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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시키지 않아도 좋은 일 해주는 '고마운 등신들' 진중권(동양대 前 교수) 페이스북  |  2020-02-18
<금태섭을 겨눈 민주당의 자객공천>
  
  민주당은 지지자들을 자신들이 프로그래밍한 세계에 가두었고, 그 보복으로 지지자들은 민주당을 자기들 안에 가두었습니다. 그 결과 민주당은 현실감각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임미리 교수 고발, 취하하면서 저격, 금태섭 의원을 겨냥한 자객공천 등등, 밖에서 보기에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계속하는 겁니다. 이 모든 파국의 중심에는 조국이 놓여 있습니다. 그는 이미 정치를 떠났지만, 당의 무오류를 믿는 민주당의 독선 때문에 아직도 저렇게 본의 아니게 정치권에 불려나오는 거죠.
  
  매우 오래된 문제입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파시스트 추적군중화. 제가 처음으로 이 현상을 인지하고 경고한 것도 이미 2년 전의 일이니까요. 민주당 의원들은 아직도 이들을 굳이 시키지 않아도 자기들에게 좋은 일을 해주는 고마운 등신들 정도로 가볍게 생각할 겝니다. 하지만 이번 자객공천 사태에서 보듯이 이들은 그저 당 밖에서 열성지지자로 머무는 게 아닙니다. 이미 당 안으로 들어와 공천과정까지 좌우하고 있거든요. 공당의 운영원리 자체를 왜곡시키고 있는 거죠. 리버럴 정당의 파쇼화.
  
  정봉주가 조용한 거 보니 뭔가 거래가 이루어졌나 보죠. 당에서는 후보를 추가로 공모하고, 극렬조빠들이 출마를 요청하고, 변호사는 국민이 부르는 소리에 응답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인데, 지난 번 김용민처럼 이번에도 정봉주가 지역구 찜해 놓으려고 애송이를 내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극렬 지지자들이 공당의 공천과정을 쥐고 흔드는 것도 문제지만, 조국 주연 대국민 사기극의 조연을 투입했으니, 경선이 갖는 의미가 남다를 겁니다. 조국 vs 반조국, 제2의 조국사태가 벌어지는 셈인데, 민주당에 좋을 거 하나도 없죠. 그거 알 텐데 자기들도 어쩔 수 없나 보죠.
  
  이들 때문에 당에서 앞으로도 많이 피곤할 겁니다. 군중은 자기 동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 동력이란 그들 자신의 욕망, 어떤 부정적 성격의 욕망이죠. 어쩌면 그들은 정치적 명분을 내세워 실은 자신들의 실존적 고통과 현실에서 느끼는 심리적 좌절,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죠. 그래서 그들은 늘 흥분상태에 있기를 원합니다. 하나의 이슈가 지나가면 분노를 표출할 또다른 이슈가 터지기를 갈망하죠. 어용매체와 지식인들은 바로 그 이슈를 공급하는 것으로 먹고 삽니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이 행태가 선거를 치르는 당에게는 반가울 리 없죠. 유권자들에게 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심어주니까요. 민주당의 승리를 바란다면 행동을 조심해야 할 텐테, 외려 막나가죠? 이는 그들의 욕망이 민주당의 그것과는 별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사회의 다수를 이루는 집단에 들어가 그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합니다. 별볼일 없던 존재가 졸지에 사회의 주류가 되는 거죠. 이어서 다수의 위세에 편승해 소수자나 개인들을 공격합니다. 그로써 평소에 받아왔던 사회적 차별과 억압의 스트레스를 폭력적으로 해소하는 거죠.
  
  이는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아니기에, 그들의 욕망은 결코 충족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대상만 바꿔가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되죠. 이를 정치인들이 이용해 왔던 겁니다. 실은 윈윈이죠. 정치인들은 그들에게 그 수상한 욕망을 포장할 근사한 명분을 주고, 지지자들은 정치인에게 지지와, 반대자나 경쟁자를 대신 제거해주는 용역을 제공하고. 문제는 욕망입니다. 그 욕망은 당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들, 사고 치고 다녀도 당에서 못 말립니다. 외려 당이 이들에게 통제 당하는 상황이죠. 강서갑에서 이들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자, 제2의 조국대전에 대비합시다.
  
삼성전자 뉴스룸
  • 뱀대가리 2020-02-24 오후 3:29:00
    저도 동감입니다. 열심히 진교수님의 칼람 읽고 있습니다만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네요,
    시정잡배들도 이해하기 쉽게 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댜.
  • naidn 2020-02-18 오후 6:42:00
    애국자 중권이 말은 좀 어럽다
    쉽게 좀 쓰면 좋으련 만,
    어리석은 궁민들이 화끈하게 알도록 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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