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습니다. 안타깝고 슬픈 북악산의 비극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준비되었던 비극인지 모르겠습니다. 여비서가 오랜 기간 동안 고통받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고소장을 읽다 보면, 인간은 스스로가 주장하는 것만큼 도덕적인 존재는 결코 아닌가 봅니다.
제가 1986년 구속되었을 때 박원순 변호사는 저의 변호인이 돼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감염병관리법 위반으로 저를 두 번이나 고발하여 저는 기소의견 송치돼 있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오래 살다 보면 돌고 도는가 봅니다.
3선 서울시장으로서 박원순 시장의 업적은 “아무것도 안 한 시장이 되고 싶다.”는 자신의 말 그대로입니다. 9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버려둔 서울시는 집값 폭등에, 교통불편, 환경악화, 도시노화, 경제쇠퇴로 한강의 기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길이 없는 막다른 곳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홀연히 떠나버린 박원순 시장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