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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는 바이킹 말이다! 趙甲濟  |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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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윤석열 계엄 사태 이후 수첩형 『대한민국 헌법』(헌법재판소 발간)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변호사·판사·검사 출신들을 만나면 묻는다. “로스쿨 나오셨는데 영어 Law가 어느 나라 말에서 유래했는지 아세요?” 맞힌 이가 없었다. 어원학(語源學)이 모든 학문의 출발인데 왜 한국 법학 교육은 법제사(法制史) 같은 뿌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을까.

 

Law는 바이킹 말 lagu에서 유래한다. ‘제 자리에 놓는다’는 뜻이다. 법의 본질적 기능을 공동체의 질서 유지에 둔 것이다. ‘法(법)’의 문자적 뜻도 ‘물처럼 공평하게 문제를 해결한다’이다. 반면 독일어에서 법은 Recht로서 게르만어이다. 힘, 권력, 정의 등의 뜻을 가져 편안한 Law보다 권위적이다. 보통사람들의 상식을 믿는 영미법(배심제)과 소수 엘리트(판·검사)의 판단을 신뢰하는 대륙법의 차이를 반영한다. 삶의 질이나 행복도 등에서 최상위권에 드는 나라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 영국 등인데 바이킹(노르만)식 법치가 보장하는 사회적 안정성 덕분일 것이다. 야만이 법치를 만나 문명 건설자가 된 경우이다.

 

바이킹 중 최고 싸움꾼은 덴마크였다. 10세기 국가를 건설했고 크누트 대왕 때 잉글랜드·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에 걸친 북해(北海)제국으로 팽창했다. 1066년 바이킹의 후예인 윌리엄공이 이끄는 노르만 전사 7000명은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출항, 잉글랜드에 상륙해 하루 만에 앵글로색슨 왕과 귀족들을 몰살시킨다. 지배층이 완벽하게 교체되었다. 그 뒤 약 2만 명의 노르만 귀족들이 약 200만 명의 앵글로색슨족을 통치하고 공용어가 수백 년간 프랑스어로 바뀐다. 바이킹의 야성과 프랑스 문화를 혼합시킨 잡종강세(하이브리드)의 본성을 가진 노르만은 영국을 경영하며 위대한 문명 건설자가 되는데 로마와 비견되는 ‘시스템 빌더’로 평가된다.

 

노르만의 3대 문명사적 기여는 로마네스크 건축 붐(성과 성당),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제도화해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점, 영어에 수많은 프랑스어 단어를 보태 풍성한 표현력을 가진 세계 언어로 발전시킨 점이다. 노르만 전사들은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력이 아니라 법치임을 터득한다.


현존 민주제도의 출발점인 1215년 마그나 카르타(대헌장)는 노르만 왕(존)과 노르만 귀족 사이의 타협 문서이다. 여기서 명시된 인신구속 시의 적법 절차 준수, 의회 제도, 왕의 조세권(租稅權) 제한 등은 왕을 법의 지배 아래에 두려는 시도였다. 이의 집행을 두고 왕과 의회가 400년 이상 싸우다 1649년 찰스 1세 처형, 1688년 명예혁명, 그 이듬해 권리장전 선포에 의해 의회 주권의 법치가 확립되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바이킹-노르만 법치의 유산이 들어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4항 ‘형사 피고인은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는 노르만이 발전시킨 보통법(Common Law)과 배심제 등 형사소송 절차의 산물이다. 배심제-고문 금지-진술 거부권-무죄 추정 원칙은 ‘피고인이 무죄를 입증할 의무는 없다. 국가가 유죄를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죽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던 바이킹은 재판 절차도 권력 주도가 아니라 쌍방의 공정한 결투장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무죄추정 전통이 명문(明文)으로 확립된 것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직후 나온 인권선언 제9조이다. 한국 사회부 기자들이 1980년대 고문사건을 집중 보도, 한 세대 만에 수사기관에서 이 악습이 근절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점도 기억할 만하다. 1970년 변호사 출신인 닉슨 미국 대통령은 여배우 샤론 테이트 등 8명을 살해한 사건의 총책 찰스 먼슨을 ‘범죄자’로 지칭했다가 무죄 추정 원칙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먼슨은 ‘피고인’으로 불려야 했던 것이다. 지난 7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동훈 의원은 범죄행위로 제명당한 것이지 해당행위로 제명당한 게 아니다”는 말을 했다. 판사 출신 정치인이, 기소된 적 없는 한동훈의 신분을 형사 피고인을 넘어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범죄자 취급을 했는데도 별 문제 제기조차 없었다.


장동혁 대표는 선관위에 의한 투표율 오기입(誤記入)을 부정선거라며 전국 재선거를 주장한다. 전국 재선거는 2700만 명이 투표한 지방선거 전면 무효화, 즉 참정권 부인을 전제로 하는데 이는 쿠데타나 혁명으로만 가능하다. 윤석열과 장동혁 같은 이들의 위험성은 법률 기술이 권력이나 선동과 결합할 때의 파국이다. 전국 재선거를 ‘참정권 수호’라고 선전하는 것은 소설 『1984』의 세상에서 선동기관을 ‘진실부(Ministry of Truth)’라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상식이 무너지면 ‘법의 지배(Rule of Law)’는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로 전락해 공동체를 뒤집는, Law의 본성에 대한 반역이 된다. 

삼성전자 뉴스룸
  • 북한산 2026-08-22 오전 10:16:00
    조갑제 기자는 한동훈 .com 전속 기자로 소속변경을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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