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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한국당은 정면 돌격을 포기하고 천금같은 시간을 낭비했다 우파 국민들은 문재앙에 대한 분노를 우파 지도자들에 대한 실망으로 바꾸며 마지 못해 일상으로 돌아갈 거다. 차명진(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  2019-09-11
헬리 혜성이 지구를 스쳐가듯 천재일우의 혁명적 정세가 눈 깜빡할 사이에 한반도를 스쳐갔다.
  
  엊그제는 분명 혁명적 정세였다. 문재앙이 희대의 사기꾼, 범법자를 법무장관에 임명 강행하는 헌법 파괴 행위를 하자 전국민이 분노했다. 조국 사퇴의 열망이 문재인 퇴진구호로 승화, 확대될 참이었다. 온 국민이 광화문으로 쏟아져 나올 참이었다.
  
  그러나 그 좋은 기회가 그냥 흘러갔다. 불씨가 지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 가슴에 만연한 기름 덩어리를 활활 태울 제대로 된 불쏘시개가 던져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파 총사령부인 한국당은 정면 돌격을 포기하고 현충원에서 광화문으로, 신촌으로, 외곽만 돌며 천금같은 시간을 낭비했다. 나를 포함해 적의 심장부인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는 부대는 한 줌도 안됐다. 그마저 정통성에 대한 시시비비가 있어서 세 규합에 실패했다. 문재앙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학생들은 그냥 캠퍼스 안에서 촛불 들고 자기들끼리 도란도란 담소를 하다가 흩어졌다.
  
  지금 문산당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거다. 이제는 한층 여유를 갖고 조국 이슈를 덮거나 김을 뺄 작전들을 착착 진행할 거다. 광화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궁금해 하고 기대했던 우파 국민들은 문재앙에 대한 분노를 우파 지도자들에 대한 실망으로 바꾸며 마지 못해 일상으로 돌아갈 거다. 그중 일부는 윤석열이 혹시나 무슨 사고를 쳐주지 않을까, 기대를 잃지 않고 제도언론에 귀를 쫑긋하고 있을 거다.
  
  우파 지도부들은 대중의 동력이 안 받쳐줘서 어쩔 수 없었다며 자위를 할 거다. 그리고 다음 총선에서 나만은 살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안고 열심히 지역구에서 이삭줍기를 할 거다.
  
  혁명이 지나갔다.
  왔는지도 모르게 후딱.
  밤도둑처럼.
  
  그래도 나는 멈출수 없다.
  돌아갈 수가 없다.
  나는 안다.
  판이 뒤집히지 않고는 내가 살 구멍이 없다는 것을.
  
  오늘로 청와대 앞 농성 17일차다.
  (ㅆ 이젠 날자도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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