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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당도 지방소멸 문제에 좀더 적극적 대안을 제시해야 지방 기업 법인세 인하와 지방 국립대학 학비 면제가 세종시로 국회 청와대 이전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부산386(회원)  |  2020-08-04
어느 경제전문가가 쓴 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무주택자일 때는 왜 집값이 이렇게 오르기만 하느냐고 불평을 하던 사람이 일단 자기 집을 하나 사면 바로 그 다음날부터는 왜 집값이 오르지 않느냐고 분노를 쏟아낸다고. 사람이 처지가 바뀌면 생각도 바뀌는 게 인지상정이다. 속담에도 똥 누러 갈 때 마음하고 누고 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하질 않나. 자기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자연스런 인간의 이기심이고, 서울사람과 지방사람,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사이에 첨예한 이해대립이 있는 것도 이상할 것 없다.
  
  서울의 自家보유율이 43%(현재는 이보다 더 낮을 거라고 예상)라고 하니 서울 시민의 43%는 당연히 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서울의 인구가 줄 수도 있는 어떠한 정책에도 반대할 것이다. 이들은 현재 서울에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의 징벌적 부동산 세금 정책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이고 당연히 反문재인 성향이 강한 보수야당 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이기도 하다.
  
  문제는 60%에 달하는 무주택 서울시민들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다. 부산일보를 보니 광주전라의 수도이전 지지율이 69%에 달한다. 세종충청의 66%보다도 오히려 더 높다. 호남만 그런게 아니다. 부산울산경남지역도 수도이전 지지율이 60%에 달하고 있다. 문재인이 말도 안되는 세금 폭탄을 퍼붓는데도 오히려 지지율이 반등하는 기미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 충청지역 의원들뿐만 아니라 이곳 부산지역 의원들로 수도이전에 대해 딜레마에 빠져있다. 지역 여론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국민들 눈에는, 적어도 무주택 국민들과 지방에 사는 사람들 눈에는, 문재인이 부동산 투기를 이용한 불로소득을 근절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대통령은 수도이전까지 거론하며 불로소득 투기소득을 근절하겠다고 하는데 야당이 대안도 없이 사사건건 딴지만 걸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많이 봤다. 지역이 부산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들이 부동산 문제는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맞다고 생각한다. 40% 정도의 서울지역 有주택자들과 싸우는 액션을 잡으며 나머지 60% 무주택 서울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수도이전을 띄우며 야당 반대 때문에 못하는 듯한 구도를 만들어 지방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려는 속내가 읽혀진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으로 버는 돈은 거의 불로소득이다. 주식투자소득이나 사업소득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부동산은 더 이상 경제가 아니다. 사회정의의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야당도 이 점을 인식하고 부동산 문제에 대해 말조심해야 한다. 더 이상 경제가 아닌데 자꾸 경제 논리 운운하면 웰빙 야당이 서울 집부자 대변한다는 인식을 더 강하게 각인시켜주는 자충수가 된다.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 공약이 이미 누군가의 입에서 나왔는데 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구체화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소위 ‘지거국’(지방 거점 국립대학) 학비 면제 공약도 야당이 먼저 적극 주장해 주었으면 한다. 기업과 인재가 지방에 머물면 서울 집값은 저절로 해결된다.
  
  비록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마쓰시다電氣의 본사가 교토에 있고 도요타자동차의 본사는 아이치현에 있는 일본도 首都이전을 시도했었다. 기업과 대학이 전국에 퍼져있는 일본도 首都이전을 이미 추진했었는데, 거의 모든 대기업 본사와 명문대학이 한 도시에 모여 있는 한국은 더 이상 정상국가라고 부르기도 힘들 만큼 수도과밀은 심각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수도이전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의 근본문제가 인구의 증가에서 비롯됩니다 . 따라서 서울의 인구집중을 억제하는 가장 확실한 방안은 행정수도 이전입니다’
  
  이 말은 1977년 2월에 박정희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 당시는 서울집중이 본격화 되던 계기가 되었던 올림픽을 개최하기 10년전이었다. 수도이전은 좌파의 독점물이 아니다. 원래 박정희 대통령의 구상이었다.
  
  ‘원안에다 수정이 필요하다면 플러스 알파가 돼야 한다’
  
  이 말은 2009년 박근혜 대통령이 했던 말이다. 노무현의 원안에 플러스 알파까지 주장했다.
  
  용적률을 높이고 재개발 재건축을 허용한다고 해도 그러한 방법이 근본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박정희 대통령 말대로 근본 원인인 인구를 줄이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거꾸로 지방에 기업과 인재가 머물 수 있다면 수도이전은 안해도 된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지방 기업 법인세 인하와 지방 국립대학 학비 면제가 세종시로 국회 청와대 이전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보수야당이 서울 시민의 40%(유주택자)만 대변하는 좁은 틀에 머물지 말고 좀더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선구도를 서울 대 지방, 유주택자 대 무주택자의 여론 대결로 몰아가려는 집권세력의 노림수를 경계해야 한다. 반대보다는 차라리 대안을 제시하고 특히 지방 소외 수도권과밀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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