자신의 직무를 못하게 만들 거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무리하게 '법왜곡죄'를 밀어붙인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 있다고 봤다. 이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 수사·기소 검찰과 재판관들을 겨냥한 압박용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의도가 다분히 작용됐을 것으로 본다.
법왜곡죄법가 통과되니, 당초 예상대로 자신을 잡아넣었거나 억울하게 했던 검·경찰과 판사들에 대한 범죄자들의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전재수 후보를 불기소한 합수본 관계자를 고발할 수있게 된 것은 나름대로 법왜곡죄의 '부수효과'다. 법왜곡죄가 현재의 권력에 눈치보는 검경과 법원을 견제하고 위협할지 모른다.
전재수 후보는 2018년 통일교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관련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의 까르티에 시계 1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9년 자서전 구입 대금 명목으로 현금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하지만 합수본은 금품 액수가 불분명하다며 3000만 원 미만으로 낮춰 보고, 그에 맞춰 공소시효 7년을 적용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그 시점도 전재수가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바로 다음날이다.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의심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똑같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구속기소됐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는 대조된다.
무엇보다 합수본은 전재수 후보는 기소하지 않고, 대신 보좌진 4명에 대해 PC를 초기화하고 하드디스크를 손괴·유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런 수사결과에 대해 검경 합수본이 권력 눈치를 안 봤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