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가 나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와중(渦中)에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후 거처(居處) 마련이 문제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사저(私邸)를 지어 살고자 하는 부지의 일부가 농지(農地)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자 청와대는 “문제의 농지는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유실수(有實樹)를 심어 농업경영을 하기 위해 마련한 전답(田畓)”이라고 해명했다. ‘농지는 실제 농사를 지을 사람만이 소유가 가능하다’는 농지법에 저촉되자 김정숙 여사가 “비료도 주고 실제 농사를 지었다”고도 했다. ‘농지에는 건축허가가 불가(不可)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형질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고도 해명했다.
성경(마22:15-22)에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주라고 했듯 농민의 몫은 농민(農民)에게 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농지를 사들여 용도 변경해서 사저를 짓겠다는 대통령의 양심은 어떤 것인가? 현직 대통령이 농지의 용도를 대지(垈地)로 바꾸어 퇴임 후 자신이 살 집을 짓겠다고 나서는 것은 농민들에게 염치(廉恥)없는 짓이다. 탐욕(貪慾)으로 보인다.
농지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소유개념이 적용된다. 경자유전이 바로 농지개혁의 핵심이었다. 퇴임 후 과일나무를 심어 농업경영을 하기로 마음먹고 농지를 매입했다면 당초 목적대로 농사를 지으면 된다. 그런데 왜 대통령은 기어이 농지를 용도 변경해서 택지로 만들어 사저(私邸)를 지으려 하는가? 어째서 심경(心境)의 변화가 왔는가?
조선조의 명정승으로 추앙(推仰)받고 있는 청백리(淸白吏)인 맹사성(孟思誠) 대감이 퇴임 후 초가(草家)에서 청빈하게 살았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가? 황희(黃喜) 정승의 얘기도 듣지 못했는가? 꼭 저택(邸宅)에서 편안하게 살기를 원하는가? 농촌에 살면서 대문 열어 놓고 찾아오는 민초(民草)들과 더불어 막걸리 마셔가며 안빈낙도(安貧樂道)할 생각은 하지 않고 농토(農土) 갈아엎어 택지(宅地) 만들어 고래등 같은 고대광실(高臺廣室) 지을 생각부터 왜 하는가?
대통령이란 최고의 권좌에 앉아 이 나라 최고의 권세(權勢)를 누려 봤으면 그것으로 만족한 것 아닌가? 퇴임 후에도 세도가(勢道家)에 걸맞는 사저(私邸)를 가지겠다는 욕심은 과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대통령 임기 중에 선정(善政)을 베풀면 그 무엇이 두렵겠는가? 전직 대통령이 단아한 초가삼간(草家三間)에 산들 욕할 사람이 있겠는가? 오히려 미담(美談)이 되지 않겠는가?
물러날 때 아첨하는 간신배(奸臣輩)들보다 국민으로부터 박수받는 대통령이 되어 후세에 길이 남을 대통령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농심(農心)에 상처 입히는 대저택(大邸宅)보다는 초가에 앉아 양동이로 빗물을 받아 내는 그런 청빈(淸貧)한 전직 대통령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대통령의 솔직한 심정을 듣고 싶어 하는 국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