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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남북경협’ 발언, 실현 가능성 낮아” 하용출 "바이든 행정부에 한국이 미·북 사이에서 계속 적극적인 중개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RFA(자유아시아방송)  |  2020-11-24
앵커:남북 경제협력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시작될 수 있다는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 미국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23일 삼성·SK·LG·현대차그룹의 관계자들을 포함한 경제계 인사들과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앞으로 코로나 백신·치료제가 개발되고 비핵화 협상의 진전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대북 제재의 유연성이 만들어지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런 경우 “남북 경협의 문제는 예상보다 좀 더 빠르게 시작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또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북한의 핵 능력 감축을 조건으로 정상회담 여지를 남겨두었고, 대북제재의 강화·완화의 적절한 배합을 통해 북한에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기존보다) 더 유연한 접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낮아 대북 제재가 완화되기 어렵다며,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을 예상하는 것 또한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3일 대북 제재의 ‘유연성’에 대한 이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북한 지도자의 모든 발언이 북한 안보를 위해 핵무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만을 재확인하고 있다”며,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진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또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원칙에 입각한 대화(principled dialogue)에 대해 분명히 열려있지만, 이러한 대화 역시 비핵화에 대한 굳은 약속, 강한 동맹 관계, 무력 도발과 핵·미사일 실험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는 북한의 환심을 사기 어렵다”며, “이 장관이 묘사한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이 장관의 발언에는 ‘북한이 한국과 관여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경우’,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서는 경우’ 등 여러 가정에 기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차기 바이든 행정부는 비핵화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역시 미국과 한국이 어느 정도 양보하지 않는 한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러한 점이 (이번 이 장관 발언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The Biden administration has made it clear that there needs to be some sort of denuclearization upfront. North Korea has made it very clear that they are not willing to do that without some solid concessions by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which obviously isn’t being mentioned here.)
  
  그는 또 차기 미국 행정부 주요 관료들이 공식적으로 임명될 때까지 대북 관계에서 어떤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워싱턴대의 하용출 교수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장관의 예상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다자주의 원칙으로 인해 새로운 비핵화 협상을 준비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로 인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얼마나 ‘유연성’을 보여줄지 현재 분명하지 않다며, 한국에서 이를 가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 장관의 이번 발언은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 한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계속 적극적인 중개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2022년에 끝나고 곧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이 현재 북한과의 관여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더 유연한 접근법”에 대한 이 장관의 발언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일치된(cohesive) 정책이나 전략보다는 북한에 대해 ‘무엇이든 해내야 한다’는 근시안적 고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열린 미국 대선 후보 토론에서 “북한이 핵 능력을 축소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에서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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