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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의 상상력, “시진핑은 김정은에게 문재인을 같이 깔아뭉개자 할 것” 趙甲濟  |  2020-08-01

싱가포르 회담 직후 절망적이 된 트럼프
  
   존 볼턴은 회고록('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 이후 트럼프의 희망이 산산조각 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기고만장했던 트럼프도 “북한과 신뢰를 구축한다는 것은 말똥 같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볼턴은 이 말이 “북한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가장 현명한 발언”이었다고 비아냥댔다.
  
   2018년 7월 평양에 간 폼페오 국무장관은 김정은도 만나지 못했다. 김영철은 핵폐기 이전에 ‘안전 보장’이 있어야 한다면서 검증은 비핵화 이후에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미국의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완전한 비핵화’ 원칙과 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패한 6자회담의 합의 수준도 못되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실장이 미국에 전해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거짓이었음이 새삼 드러났다. 그 뒤 2년간 미북 회담에서 ‘비핵화 프로세스’는 실무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 비핵화의 첫 단추인 핵시설 신고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
  
   볼턴은 “문재인 정권의 목표와 미국의 국익이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고 썼다.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 분위기 띄우는 것을 최우선시하는 문 정권은 미국이 추구하는 핵폐기 목표와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볼턴은 한미 간의 균열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썼다. 트럼프도 “이건 시간낭비야. 그들이 말하는 건 비핵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잖아”라고 불평했다. 2018년 7월27일 실무자 회의에서 폼페오는 “비핵화를 향해서 북한이 한 일은 없다. 성공 가능성은 제로이다”고 했다. 볼턴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즈음 왜 미군이 한국전에서 싸웠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니 왜 주한미군이 있는지도, 왜 한미군사훈련이 필요한지도 모르는 사람처럼 말을 함부로 했다고 한다. 평양에 가 있는 폼페오에게는 “김정은에게 주라고 한 선물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다그쳤다. 트럼프는 엘튼 존의 ‘로켓 맨’ CD에 서명을 하여 “이걸 김정은에게 주라”고 했었다. 폼페오가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잊은 듯했다.
  
   2018년 8월 폼페오 국무장관이 평양으로 떠나기 직전 북한당국은 “종선선언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김정은을 만날 생각을 말라”는 취지의 경고를 보내왔다. 요컨대 핵폐기는 회담의 주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폼페오는 그래도 가려고 했으나 이번엔 트럼프가 말렸다.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우리 같이 문재인을 깔아뭉개자”
  
   그 직후 트럼프는 볼턴에게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볼턴은 즉시 한 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올렸는데 형식은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말함직한 충고를 상상하여 쓴 것이었다. 나는 이것이 볼턴의 실력을 보여주는 글이라고 본다. 세부사안에 약할 수밖에 없는 최고 지도자에게 흥미를 유발하면서 사안의 본질을 알게 하는 방식이고 무엇보다도 핵심을 찌른다.
  
   <보세요, 김정은 동지! 트럼프가 얼마나 많은 ‘나이스 레터’를 쓰든 그를 믿으면 안 됩니다. 모든 자본주의 장사꾼이 그렇지만 그 또한 귀하를 빨아먹으려 하는 자예요. 트럼프가 진실로 원하는 건 북한을 남한으로 돌려버리는 겁니다. 트럼프, 폼페오, 볼턴은 똑같아요. 당신을 혼란시키기 위하여 서로 다른 척할 뿐입니다. 미국인들은 단기적 사고(思考)에 젖어 있어요. 그들은 변덕이 심해서 믿을 수 없어요. 더구나 문재인도 그들처럼 생각하는데 더 나빠요. 그는 평화주의자니 우리 둘이서 깔아뭉갤 수 있지만 미국인들은 ‘힘’을 이해합니다. 귀하는 나와 떨어지면 안 됩니다. 핵무기 프로그램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금전적 원조를 얻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방도입니다. 만약 미국을 상대로 협상하는 길을 선택한다면 귀하는 머지 않아 평양에 있는 나무에 매달리게 될 거요, 틀림없이. 그러니 나에게 붙어 있어요.
  
   핵무기, 미사일, 생산시설을 숨기기만 하면 됩니다. 지난 20년간 그랬던 것처럼 이란의 우리 친구들은 북한 미사일을 계속해서 시험해 줄 거예요. 귀하는, 숨겨놓은 지하공장에서 이란을 위해서 핵폭탄을 만들어 줄 수 있잖아요.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우리는 이란 석유를 더 많이 사줄 것이고, 자본투자도 늘릴 겁니다. 이란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할 겁니다. 미국을 속이려면 군인유해를 돌려주어요. 그들은 그런 일에는 감성적으로 반응해요.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귀하의 아버지가 납치해간 일본인들의 유해를 돌려줘요. 아베는 공개적으로 눈물을 보인 뒤 달러가 꽉 들어 있는 가방들을 보내줄 겁니다.
  
   나는 지금 트럼프와 무역전쟁 중이에요. 이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중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어 우리를 아프게 할 겁니다. 우리로선 다행이지만, 트럼프 주변엔 다수 미국인이 그러하듯 단기적인 사고를 하고 문재인처럼 허약한 월스트리트 충고자들이 포진해 있어요. 나는 미국으로부터 콩을 더 수입해주고, 기술도 더 사주려고 해요(그 기술을 훔쳐서 더 값싸게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되팔려고 해요). 그러면 그들은 물러날 겁니다.
  
   다음 달에 만나면 더 상세하게 설명해 줄게요. 일본도 따라올 수 없는 원조계획을 보여드릴게요. 나는 유엔의 대북(對北)제재를 전혀 위반하지 않을 거예요. 나는 제재에 포함되지 않은 것들을 제공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국경 경비대로 하여금 너무 열심히 감시하지 않도록 할게요. 귀하는 걱정 말아요. 가진 핵무기를 포기하지만 않으면 남한은 곧 익은 과일처럼 귀하에게 떨어질 거요. 김정은 동지, 장기적으로 생각해요. 역사의 승자(勝者) 편에 서고 싶으면 해답은 중국입니다. 미국인들은 우리의 친구가 아닙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 조고각하 2020-08-01 오후 2:40:00
    군주가 무능하고, 똑똑하지못하고, 덕이 없으면 나라가 멸망의 길로 가고, 백성들이 피곤하고 힘들어진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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