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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단체 ‘北 종교박해’ 보고서 “무속신앙 믿어도 총살형” 탈북민 117명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세 살짜리 어린이와 80세 이상의 고령자도 탄압. RFA(자유아시아방송)  |  2020-10-27
앵커:영국 인권단체 ‘한국미래이니셔티브’가 북한 내 종교 박해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에서 기독교는 물론 무속신앙을 믿었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총살형에 처해졌다는 탈북민의 증언도 담겼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국미래이니셔티브는 26일, 한국시간 27일 새벽을 기해 ‘신앙에 대한 박해: 북한 내 종교 자유 침해 실태(Persecuting Faith: Documenting Religious Freedom Violations in North Korea)’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간 북한은 물론 중국에서 종교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박해를 당했거나 이러한 상황을 목격한 탈북민과의 인터뷰 117건을 바탕으로 작성됐고, 27일 국제종교자유의 날을 맞아 발표됐습니다.
  
  보고서에는 북한에서 개인과 기관들에 의해 기독교와 무속신앙 등 종교 집단을 대상으로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행된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 273건이 수록돼 있습니다. 피해 사례의 대다수인 215건은 기독교 관련 종교 탄압이었고, 56건은 무속신앙을 대상으로 한 종교 박해입니다. 그 외 다른 종교와 관련된 침해 사례 두 건도 기록돼 있습니다.
  
  신앙을 이유로 처형된 사례는 20건에 달합니다. 이 중 2018년 혜산시 비행장에서 무속신앙을 믿은 여성 세 명이 총살당한 사건도 기록돼 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같은 장소에서 성경 소지 등의 혐의로 기독교인이 처형된 사례도 4건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성경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무산 장마당에서 1천여 명의 주민 앞에서 사살되는 처참한 공개처형 장면을 근거리에서 목격한 사람의 증언도 제시했습니다.
  
  많은 경우 한 사람에게 여러 건의 종교박해 행위가 자행됐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240여 건(244건)의 자의적 체포, 320여 건의 자의적 구금(detention)과 수용소 수감(imprisonment)은 물론 법적 절차 없는 심문, 강제북송, 고문과 지속적인 신체적 폭력과 성폭력, 공개비판 등 다양한 박해 사례에 대한 증언이 보고서에 드러나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종교 의식을 행하거나 중국에서 종교 활동을 한 행위, 종교 관련 물품을 소지하거나 종교인과 접촉한 혐의 등으로 박해를 받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박해 사례 중에는 불과 세 살짜리 어린이와 80세 이상의 고령자도 포함돼 있으며, 10명 중 6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교 박해와 관련된 기관으로는 북한의 국가보위성∙사회안전성(구 인민보안성)과 중국 공안, 국경경비대 등을 지목했습니다.
  
  한국미래이니셔티브는 이 보고서가 법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지만 향후 북한의 종교 박해를 억지하고 국제사회가 가해자에 대한 책임추궁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인 인권단체 커넥트 북한(Connect NK)의 박지현 간사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만을 종교처럼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라는 사상을 주입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간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월 10일 당 창건 열병식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애민 정신 같은 걸 보여줬잖아요? 그런데 이것 자체도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어떤 쇼이지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거든요. 여전히 북한 내에서는 인권유린이 일어나고 있고, 종교 박해가 일어나고 있고, 북한 내부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이 그대로에요.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자의 무결점성이나 무오류성 등 우상화∙신격화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도자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고 또 체제에 대한 저항이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는 종교를 주민들에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박 간사는 주장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26일 국제종교자유의 날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종교 자유의 진전이 미국의 외교정책의 근간(bedrock)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발표된 연례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종교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처형하거나 고문∙구타∙체포하는 등 가혹하게 처벌한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종교 탄압을 비판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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