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30일 ‘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였다. 이 법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법인카드·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을 일괄 특검 수사 대상으로 삼고, 특검에게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 권한까지 부여함으로써 공소취소를 통해 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소멸시키려는 것인데, 이는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권력 사유화 입법이다.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
이 법안은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Nemo iudex in causa sua)’는 법치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특검 후보 추천권은 사실상 여당과 그 위성정당이 장악하고 있고, 그 후보 중 1인을 임명하는 권한은 다름 아닌 피고인 본인인 대통령에게 있다. 자신이 임명한 특검이 자신의 형사재판에 관한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구조는 적법절차(헌법 제12조)와 재판청구권(헌법 제27조)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므로,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 법안은 또한 헌법 제84조가 정한 대통령 불소추특권의 입법취지도 가차없이 왜곡한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불소추특권은 대통령 개인에게 특권을 부여한 것이 아니라 국가원수로서의 직책 수행을 보장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대통령 재직 중 재판이 정지된 틈을 악용하여 직무수행 보장을 위한 한시적 방패를 영구적 면죄부로 변질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헌법이 예정한 바 없는 자기사면의 제도화로서 헌법질서 그 자체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다.
이 법안의 또다른 문제점은 권력분립의 원칙과 사법권의 독립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는 점이다. 이미 적법한 공소제기를 거쳐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의 공소유지 권한을 입법으로 강제 이첩하여 특검의 정치적 판단에 맡기는 것은, 형사소송법이 정한 국가소추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법원의 실체적 진실 발견 기능을 형해화한다. 대검찰청조차 이례적으로 “재판의 독립성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은 그 위헌성이 검찰 내부에서조차 외면할 수 없을 만큼 명백하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조작기소’라는 가공의 전제 위에 세워진 처분적 입법이다. 이 법안이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사건들은 이미 적법한 공소제기 절차를 거쳐 법원의 심리가 진행 중인 구체적·개별적 사건이다. 입법자가 특정 피고인의 특정 사건만을 겨냥하여 1심 선고 전 공소취소가 가능하다는 형사소송법 제255조의 시한을 의식한 듯 ‘공소유지 여부 결정’ 조항을 끼워 넣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은, 평등원칙과 일반성·추상성을 본질로 하는 법률유보원칙을 막무가내 유린하는 처분적 법률을 만들겠다는 것이므로 위헌이다.
나아가 이 법안은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 불능 상태로 파괴한다. 검찰의 기소가 부당하다면 법정에서 무죄로 다투면 될 일이고, 절차적 위법은 공판절차상 구제수단으로 시정하면 충분하다. 그럼에도 피고인 본인이 후안무치하게도 입법권을 동원하여 자신을 심판할 검사를 직접 임명하고 자신의 재판을 통째로 소멸시키려는 것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공화국의 근본 약속을 폐기하고 나라의 헌정질서를 근저에서부터 무너뜨리는 반역적 행위이다.
법치주의는 법이 권력자에게 더 엄격히 적용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헌법정신이 된다. 이재명 정권이 강행하려는 이 법안은 그동안 우리가 힘들게 쌓아 올린 국민주권원리, 권력분립 원칙, 사법권 독립, 적법절차, 평등원칙 등 핵심적 헌법 가치를 동시에 파괴하는 위헌입법이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자신을 위한 공소취소 입법 추진을 좌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헌법 제84조의 불소추특권은 재직 중 형사소추를 일시 정지시킬 뿐 결코 범죄혐의 자체를 소멸시키는 면죄부가 아니다. 대통령은 헌법수호의 궁극적 책무를 지는 자로서 민주당에게 이런 야만적 법안의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직접 요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수준 이하의 법안이 통과될 경우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진실로 결백하다면 법안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임기를 마친 뒤 한 사람의 시민으로 법정에 서서 떳떳이 사법적 판단을 받겠다고 국민 앞에 분명히 선언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라의 정통성과 국가권력의 권위를 지켜야 할 국가원수로서의 최소한의 의무이자 양심을 지닌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도리일 것이다.
2026.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