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법무부장관 조국(曺國)이 '가덕도 신공항' 명칭을 '노무현국제공항'으로 명명(命名)하자고 페이스북에 글을 실었다. 조국이 언제부터 교수에서 작명가(作名家)로 변신(變身)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조국의 최근 언행과 행적이 가히 신출귀몰(神出鬼沒)이요, 신라시대 설화 '노옹화구(老翁化狗)'를 연상시키고도 있다. 조국은 검찰총장 윤석열을 씹어 돌리다가 태도를 바꾸어 그의 일가족 비리 의혹에 대한 기사를 쓴 언론인들을 오보혐의로 물고 늘어지기도 했다. 특히 추미애와 윤석열의 충돌이 가열되자 추미애를 지지 찬양하는 데 열을 올리기도 했다.
좌충우돌하던 조국이 이번에는 느닷없이 확정도 안된 가덕도 신공항 명칭을 '노무현국제공항'으로 명명하자고 들고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하는 척하며 친노세력들의 지지를 받을 생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조국은 여기서 몇가지 오류(誤謬)와 밉상짓을 저질렀다.
첫째, 작명의 기본도 모르는 무지함을 드러냈다. 작명의 우선은 작명 대상자나 대상물에 대해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라는 뜻에서 길운(吉運)의 운세(運勢)를 내세운다. 불길(不吉)함의 상징이나 기피(忌避)하는 대상인물을 작명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그렇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극단적 선택을 통해 세상을 하직(下直)한 당사자이다. 앞으로 문재인 정권이 밀어붙여서 '가덕도 신공항'이 만약 건설된다면 수많은 승객을 실어나르고 화물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는 공항의 안전성이 생명일 것이다. 안전이 생명인 국제공항의 이름을 극단적 선택으로 불길하게 유명(幽明)을 달리한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갖다 붙인다는 것은 신설공항의 미래에 대한 불길한 운수(運數)를 예감(豫感)케 하는 것이 될 것이다.
둘째, 권력지향적인 폴리폐서 조국이 살아 있는 권력을 외면하고 죽은 권력을 내세운 것을 보면 조국의 정무감각이 우둔해 보인다. 죽은 권력 노무현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권력인 대통령 문재인을 내세워 '문재인국제공항'으로 명명하자고 나서는 것이 조국다운 처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래도 조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키운 사람이다. 비록 자신의 이중적 처신으로 권좌에서 낙마는 했지만 말이다. 평범한 대학교수를 민정수석에다 법무부장관이란 권좌에까지 불러 앉인 임명권자는 대통령 문재인이 아닌가? 조국은 그런 감사와 은혜도 잊어버리고 구천(九天)의 노무현을 불러 올렸으니 우둔해도 보통 우둔한 언행이 아닐 수 없어 보인다. 혹시 부인 정경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항변하느라 정신을 딴 곳에 팔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하는 국민도 많다.
조국의 이같은 돌출행동에 대해 '국민의힘'은 그럴 바엔 차리리 '오거돈국제공항'이라 해라했고 안철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끝나면 동래파전 뒤엎듯이 또 뒤엎을 것"이라고 핀잔을 줬다. 조국의 섣부른 아부와 아첨은 '아이도 낳기 전에 이름부터 짓는 어리석음'을 보였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요령과 재주와 변장술에 능한 촌로(村老)가 끝내는 개가 되어 가출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는 신라설화(新羅說話) '노옹화구(老翁化狗)'가 오늘에도 전해지는 것은 그냥 전해지는 것이 아니고 역사의 교훈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조국이 또 무슨 요술과 변장술로 우리앞에 나타날지 두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