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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세월 좋을 땐 안 하고 지금은 하겠다? 말을 함부로 할 것도 아니요 지난 일이라 하여 까먹어서도 안 될 것이다. 무학산(회원)  |  2026-05-02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김경수 "경남만 마이너스 성장 李와 찰떡궁합으로 살릴 것“》
  
  잘 하겠다는 뜻이야 훌륭하다. 그런 좋은 포부를 왜 이제야 가졌나? 김경수는 문재인 사람이었고 문재인 때 경남 도지사를 했다. 얼마든지 찰떡궁합으로 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도리어 수사받고 감옥에 갔다. 좋은 여건일 땐 찰떡궁합을 안 했으면서 왜 지금에야 찰떡궁합으로 하겠다는 건가.
  
  경남만 마이너스 성장이란 말은 자기 이외의 도지사들이 모두 잘못했다는 말이자 자기는 잘하는 사람이다는 말로 들린다. 아무리 선거판이기로서니 저렇게 말해서야 쓰나. 참고로, 홍준표는 경남지사일 때 경남의 채무 1조 3488억 원을 다 상환했다고 선언했다. 자잘한 반론은 있었지만 죄다 갚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노조 천국이란 말이 떠돌면서 빚투성이였던 진주의료원을 폐쇄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말을 함부로 할 것도 아니요 쉽사리 할 것도 아니며 지난 일이라 하여 까먹어서도 안 될 것이다. 국어를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무엇도 사랑하지 못한다. 누구든 자기의 지난 일을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면, 그런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도 정성이 없는 사람으로서, 타인을 위한 정성 또한 없을 것이다. 게다가 어찌 모르는 도민까지 잘 되게 해주겠는가. 저렇게 말하느니 나같으면 이렇게 말하겠다.
  
  ”미처 못다 한 일을 마저 하여 이루겠다.“
  
  비단 김경수만이 아니라 요즘 정객의 말에는 언어 질서가 없고 말본새도 없다. 왜 그럴까. 청자(聽者)를 염두(念頭)에 두지 않고 자기 본위로 말하기 때문이다. 말 특히 선거 발언은 청자가 들으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청자를 생각한 뒤에 말을 해야 제대로 된 말이 나온다. 집쥐가 기둥뿌리를 갉아먹듯 정치가 언어 질서까지 갉아먹고 있다.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게 될까 두렵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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