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대표 손학규가 사면초가 상태다. 지난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당내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다가오는 추석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달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당내 호남출신의원들은 제3지대론을 들고 나오며 손학규를 공격하고 있고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도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 무슨 미래가 있으며 계파가 이렇게 많은가도 문제다. 손학규는 한때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로부터 기대되는 정치인 1위에 오르기도 한 참 괜찮은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그의 잇따른 변절은 손학규에 대한 기대를 송두리째 날려버리고 말았다. 손학규는 서울대 정치학과와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라는 번듯한 학력과 참신성이 YS로부터 인정을 받아 정계에 입문했다. 그래서 국회의원과 장관, 도지사 등의 감투도 차지하면서 전도양양해 보였으나 변절과 배신은 그를 몰락의 길로 가져갔다.
손학규는 정치활동을 하면서 두 번의 사퇴와 두 번의 정계은퇴 선언을 비롯해서 세 차례에 걸친 당대당 통합이란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다. 양치기 소년과 같은 거짓말장이 정치인으로 전락했다. 이런 손학규의 정치적 행로는 결국 '손학규는 믿을 수 없는 정치인'이란 낙인이 찍히게 했고 독배(毒盃)가 되었다. 한때 전라남도 강진에 내려가 토굴(土窟)에 칩거하면서 수염 기른 야인(野人) 행세도 했다.
그러나 손학규는 정치권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정계로 돌아오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는 과오를 저질렀다. '믿을 수 없이 쇼나 하는 정치인 손학규'는 이제 같은 정당 당원과 의원들로부터도 버림받고 있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거기다가 야당이면서도 야당답지 않게 선거법 개정 등에 대해 집권세력과 야합하려 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중적 행보의 정치인으로 전락한 손학규에 대한 국민의 시선 또한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손학규의 가벼운 입놀림과 언행은 이제 국민의 시각으로부터도 멀어져 가고 있다.
정치인은 돌아올 때와 떠날 때를 알아야 하고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 가벼운 언행과 변절의 행보는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된다. 손학규는 더 망신당하기 전에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정치는 머리나 말로 하는 것이 아니고 행동으로 하는 것이다. 정치는 잔재주나 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지덕체를 갖추어야 한다. JP가 이르기를 "정치는 허업(虛業)"이라고 했다. 허업에 빠져 허덕이는 손학규의 모습이 측은해 보인다. 손학규 대표를 보면 재승박덕(才勝薄德)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