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국 임명 강행이나 철회 이후에 전개될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지도력이 있는 사람인가, 오늘 그의 발언을 놓고 분석한다. 그는 오늘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정말로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오늘 최고위원회의를 열게 됐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께 진심으로 말씀드린다. 범법자 조국, 이제 포기하시라. 검찰 공격, 부당하다. 즉각 멈추시라. 이제 국민의 분노가 조국을 넘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하고 있음을 직시하시라. 지난 금요일 인사청문회는 조국이 가야할 곳은 법무부장관실이 아니라 검찰청 조사실임을 명백하게 입증한 자리였다. 조국은 그동안 제기된 수많은 의혹들에 대해서 어느 하나도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 논문은 취소됐고, 인턴은 가짜였고, 표창장은 위조였다. 그런데도 조국은 답변을 회피하고, 거짓말 늘어놓고, 엉터리 자료를 내놓으면서 국민과 국회를 우롱했다. 오히려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으면서 새로운 의혹과 범죄혐의까지 드러났다. 심지어 조국이 부인 정경심 교수와 공모하여 직접 증거를 인멸하고, 또 증언조작에 나선 사실까지 드러났다. 조국 부인과 본인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해서 거짓증언을 하라고 압박하고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인은 압수수색 직전 대학교 PC를 몰래 들고 나와서 증권사 직원의 차량에 감춰놓기도 했다. 부부가 함께 증거인멸에 나선 것이 명백해졌다. 오죽하면 검찰이 공소시효 불과 70분 남겨놓고 정경심 교수를 기소했겠는가. 조국 부인은 물론 조국 본인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강력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처럼 조국의 불법, 탈법, 증거인멸, 증언조작, 거짓말 의혹이 산처럼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지금 청와대, 정부, 여당 모두 나서서 ‘조국 지키기’에 애쓰고 있다. 검찰이 법대로 수사하고 있음에도 ‘미쳐 날뛴다’, ‘검찰이 정치한다’ 이런 원색적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게 청와대, 여당이 할 말인가."
여기까지는 기사모음에 불과하다. 황교안 자신의 생각이 없다. 나열식이다. 시간 낭비란 느낌이 온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기자들은 "기사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비리가 있다면 엄정하게 임해주길 바란다” 이 말 누가 한 말인가. 불과 한 달 반쯤 이전에 지난 7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직접 했던 말이다.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거짓말 한 것인가.
만약 이 정권이 끝내 검찰수사를 훼방하고 가로막는다면 우리 당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더 강력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청와대, 정부, 여당은 검찰에 대한 부당한 공격을 즉각 멈출 것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결국 문대통령이 조국 임명을 포기하는 것만이 국민적 분노와 혼란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이다. 피의자인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앉히는 것은 그 자체로 법치에 대한 도전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고밖에 할 수가 없다. 검찰이 제 아무리 엄정하려고 해도 법무부장관 본인과 부인에 대한 수사를 정말 공정하게 그렇게 진행할 수가 있겠는가. 결국 조국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는 순간 특검과 국정조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법무부장관과 부인이 동시에 특검의 수사를 받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도 많이 듣던 이야기이다. 언론의 社說이나 논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창조적 발상이나 정치적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 전형적인 공무원 수준의 발언이다.
"지금 국민들은 왜 대통령이 조국을 포기하지 못하는지,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두 사람의 관계까지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만약 대통령이 피의자 조국에 대해서 법무부장관 임명을 강행한다면 바로 그날이 문재인 정권 종말의 시작이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조국 임명을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최후통첩이다."
문재인 정권의 종말의 시작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 말을 듣고 떨 것 같은가? 오히려 콧웃음 칠 것이다. 여러 번 들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행동이 따르지 못한 엄포 수준으로 평가절하할 것이다. 구체적 행동의 代案이 없다. 국회를 보이콧 하겠다든지, 매일 법무부 앞에서 대중집회를 열겠다든지, 대통령 하야, 탄핵운동을 시작하겠다든지, 애국시민들과 함께 국민저항권을 행사하겠다는 등의 액션플랜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문제는 그동안 황교안 대표가 야외강연회, 당원단합 대회 등 행사 차원 이상의 대중투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영혼을 울리는 연설을 들어본 적이 없다. 행동적 애국시민들과 연대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김문수 전 지사의 고독한 거리투쟁에 대한 냉담한 자세마저 느껴진다. 좌익세력을 상대하여 국회나 실내에서만 싸워 이길 수 있나? 말 잘하면 권력이 넘어오나. 거리와 광장, 그리고 대학을 포기한 야당이 어디서 戰端(전단)을 열 것인가? 여당도 이래서는 안되는데 하물며 야당이!
검찰과 언론이 다 자유한국당에 적대적이거나 경멸적인데 국민의 열화 같은 지지를 어디에서 무엇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정권의 자충수에 기대어 총선에서 이기고 大權을 잡는 전략을 추구한다면 공짜 심리이다. 政權은 목숨을 걸어야 잡는다. 특히 한국에선.
한일갈등 국면에서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反日정책 보조원 역할에 만족하였다. 국가지도자의 國益수호 자세가 아니라 기회주의적 대중영합이었다. 조국게이트 국면에선 실종상태이다. 결정적 무대가 마련되었는데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으니 관객이 떠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