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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北의 본질은 조폭·광신도 집단” 엄상익(변호사)  |  2020-11-14
십이 년 전쯤이다. 봄이 물러가면서 잎이 푸르러지던 오월 초 어둠이 서리던 저녁 무렵이었다. 아내가 손녀를 보기 바쁘니까 어디서 저녁을 혼자 먹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나는 교대 정문 건너편에 있는 작은 돈가스집으로 들어갔었다. 구석의 탁자에서 오십대쯤의 남자가 혼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낯이 익은 사람이었다. 그랬다. 청와대 민정비서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비서관이었다. 정보기관의 국장을 지냈던 그는 김대중 정권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가 쓸쓸하게 그런 간이식당에서 돈까스를 먹고 있다는 게 이상했다. 그와는 이중간첩 혐의로 기소된 한 인물과의 업무 관계로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가지고 있던 권력과는 맞지 않을 정도로 사근사근한 성격의 사람이었다. 그도 나를 알아보고 함께 먹자는 눈치를 보이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어쩐 일이십니까? 청와대에서 큰 일을 하시는 분이 이 시간에 쓸쓸하게 혼자 밥을 먹다니?”
  내가 인사말을 했다.
  
  “이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두 달 후면 쫓겨나는 운명입니다. 살아갈 다른 자리를 알아봐야 하는데 청와대와 정보부 생활 삼십 년 경력이 이제는 걸림돌이 되네요. 곧 백수가 될 예정입니다.”
  그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인생은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이다. 김대중 정권의 핵심을 이명박 정권이 써 줄 리가 없었다.
  
  “김대중 정권에서 햇볕정책에 관여하셨죠?”
  언론은 그에 대해 말이 많았다. 정권에서 관여했던 핵심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그래요. 햇볕정책에도 관여했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권은 그동안의 정권이 막 퍼줬다고 비판하는데 잘 계산해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먼저 북한을 국가라고 보면 안됩니다. 조폭집단이나 광신도 집단쯤으로 생각해야 본질을 보는 겁니다. 자기네 비위가 뒤틀리면 미사일을 날리고 서해교전에서 보듯이 싸움을 겁니다. 그걸 달래야 하는 겁니다. 북쪽에서 분위기를 경직시키면 대한민국의 국제 신인도도 떨어지고 경계강화에 들어가는 국방비도 만만치 않아요. 퍼 준다고 욕을 하지만 전체적으로 수지타산을 해 보면 손해가 아닙니다.”
  
  그가 잠시 쉬었다가 말을 계속했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강·온 양면책으로 팀을 나누어 유연성을 가지고 행동해야 합니다. 국정원이나 국방부는 당연히 강성으로 행동해야죠. 그렇지만 통일부나 외교부는 부드럽게 대응해야 합니다. 그걸 모르고 지금 군대까지 긴장이 풀리고 느슨해져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남한의 기업가들이 북한과 하는 사업을 정권에서 장려했었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내가 다시 물었다.
  
  “북한 친구들이 어느날 갑자기 ‘썅 나 안해’ 하고 뒤로 나자빠지면 실제로 대책이 없어요. 북한까지 민사소송의 관할권이 미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북쪽은 시스템으로는 작동하지 않아요. 그들만의 특수한 면이 있는 거죠. 예를 들면 현대의 정주영가와 그들이 인연을 맺으니까 금강산 사업으로는 적자를 봐도 다른 걸로 챙겨주는 의리는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 사회죠.”
  
  나는 그가 정보기관 국장일 때 북한 쪽에 심어놓은 공작원의 간첩죄에 대한 변호인이었다. 그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 공작원을 그렇게 버리지 말고 잘 활용하지 그랬어요? 대한민국에서 이용하고 나서 간첩죄로 감옥을 보내니까 배신감을 느끼는 것 같던데?”
  
  “제가 국장 시절 한번 직접 만나려고 했어요. 활용도가 있을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제 참모들이 하는 말이 명색이 정보부 책임자가 일개 공작원을 직접 만나면 안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보류했죠. 그 공작원은 나름대로 북한에 인맥을 두껍게 깔아놓은 것 같던데 이미 신분이 노출되서 효용가치는 없게 됐죠. 그 역시 우리 공작금을 횡령하고 배신을 한 면이 있으니까요.”
  
  오래 전 일기에 적어뒀던 얘기다. 이제 독 속의 된장같이 시간이 발효를 끝내 발표해도 상관없는 일이 된 것 같다. 관련된 얘기들이 영화로까지 나왔다. 북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서 그들의 존재와 심리를 알고 공감하는 단계로까지 가야 하지 않을까.
  
  
  
  
삼성전자 뉴스룸
  • 이중건 2020-11-15 오후 8:57:00
    <북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서 그들의 존재와 심리를 알고 공감하는 단계로까지 가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나요. 하지만 현실속의 북한통치자는 대화와 교류 자체를 망하는 길로 여기는 본능을 지녔기에 안 됩니다. 이산가족하나 해결 안되는 것보세요. 그리고 깡패같은 북한에 비위를 맞추는 것이 이익이라는 데 소탐 대실입니다. 한국은 그래서 통일을 리더해가지 못합니다. 요즘 북한인권법 실행도 그 비위를 건드릴가봐 하지 않고 진정한 정보소통의 유일한 대북전단마저 막아나섭니다. 이래가지고는 지난 시기처럼 앞으로도 아무것도 해결 안될 겁니다.
  • 정답과오답 2020-11-15 오후 4:15:00
    북의 악독함의 원인은 좌파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민족이 좌파로 물들어 더러움과 거짓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미래는 매우 어두워 보입니다
    원인은 거짓의 사기 부고가 수치스러움으로 느끼지 못하는
    민족으로 되어 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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