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의 함장이 상부에 “제발 우리를 내려달라”는 서한을 보냈고 “우리는 전쟁 중이 아니다. 승조원들은 죽을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저걸 보고 우리는, 한국의 “아저씨 군대”도 아닌데 함장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가 있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저 함장이 해임되었고 미 해군은 서한이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은 함장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결론 내렸다.
역시 미국은 미국이다. 뭐니뭐니 해도 미국을 미국답게 하는 것은 무력이다 무력은 힘에 뒷받침되어야 하고 힘은 정신과 기백에 바탕한다. 명색이 함장이란 자가 “제발 우리를 내려달라.”고 징징댈 수가 있나? 군인이 모래밭에 혀를 박고 죽으면 죽었지 우는 소리를 하지는 말 일이다.
그는 부끄럽게도 “우리는 전쟁 중이 아니다. 승조원들은 죽을 필요가 없다”는 말을 했다. 핵 항모가 출항하여 먼바다에 떠 있는 것은 전시임을 전제하고 나가 있는 것이다. 출항 자체가 출전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전쟁 중이 아니다.”라 하다니? 전쟁 중이 아니라서 죽기 싫다면 전쟁이 터지면 도망칠 자로 보인다.
군인은 군인이 된 그 순간부터 세 가지를 새겨야 한다. 마음에는 평시가 바로 전시임을 새기고, 뼈에는 언제라도 죽을 각오가 돼 있음을 새기고, 집안에는 유서를 새겨놓을 일이다. 저 함장은 세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에도 충실하지 못했다. 한낱 전염병 앞에서 '제발'이라며 징징댄 자가 군인이고 함장인 것은 미국의 개망신이다. 개망신을 용서하지 않은 미국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