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닷컴

  1. 최신정보
국힘이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최악 중 최악! 부정선거론자들이 사전투표제의 보안성과 신뢰성을 문제 삼는데 부재자투표제는 현행 사전투표제보다 오히려 더 문제가 많다. 류종렬(자유기고가)  |  2026-06-19

18일 국민의힘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사전투표제 폐지, 부재자투표 부활, 당일투표일(본투표일)을 2일로 하고, 당일투표소에서 현장 개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투개표 시스템을 이렇게 개악하기도 참 힘들 것이다.


이번 투표지 부족 사태로 참정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 것은 당일투표이고, 사전투표와는 관련이 없다. 그런데 국힘당은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고 예전의 부재자투표를 부활하자고 주장한다. 


사전투표제를 폐지하면 국민들의 참정권이 근본적으로 제약(침해)을 받게 된다. 사전투표제는 주소지와 떨어져 근무하는 직장인, 다른 지역으로 유학한 학생들, 군복무 중인 장병들, 재소자들, 불가피한 사정으로 선거일에 선거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이다.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고 부재자투표를 시행하면 사전투표제에서는 투표하던 사람들이 부재자투표제에서는 투표를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게 된다. 사전투표제에 익숙한 유권자들이 부재자투표에서 복잡성과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투표를 편하고 쉽게 하게 하여 참정권을 확대하고자 실시하는 사전투표제를 폐지하는 것은 사실상 국민들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부재자투표는 선거 2~3주 전에 부재자투표 신고(신청)를 받고, 신청자의 신분을 확인 후 선거신청자가 원하는 주소로 투표지와 회송용봉투를 송부한다. 이런 작업을 선관위가 일일이 해야 하고, 모두 등기우편으로 가게 돼 당사자 수취가 되지 않으면 배달도 안 된다. 신청자는 수취한 투표지를 들고 부재자투표일에 부재자투표소로 가서 신분 확인을 받고 부재자투표를 해야 한다. 이런 번거러움 때문에 주소지와 다른 곳에 근무하거나 유학하여 당일투표를 못하는 직장인과 대학생 등 일반인들은 부재자투표 신청을 하지 않고 아예 투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부재자투표를 신청한 사람은 86만1,867명이었고, 이 중에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한 사람은 75만5,041명으로 부재자투표율은 87.6%로 부재자투표 신청을 하고도 부재자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이 12.4%(106,826명)에 달했다.


부재자투표 신청자 중에 군인·경찰공무원 563,071명, 일반인 210,957명, 선거관리 종사자 87,839명으로 군인·경찰공무원이 전체 부재자투표 대상자의 65.3%를 차지했다. 부재자투표 신청을 하고도 부재자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 중에는 일반인이 많을 것이라 본다면 실제 일반인 부재자투표자는 15만 명이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고 부재자투표를 실시하면 일반인들 중에 부재자투표를 하는 사람은 1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선거관리 종사자들을 합쳐도 20만 명은 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제의 편리성과 접근성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부재자투표 이용률은 예전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 예상된다. 


국민의힘의 개정안은 부재자투표를 이틀에 걸쳐 실시하고, 읍,면,동에 각 1개소 씩 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장병들은 별도의 부대 내 부재자투표소에서 하고, 일반인들과 선거관리종사자들은 전국의 약 4,500개의 각 읍,면,동에 설치된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게 될 것이다. 20만 명이 4,500개 부재자투표소에서 이틀에 걸쳐 투표를 하면 1개 부재자투표소의 1일 투표자 수는 고작 22.2명에 불과하게 된다. 12시간/일 투표를 함으로 시간당 1.85명이 투표를 하는 꼴이다. 한 시간에 2명도 하지 않는 투표를 위해 그 많은 투표사무원과 소방, 경찰 인력을 동원하는 이런 비효율적이고 행정 낭비가 극심한 투표를 해야 하는가? 


어차피 부재자투표도 사전투표이고 우편으로 투표지를 해당 선관위로 우송해야 하는 것은 현행 사전투표제와 다를 것이 없고, 해당 선관위가 부재자투표지를 받아 당일투표일까지 보관해야 하는 것도 사전투표제와 똑같다. 


부정선거론자들이 사전투표제의 보안성과 신뢰성을 문제 삼는데 부재자투표제는 현행 사전투표제보다 오히려 더 문제가 많다. 통합선거인명부를 사용하는 것은 현행 사전투표제와 똑같아 부정선거음모론자들이 지적하는 사전투표제의 문제점을 부재자투표제는 모두 다 갖고 있고, 이에 더해 사전투표제에는 없는 치명적인 문제도 있다. 


부재자투표는 신청과 투표지 발송 등 현행 사전투표제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절차가 있어 이 과정에서 실수와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부재자투표 신청을 해 놓고도 부재자투표를 하지 않고, 본투표(당일투표)를 하는 경우도 많아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 오류도 있을 수 있다. 심지어 부재자투표를 하고 당일투표를 하는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관리가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 


장병들이나 재소자들은 별도의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게 되는데 상부의 외압에 의한 자유 의사를 방해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부재자투표를 폐지하고 사전투표제로 바뀐 결정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사전투표제가 보안성이 떨어지고 신뢰하기 힘들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사전투표제보다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재자투표제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그 동안 애써 발전시켜온 투개표제를 부정하는 퇴행일 뿐이다. 


무엇보다도 부재자투표는 국민들의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불편함을 가중시켜 국민들의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제약한다. 당일 투표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로 참정권 침해가 논란이 되었는데 엉뚱하게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고 국민들의 참정권을 제약하는 부재자투표로 돌아가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본투표를 이틀간 실시하자는 것도 웃긴다. 이틀을 하게 되면 이틀 모두를 공휴일로 지정할 것인가? 아니면 둘째 날만 선거일로 지정해 공유일로 하겠다는 것인가?


첫째 날은 실질적으로는 사전투표로 첫째 날 투표함 관리도 현행 사전투표제에서와 마찬가지로 해야 한다. 첫째 날 투표가 끝나면 투표함을 선관위로 이송하여 보관했다가 둘째 날에 다시 투표소로 이송해야 한다.


부재자투표 이틀, 본투표도 이틀을 하게 되면 지금보다 하루 더 투표를 하게 되는데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계산해 보았는지 모르겠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국민들의 참정권이 신장되고, 보안성과 신뢰성이 높아진다면 모르겠으나, 정반대인데 왜 비용을 더 들여 저런 짓을 해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더 가관인 것은 개표다. 개표는 본투표일 둘째 날, 각 투표소에 실시하고, 우편으로 송부된 부재자투표ㆍ거소투표ㆍ선상투표만 개표소에서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하되, 투표소에서의 투표결과와 개표소에서의 개표결과를 합계하여 최종 개표결과를 공표하도록 하겠단다.


아마 대만 식의 투개표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 대만 식으로 하려면 전국에 본투표소를 몇 개를 설치해야 한다고 보는가? 대만은 선거인 수 약 1천명당 1개소의 투표소를 설치한다. 투표소에서 바로 수개표를 하려면 투표소당 선거인수가 1천명 이상이 넘어가면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선거인 수가 약 44백만 명임으로 본투표소를 44,000개를 설치해야 한다. 44,000개 투표소를 설치하면 투표관리관만 44,000명이 필요하고, 경찰과 소방원을 포함한 투표사무원은 최소 440,000명이 필요할 것이다. 각당 투표참관인 2명씩이면 투표참관인도 20만 명이 넘어야 할 것이고.


개표도 마찬가지이다. 현재는 251개 개표장에서 집단 개표하지만, 투표소 현장에서 개표하면 44,000개 개표장에서 개표하게 되어 이 개표장에 전기, 소방 등의 설치 등의 비용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다. 더구나 거소투표, 부재자투표, 선상투표는 시,군,구 선관위가 개표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251개 지역 선관위에 개표소가 설치되어야 하는 것은 지금과 마찬가지이다. 즉, 지금보다 개표소가 44,000개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동원되는 인원에 대한 인건비도 지금보다 훨씬 많이 들고 다른 비용을 합치면 어마어마하겠지만 비용이 문제가 아니다. 투표, 개표의 관리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져 부정의 개입이 지금보다 더 용이해진다.


투표소가 44,000개소로 대폭 늘어나니 각 당에서 투표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감시하는 투표참관인을 모든 투표소에 배치하지 못하게 되고, 개표 시에도 마찬가지이다. 투표참관인 뿐아니라 일반인, 언론들도 개표 감시에 훨씬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감시가 지금보다 훨씬 적어져 투표, 개표과정에서 부정 개입의 여지를 지금보다 훨씬 열어주게 된다.


대만의 경우, 투개표에서 실제로 부정선거 사건이 발생해 당선이 무효가 되는 사례가 많았다. 소규모 단위로 투개표를 하기 때문에 매표가 쉽고 수 명만 작당하면 쉽게 부정행위 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개표결과의 집계도 지금보다 훨씬 힘들어지고 부정확해지고 오류가 발생할 여지도 크다. 현재는 251개 개표장에서 개표가 이루어지니 251개소에서 집계를 하면 되지만 당일투표소에서 개표할할 경우는 44,000개소의 개표장의 개표결과를 모두 집계해야 한다.


251개 개표장에서 개표한 이번 지선에서도 개표결과의 입력 오류로 말이 많은데,  44,00개소의 개표장의 개표결과를 합산하고 입력하게 되면 계산 오류와 입력 오류의 사례가 훨씬 늘어나게 될 것이다.


본투표소가 44,000개로 늘어나면 득표수가 동일한 쌍이 지금보다 10배는 더 나오게 될 것이고, 세 쌍둥이는 물론 네 쌍둥이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오면 부정선거음모론자들은 또 이를 트집 잡고 부재자투표에서 부정이 있었다느니, 이틀 간 당일투표를 하게 한 것은 부정을 저지를 시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냐 등 별별 음모론을 시전할 것이다.


국힘당 개정안대로 하면 현재 선관위 관리 부실로 나타나는 현상(문제)이 완전히 사라질까? 국힘당과 국힘당원들이 투개표업무를 모두 관장한다고 해도 저런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어차피 투개표 업무를 사람이 하는 이상 완벽하게 진행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관리부실로 인한 문제들은 그대로 나올 것이다. 오히려 더 발생할 것이다. 3천만명 정도가 투표를 하고, 44,000개소에서 투표와 개표가 이루어지는데 실수나 오류가 없을 수 없다. 국힘당 개정안대로 한다고 해서 국민들의 참정권이 더 보호되고 투개표의 보안성과 신뢰성이 높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부정의 여지를 더 주게 되고, 신뢰성은 더 떨어질 것이다. 그때는 부재자투표도 없애고 당일투표도 없애자고 할 셈인가?

  

현행의 사전투표제는 부재자투표의 부작용을 없애고 국민들이 참정권(투표)을 용이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온 제도이다. 그것도 보수 정권에서 만들고 시행한 제도이다.


지금은 잘 정착되어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는데, 국힘당이 나서 부정선거음모론자들의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받아들여 폐지하자니 어이가 없다.

삼성전자 뉴스룸
  • 글쓴이
  • 비밀번호
  • 비밀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