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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조국을 부디 계속 싸고 돌아라 보통사람이 보기에도 “이건 너무했다”고 비치면 그제야 민심이 확 바뀐다. 류근일(조선일보 前 주필)  |  2019-10-01
오늘은 정론을 쓰기보다는 좀 위악적으로 나가야겠다. 그러나 그 위악은 물론 정론의 내용을 갖는다. 문재인 청와대는 제발 덕분에 조국을 해임하지 말고 계속 죽어라 하고 끼고 가길 바라고 또 바란다. 그래야 더 많은 국민이 이 정권과 그 진영의 위선과 뻔뻔스러움과 수치심 결핍증을 더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을 테니까.
  
  민심은 큰 군함처럼, 방향을 바꾸는 과정이 아주 길고 느리다. 그러나 정권이 워낙 고약하게 굴면 어느 임계점에 이르러선 정나미를 확 떼고 “정권 물러나라”는 소리를 치기에 이른다. 1950년대 초반 이후 1960년에 이르는 기간에 당시 집권당인 자유당과 그 칼 노릇을 한 경찰의 선거개입, 야당 탄압, 민간사찰은 갈수록 편향적이었고 지나쳤다. 그라나, 국민은 무관심했다.
  
  그러다가 대구에서 부정 개표 사태가 일어나자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들고 일어나 “도둑맞은 내 표 도고, 내 표 도고”라고 외치며 시청으로 몰려가 몸싸움을 하다시피 했다. 보통사람이 보기에도 “이건 너무했다”고 비치면 그제야 민심이 확 바뀐다는 이야기다.
  
  마산에서도 3.15 부정선거가 있었지만 시민들은 처음엔 그저 술렁대기만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 마산 앞바다에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얼굴에 최루탄이 박힌 채 떠올랐다. 하느님이 “이래도 화 안 낼래?”라며 김 군의 몸을 만천하에 드러내 보인 것이다. 그래서 마산시민의 봉기가 4.19의 물꼬를 텄다. ‘해도해도 너무 한’ 데 대한 공분이 터진 결과였다.
  
  그 마산에서, 그리고 이어서 부산에서는 1970년대 말에도 민심 대폭발이 있었다. 부마 사태가 그것이다. 학생은 물론, 시장 상인과 대로변 아주머니들까지 유신정권의 ‘해도 해도 너무한’ 것에 대들어 일제히 일어났다. 아주머니들은 도망치는 학생들을 숨겨주고 물을 가져다 먹였다. 이걸 두고 당시 청와대 경호실장 차지철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시위대를 캄보디아 폴 포트 정권 식으로 깔아뭉개지 않는다며 면전에서 모욕하자 김재규가 그 즉석에서 유신정권을 1초 사이에 끝장내 버렸다. 지나침과 과도함의 최후였다..
  
  1987년의 5공 정권도 ‘권인숙 양 성고문’ 사건 때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부천경찰서의 한 형사가 여성 활동가를 잡아 성추행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민심이 “이건 너무하지 않으냐?”며 돌아섰다. 그 전에는 정권의 지나침이 있었어도 꿈쩍도 하지 않던 국민의 마음이 “뭐, 성추행?” 하며 분노를 치밀어 올린 것이다. 정권이 국민적 인내의 임계점을 넘은 탓이다.
  
  요즘의 조국 사태에서도 심상치 않은 징후가 목격되고 있다. 조국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던 날 아파트 마당에는 주민들이 나와 있었다.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물 상자를 차에 싣고 떠나는 순간 조국 옹화자 몇몇이 아마 조국 지지 발언을 했던 모양이다. 그러자 아주머니들을 포함한 주민들이 즉석에서 “구속! 구속! 구속!” 하며 반정권 구호를 일제히 외쳐댔다. 민심 이반이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단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 정권의 지나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조국이 압수수색을 하는 담당자에게 전화를 거는 지극히 ‘장관’답지 못한 행위를 해 여론을 악화시킨 직후 문재인 청와대는 민심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선택을 했다. “검찰개혁의 여망이 일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 “조국 손을 들어 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여론과 여망을 짓밟아버린 선전포고였다. 40%대의 ‘우리 편’만 데리고 그들이 말하는 소위 ‘변혁’의 길을 죽어도 가겠다는, 내전(內戰)적 발상이었다. 타협과 양보와 공존의 의사라고는 단 1%도 없는 오만이었다.
  
  이 점은 9월 28일 밤에 검찰창 앞에서 있었던 윤석렬 압박 '좌파 관제 데모'의 반(反) 법치주의적 겁박에 그대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 차례엔 완장 찬 무리의 홍위병 폭거, 거리재판, 숙청의 광기가 뒤따르지 않으란 보장이 없다.
  
  이 정권은 결국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상대편으로서도, 지렁이도 밟히면 꿈틀한다는 식의 반발과 저항의 몸짓 이외에는 달리 대처할 길이 없게 되었다. 반발과 저항의 몸짓, 그것은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시민 불복종 형태의 “아니오”의 몸짓이라 할 수 있다. 이것 말고 달리 무슨 반대의 방법이 있을지, 있다면 말해보라.
  
  자유민주 진영은 그 어떤 유효한 반대 수단도 자산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오직 맨몸과 맨가슴 그리고 자연법이 부여한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권리만 남아 있을 뿐이다. 광화문 광장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마지막 ‘낙동강 전선’이 된 셈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국민의 대대적인 각성과 분노다. 더 많은 국민이 잠에서 깨어나 성난 얼굴로 돌아보도록 이 정권이 조국을 계속 기를 쓰고 싸고돌기 바란다. 그래서인지 청와대의 조국 싸고돌기에 대해 윤석렬 검찰총장이 즉각 "검찰 개혁과 조 장관 비리 수사는 별개의 문제"라는 원칙을 밝히자 민심은 또 한 번 격동하고 몸을 떨었다. 그래, 정권은 그렇게 계속 밉상을 부려라,
  
  류근일 201/9/30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é.daum.met/aestheticismclub
  
  
삼성전자 뉴스룸
  • 고루동 2019-10-03 오전 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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