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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오웰의 ‘동물농장’과 조은산의 ‘시무 7조’는 쌍둥이 “돼지가 먼저다”(시무7조) =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동물농장) 朴承用  |  2020-09-07


  문학은 인간학이다. 문학은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인간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穿鑿(천착)한다. 문학적 천재는 인간의 深淵(심연)까지 인간에 대한 진실을 찾아 탐구여행을 하는 구도자들이다. 그래서 문학적 고전은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가장 정확하고 가장 풍부한 지식을 담고 있다. 문학적 천재의 작품은 장소와 시대와 인종을 초월한다. 고전적 명작은 언제 어디에서 누가 읽어도 가슴을 울린다. 고전은 인간에 대한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역으로 보편적 진리를 전달하는 작품만이 고전이 된다고 하겠다.
  
  
  
  ‘시무 7조’는 20세기의 고전소설 ‘동물농장’을 생각나게 하는 장편 풍자시이다. ‘동물농장’도 풍자소설이다.
  
  두 작품은 장르는 다르지만 주제에서는 거의 같다. ‘시무 7조’나 ‘동물농장’ 모두 정치적 이상주의의 虛像(허상)을 맹신하고 맹종하다가 인민들에게 참혹한 고난을 가져오는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민중이 이상주의자들에게 스스로 사기를 당하고 고난을 자초하는 이야기이다. ‘동물농장’은 오웰의 “역사는 일련의 詐欺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사기극 속에서 민중은 유토피아의 약속에 따라 봉기하도록 유인되지만 일이 끝나면 새로운 주인에 의해 또다시 노예가 된다”라는 역사관에서 나온 소설이다.
  
  <동물농장>은 동물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수퇘지 메이저의 자극적인 선동연설로 시작 된다.
  
  〱“동무들, 우리 인생의 모든 악은 인간들의 압제에서 나온다는 것은 수정처럼 분명하지 않습니까? 인간만 제거하면 우리 노동의 생산물은 모두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거의 하룻밤 사이에 우리는 부유하고 자유롭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되겠습니까? 인간을 전복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전심전력을 다해서 노력합시다.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메시지는 바로 ‘반란을 일으키라!’입니다. …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인간과 인간의 모든 것에 대한 증오의 의무를 항상 기억하라는 것을 단지 반복해서 말씀드릴 뿐입니다. 두 다리로 다니는 것은 모두 적입니다.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가 있는 것은 모두 친구입니다. 그리고 또 명심해야 될 것은 인간과의 싸움에 있어서 인간을 닮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인간을 정복했을 때라도 인간의 악덕은 결코 채택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떠한 동물도 집에 살거나, 침대에 자거나, 옷을 입거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돈에 손을 대거나, 무역에 종사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의 모든 습속은 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동물도 같은 동물을 압제해서는 안 됩니다. 약하든 강하든, 똑똑하든 둔하든, 우리는 모두 형제입니다.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합니다.”〉
  
  동물들 중에 가장 똑똑하다고 인정받는 돼지들이 혁명을 주도하게 된다. 돼지들 중에서도 나폴레옹이 가장 뛰어나서 지도자가 된다. 혁명이 성공한 후 동물들은 대대적인 개혁을 실시한다. 우선 동물들을 학대하던 수단을 모두 파괴해 버린다. 농장의 모든 재산을 동물들의 공동재산으로 만든다. 농장주 존스의 저택은 박물관으로 보존하고 그 저택에는 어떤 동물도 살지 않기로 동의한다. 동물을 착취하는 인간의 집에 동물이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우유도 먹지 못하게 한다. 동물은 인간의 사치스런 삶의 방식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동물들은 동물주의의 원칙을 아래와 같이 7계명으로 요약해서 공포한다.
  
  1. 두 다리로 걷는 것은 무엇이든 적(敵)이다.
  2.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모두 친구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時務 7조’는 역병으로 고난을 당하는 민중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〱타국의 역병이 이 땅에 창궐하였는 바,
  가솔들의 삶은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이전과 이후를 언감생심 기억할 수 없고
  감히 두려워 기약할 수도 없사온데
  그것은 응당 소인만의 일은 아닐 것이옵니다
  
  백성들은 각기 분(分)하여 입마개로 숨을 틀어 막았고
  병마가 점령한 저잣거리는 숨을 급히 죽였으며
  도성 내 의원과 관원들은 숨을 바삐 쉬었지만
  지병이 있는 자, 노약한 자는 숨을 거두었사옵니다〉
  
  疫病은 사회주의에 대한 隱喩(은유)로 해석된다. 사회주의는 육신을 죽이는 疫病처럼 정신을 사망의 골짜기로 이끈다. 위대한 반공자유주의자 이승만도 “공산주의는 호열자와 같다”라고 하였다. 사회주의에 감염된 나라는 역병에 걸린 것처럼 죽음의 나라가 된다는 것이다. ‘시무 7조’에서는 이미 전제군주가 사회주의를 강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폐하’가 사회주의의 타도대상인 有産者(유산자)를 죄인으로 몰아서 逼迫(핍박)하고 있다.
  
  〱부유한 것이 죄는 아니거늘 소득의 절반을 빼앗고
  부자의 자식이 부자가 되면 안되니 다시 빼앗고
  기업을 운영하니 재벌이라 가두어 빼앗고
  다주택자는 적폐이니 집값 안정을 위해 빼앗고
  일주택자는 그냥 두기 아쉬우니 공시가를 올려 빼앗고
  임대사업자는 토사구팽하여 법을 소급해 빼앗고
  한평생 고을을 지킨 노인은 고가주택에 기거한다하여 빼앗으니
  
  차라리 개와 소,말처럼 주인의 사료로 연명할지언정
  어느 누가 이 땅에서 기업을 일궈 나라에 이바지하고
  어느 누가 출세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사옵니까〉
  
  여기에서 주목되는 것은 시무 7조 상소문 형식이다.
  
  1.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2.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3.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4.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5.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6.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7. 스스로 一新(일신)하시옵소서
  
  이것은 ‘동물농장’의 7계명과 형식이 정확히 일치한다. 내용도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다만 ‘동물농장’의 7계명은 미래에 실행해야 될 공약이고 ‘시무 7조’는 실행 결과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것은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 ‘시무 7조’의 著者는 ‘동물농장’을 깊이 이해하고 오웰처럼 사회주의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무 7조’에 동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시무7조’와 ‘동물농장’의 유사성을 더욱 더 강화시켜준다. 上記(상기) 인용문에서도 핍박받는 유산자들이 개와 소와 말과 같은 존재로 비유된다. 여기서 뿐 아니라 1조에서 7조까지 조마다 개, 소, 말, 쥐, 암탉, 돼지, 늑대, 표범, 호랑이, 양, 이리, 수리, 까마귀, 심지어 개구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다양한 역할로 등장한다. 놀라운 것은 ‘동물농장’에서처럼 돼지들이 왕과 고위관료 등 지배층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북의 김정은을 지칭하는 북국의 독재자 돈왕(豚王)과 4조 돼지왕국 우화에 나오는 무자비한 독재자 돼지 왕은 모두 동물농장의 돼지 독재자 나폴레옹과 대응된다. 독재자 폐하는 인간이지만 포악한 전제군주 돼지 왕과 동격으로 나온다.
  그래서 ‘시무 7조’는 ‘동물농장’의 쌍둥이로 간주하여도 무방할 것 같다.
  
  ‘동물농장’과 ‘시무7조’에 나타나는 혁명의 타락상도 판박이처럼 서로 비슷하다. 동물농장의 돼지들은 7계명을 공포하는 바로 그날 우유를 마시고 사과를 먹으며 사치를 즐기기 시작한다. 더욱이 지도자 나폴레옹은 농장의 우유를 인간들에게 팔아서 돈까지 챙긴다. 그리고 인간의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그들은 인간처럼 두 발로 걷기 시작했다. “네 다리 가진 자는 좋은 것, 두 다리 가진 자는 더 좋은 것”이라는 구호가 천둥같이 크게 울린다. 7계명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로 바뀌었다. 동물농장의 명칭도 다시 매너 농장으로 바뀌었다. 동물들은 파티를 즐기고 있는 돼지와 인간들을 보면서 어느 것이 사람인지 어느 것이 돼지인지를 구별할 수 없었다.
  
  ‘시무 7조’에서도 권력자들인 돼지들이 타락한다. 4조 돼지나라의 寓話일부는 ‘동물농장’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은 같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마지막 어구 “돼지 먼저다”는 ‘동물농장’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와 뜻이 완전히 일치한다. 차이가 나는 것은 ‘동물농장’의 돼지독재자와 돼지들은 여전히 권력을 누리고 있지만 돼지 나라에서는 백성돼지들이 혁명을 일으켜 돼지의 왕을 축출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두 작품 모두 사회주의 혁명의 위선과 타락과 잔혹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한다는 점에서는 거의 동일하다.
  
  〱“반도의 어느 작은 나라에 돼지가 혁명을 일으켜
   돼지의 나라를 세웠으니 이를 숯불 공화국이라 칭하였고
   연호를 한돈이라 칭하였으니 한돈 사년 어느 날
  
   돼지의 왕이 몸소 교지를 내려
   나라의 모든 돼지들에게 이르길
  
   과인이 듣기로 작금의 돈륜이 무너질 대로 무너져
   축사가 쪼개지고 울타리가 넘어지니
   돈권 또한 참담하기 이를 데 없도다
  
   구유통의 쌀겨가 귀중하기로소니
   너희들의 돈격보다 귀중하랴
  
   하여 과인이 이르노니
   이 나라의 모든 돼지들은
   그 품종과 육질을 막론하고 앞으로
   꿀꿀 거리는 소리를 금하며 또한
   먹는 것을 금하여 돈성을 다스릴 것인 바,
  
   이를 어길 시 모두 육절기에 넣고 갈아
   소시지와 순대로 만들어 정육점에 효시할 터이니
   그리 알고 너희는 마땅히 받들라
   라고 명하였으니
  
   (중략)
  
   설상가상으로 성문 밖에 성난 백성 돼지들이
   숯불을 들고 모여 꿀꿀거리기 시작하였고
   숯불로 흥한 자 숯불로 망하리라 외치며 결국
   성문을 깨어트리고 왕의 침소를 향해 치닫은 바,
  
   금과 은으로 치장하고
   비단으로 감싼 침소에는
  
   돼지의 왕 또한 꿀꿀대며
   구유통에 머리를 박고 있었고
  
   머리맡에는 ‘돼지가 먼저다’라는
   글귀가 선명했다 하더라”〉
  
  
  
  오웰은 사회주의자였다. 그러나 당대의 대부분의 지식인들처럼 현실과 유리된 관념적인 사회주의자는 아니었다. 그는 서점 점원, 농장 일꾼, 식당 종업원, 교사, 가정교사, 방송요원, 군인, 영화평론가, 장기 입원환자, 특파원, 작가 등으로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觀念(관념)이 아닌 현실에 바탕을 두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오웰은 또한 스페인 내전에 참전해서 스페인 공산당의 잔혹한 대숙청을 경험 하면서 특정 이념으로 무장한 인간이 그 이념을 전체주의적으로 강행할 때 무참한 殺戮(살육)을 당연시하는 악마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깨닫게 된다. 그는 사회주의를 비판하게 된다. ‘동물농장’은 이런 사상적 변화의 결과이다.
  
  조은산도 사회주의자거나 사회주의에 호감을 가졌던 것으로 생각된다. 잔혹한 공산주의자 모택동을 존경한다던 노무현을 지지했었다는 사실이 이런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면서 공사판 같은 삶의 투기장에 뛰어들어 쟁투하면서 인간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성에 내재하는 악마를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웰처럼 “도덕주의자들이 급진주의자가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혁명가들은 도덕주의자들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회의 형태를 변경시키면 모든 일이 바르게 될 것이라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를 변혁함으로서 모든 악을 제거하고 사회를 완벽하게 개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어떤 종류의 악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깨달음에 도달하게 되었을 것이다.
  
  세상에 彌滿(미만)해 있는 악은 현세대만의 산물이 아니고 이전에 부패 했던 세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악이다. 우리가 가진 악의 성향을 전통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이다. 그러므로 악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민중을 선동하는 자들은 정치사기꾼들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이들의 혁명은 사기극이 될 수밖에 없다. ‘동물농장’과 ‘시무 7조’는 사회주의자들의 교활한 혁명사기극을 고발하는 풍자소설이고 풍자시라고 하겠다.
  
  
삼성전자 뉴스룸
  • 자유의메아리 2020-09-12 오후 3:17:00
    시무7조를 아무리 애국적 글이라고 항간에서 씨불어도 그 글은 개소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과거 왕조시대의 군왕이 아무리 독재를 하였어도 기본과 교양에선 공맹지도로 교육을받아 군왕도 인간이 되여 있었읍니다 그러나 공산 종주국 쏘련을비롯 중공 그리고 아직도 남아있는 일부 동구권 과거 쏘련의 위성국가들 동남아 몇않되는 공산국가들 그리고 2차세계대전 종식후 새로생긴 같은 민족이면서도 상종할수도없게 변해버린 북괘 이들 모두가 왜 이리 됬읍니까 바로 공산주의이론입니다 언듯보면 말이야 참 그럴듯하지요 모두가 평등이고 모두는 자본재와 생산물을 똑같이 분배하고 호칭도 애비에미 할애비 불문하고 동무로 호칭하니 이 얼마나 평둥사회인가 그런데 이놈들의해괴망칙한 이 호칭은 뭔가 그렇게 평등을 주창하면서 40도않된 정은이에게 어버이 수령이라니 이 무슨 개수작인가 그곳에선 욕은고사하고 싫은소리 한마디하면 죽음이 기다린다 그 놈들은 지 고모부도 수 틀리면 고사기관총으로 쏴죽이는 그 개 되지만도 못한 개씨일가에 충성맹세한 이 자식들도 개새끼들 아닌가 대한민국 국민아 !!!일어나라 그리고 죽기로 싸워서 이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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