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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의회·NASA까지 조사 나선 “UFO는 ‘물체’다!” 정부 보고서 발표 후 급격히 변화하는 미국 여론 金永男(在美 저널리스트)  |  2022-06-21
美국방부·의회·NASA까지 조사 나선 “UFO는 ‘물체’다!”
  
  *정부 보고서 발표 후 급격히 변화하는 미국 여론
  *연방의회 50여년 만에 UFO 청문회 열고 NASA도 조사팀 발족
  *NASA “우리가 모르는 현상 존재…외계생명체 가능성도 조사”
  *하원 정보위원장 “UFO는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미스터리”
  *국방부 “훈련시설서 특히 자주 목격…물체란 만질 수 있다는 뜻”
  
  *로엡 하버드大 천문학자 “UFO 논의를 금기시하는 문화 없앤 정부 조치(청문회·NASA 연구팀 발족) 환영…외계에서 왔다면 군사적 국경 의미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나서야”
  *로엡 “외계 기원 물체 하나라도 포착하면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
  
  
  金永男(在美 프리랜서 기자)
  
  <급변하는 미국 정부의 UFO 인식>
  
  미확인비행물체(UFO)에 대한 미국 정치권 및 대중의 인식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이런 대변화의 시작을 알린 것은 2021년 6월 25일,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발표한 UFO 관련 첫 공식 보고서였다. 보고서는 ‘UFO는 물체(Physical Object)다’라고 인정했다.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 등 인간이 만든 기술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외계(外界)에서 왔다는 증거는 없지만 오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음모론으로 치부되고 조롱의 대상이 되던 UFO가 국가 안보의 영역, 나아가 과학의 영역으로 이동하게 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약 1년 뒤인 2022년 5월 17일, 미 연방하원이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UFO 관련 청문회를 열었다. 하원 정보위원회 산하 대(對)테러·방첩소위원회가 주관한 청문회에는 로널드 몰트리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스콧 브레이 해군 정보국 부국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과거 정부 및 군에서 재직할 당시 UFO 관련 자료를 봤다’는 전직 당국자나 수십 년간 이를 연구한 ‘UFO 학자’를 부른 것이 아니라 미군에서 정보 임무, 특히 UFO 연구를 담당하는 최고위 당국자를 부른 것이다. 이는 미 의회는 물론, 미군 정보 책임자들이 UFO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UFO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종사 등을 통해 목격된 사례를 계속해서 연구할 계획이라고 의회에 보고했다.
  
  청문회 개최로부터 약 3주 뒤인 6월 9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공식 UFO 조사팀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올 가을부터 연구에 돌입해 약 9개월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NASA는 UFO가 외계에서 왔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국가 안보와 항공 안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적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NASA의 해당 연구는 국방부의 조사와는 별개로 진행된다. 즉,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국방부와, 항공우주 관련 모든 현안을 담당하는 NASA가 UFO를 각각 조사하게 되는 것이다.
  
  미 언론은 청문회 개최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UFO에 대한 여러 기사를 쏟아냈다. 지난해 정부 보고서 발표 이전의 언론 기사는 UFO를 조롱하는 관점에서 쓴 것들이 많았다. ‘어느 누군가가 또 어디서 UFO를 목격했는데 확인해 보니 착각이더라’, ‘UFO 신봉자들이 네바다주 시골에 있는 공군 군사기지인 51구역에서 외계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며 쳐들어가려고 하고 있다’와 같은 기사였다.
  
  <미국인 62% “외계생명체 존재 믿는다”>
  
  보고서 발표 이후부터는 언론의 접근 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천체물리학자와 UFO 전문가들을 인용하며 미국 정부와 의회가 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에 초점을 뒀다. 물론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언론은 칼럼을 통해, ‘팬데믹 지원 예산 통과보다 UFO 청문회를 여는 게 중요한 의회’, ‘음모론 유포 현장이 된 청문회’와 같은 비판 글을 써내고 있긴 하다. 다만 칼럼이 아닌 기사들에서는 대다수의 언론이 진지한 모습으로 이를 다루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미국 대중들의 UFO에 대한 인식 역시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조사기관인 모닝컨설트와 청문회 직후인 5월 말 2005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러 정치현안을 묻는 설문조사였는데 이 중에는 화제가 되고 있는 UFO 질문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62%의 유권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24%가 ‘아니다’, 14%는 ‘모르겠다’고 했다. 외계존재를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 중 79%는 ‘정부가 UFO의 존재를 숨기고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민주당(68%) 성향이, 무당층(62%), 공화당(55%) 성향보다 외계생명체를 믿는 경향이 뚜렷했다. 젊은 세대가 중장년층보다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더 믿었다.
  
  같은 조사기관에서 같은 질문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2019년 9월 진행된 갤럽의 여론조사 때와는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갤럽은 ‘사람들이 목격했다고 하는 UFO가 다른 행성이나 은하에서 온 외계인의 우주선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는데 33%의 응답자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60%는 UFO 목격 사례는 자연 현상, 혹은 인간이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시 조사는 미국 성인 152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NASA의 조사팀 구축과 의회 청문회 주요 내용, 그리고 이런 진전 상황에 대한 전문가와의 인터뷰 내용을 차례로 소개한다.
  
  
  
  NASA는 6월9일 UFO를 연구하는 팀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토마스 주르부첸 NASA 과학담당 부국장은 해당 연구팀이 연방정부가 미확인항공현상(UAP)이라고 일컫는 현상에 대한 과학적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UFO 대신 UAP라는 표현을 몇 년 전부터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UFO라는 표현에 있는 음모론적 시각을 배제하고 이를 하나의 현상으로 인식하기 위한 목적 때문으로 보고 있다(이 글에선 UFO와 UAP를 같은 뜻으로 혼용한다).
  
  해당 프로그램에 약 10만 달러의 예산이 배정됐고 올 가을부터 연구에 돌입하게 된다. 주르부첸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구는 현재까지 나타난 자료를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앞으로 어떻게 자료를 수집할지, 나아가 UAP에 대해 어떤 과학적 접근을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주르부첸은 UFO에 대한 공식 조사를 하는 것에 “큰 위험이 따르고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완전히 새로운 과학적 현상을 발견할 가능성도 있지만, 어떤 새로운 것이나 관심 사항을 알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해당 연구는 천체물리학자인 데이비드 스퍼겔이 이끌 예정이다. 프린스턴대학교 천체물리학과 학과장을 지낸 그는 현재 뉴욕에 위치한 시몬스재단의 회장으로 있으며 수학 및 과학 관련 연구를 지원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스퍼겔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간인과 정부, 비영리재단, 민간 회사들 등을 통해 수집할 수 있는 자료들의 분석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과학적 사실 발견될 수도…”>
  
  스퍼겔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제한된 목격 사례만을 놓고 어떻게 진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며 “우선 알려진 정보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부터 파악해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갖고 있는 유일한 선입견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우리가 현재 여러 다른 현상을 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사건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NASA는 이번에 진행될 연구를 통해 UFO가 자연 현상을 착각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러시아나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가 만든 첨단 기술인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주르부첸 부국장은 “솔직히 말해 나는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발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의 마법처럼 보였던 무언가가 새로운 과학의 결과물로 나타나게 된 사례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의회에 의해 지정된 NASA의 임무는 하늘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를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 생명체가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알려진 UFO 목격 자료들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과학적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다른 곳에 생명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나아가 지능을 갖고 있는 생명체가 있는지에 대해 과학적 분석을 해왔고 관심을 가져왔다”고 했다.
  
  주르부첸 부국장은 NASA의 연구팀은 외계 문명이 남긴 ‘기술의 흔적(technosignatures)’이 존재할 가능성 역시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문명을 갖고 있는 인간 외의 문명이 존재한다는 신호로 흔히 사용되는 용어다. 예를 들어 먼 행성에 있는 대기에서 공기 오염 현상이 발견됐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할 때 등장하는 표현이다.
  
  주르부첸 부국장은 UFO를 과학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회의론자들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전통적인 과학 환경의 경우 이런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제대로 된 과학이 아닌 것을 퍼뜨리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하지만 나는 이를 강력하게 부정한다. 과학의 질(質)은 과학적 연구에 따른 결과물로만 측정되는 게 아니라 과학을 통해 어떤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으려고 하는 데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미스터리’>
  
  애덤 시프 미 하원 정보위원장(캘리포니아·민주)은 5월 17일 열린 청문회에 앞서 이에 대한 의미를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미확인항공현상과 이에 따른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다”며 “하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미국인들은 완전한 투명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연방정부와 정보당국은 미확인항공현상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분석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청문회의 목적은 대중들이 정보당국의 전문가와 고위 당국자로부터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미스터리 중 하나(one of the greatest mysteries of our time)’에 대한 설명을 듣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진실과 투명성에 대한 과도한 비밀성 및 각종 의혹의 순환을 끝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그는 물리학의 법칙에 반하는 행동을 보이는 “무언가가 있다(something there)”며 국가 안보 문제일 뿐 아니라 매우 흥미로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9시부터 약 한 시간 반 동안 열렸다. 공개 청문회가 끝난 뒤에는 비공개로 전환됐다고 한다.
  
  청문회 초반 브레이 해군 정보국 부국장은 두 개의 영상과 한 개의 이미지를 우선 공개했다. 한 영상은 해군 전투기의 창가에서 촬영된 짧은 영상이었다. 비행하고 있는 전투기의 반대 방향으로 원형 물체 하나가 빠르게 날아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브레이 부국장은 이 물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후 영상과 사진을 연달아 보여줬다. 영상은 수년 전 해군 군함에서 촬영된 것으로 삼각형 물체가 하늘 위에서 빛을 뿜어내며 좌우로 통통 튀며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이어서 공개한 사진에는 비슷한 모양의 삼각형 물체가 나타났다. 영상이 촬영된 시점으로부터 수년 뒤에 찍힌 것이라고 했다. 즉, 다른 시점, 다른 지역에서 촬영된 두 화면이었는데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 그는 확인 결과 야간 렌즈를 사용한 카메라에 특정 물체가 포착되면 이와 같이 삼각형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 드론이 찍힌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브레이 부국장은 모든 사례들에 대한 설명이 이와 같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데이터가 모이게 되면 비교 분석을 통해 일부 사례들을 하나씩 해결 사례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방부의 UFO 전담 부서가 조종사들의 보고 체계 등을 일원화하고 과학적인 분석을 나서는 이유가 이런 목적 때문이라고 했다.
  
  <‘훈련장소에서 특히 자주 목격…중대한 위험’>
  
  의원들은 증인들에게 UFO가 국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 조종사들이 UFO 목격담을 상부에 보고했을 시 조롱을 받게 되는 문화를 없애야 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몰트리 차관은 “UAP는 현재 즉각적으로 식별되지 않아 이를 파악하기 위해 과학적 연구가 필요한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군인들이 이와 같이 설명되지 않는 항공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브레이 부국장은 “목격 보고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훈련 장소, 훈련 환경에서 더욱 자주 목격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고가 더 많이 이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무언가를 목격했을 시 이를 즉각 보고할 것을 장려하는 문화로 개선해나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카메라 등 각종 센서의 기술이 좋아진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발표된 보고서의 경우 144건의 사례를 다뤘는데, 현재까지 축적한 사례가 400건 가까이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훈련 장소에 (UAP가) 침입(incursion)하는 것은 중대한 위험요소가 된다”며 “조종사들은 실전에서 싸우듯 훈련을 하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비행체가 침입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작전의 보안에도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청문회 쟁점된 ‘물체’ 논란>
  
  브래드 웬스트럽 공화당 하원의원은 촬영된 영상이 다 움직이는 물체에서 촬영된 것 같은데 고정된 카메라에서 찍힌 것은 없느냐고 물었다. 브레이 부국장은 고정된 위치에서 촬영하는 렌즈가 있다고 하면서도 추가 설명은 하지 않았다.
  
  웬스트럽 의원은 이런 UAP 현상을 확인했을 때, 이들이 “고체인지, 가스인지 확인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브레이 부국장은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다수의 목표물은 물체(physical objects)다”라고 했다. 웬스트럽은 다시 한 번, “(물체라는 것은 알겠는데) 고체냐 가스냐”라고 물었다. 브레이는 “이를 한 가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웬스트럽 의원은 다른 국가들도 UAP를 연구하고 있는지 물었다. 브레이 부국장은 “동맹국들도 이런 현상을 목격했고 중국도 관련 부서를 설치했다”고 했다. 웬스트럽 의원은 동맹은 물론 중국과 같은 잠재적 적국과 관련 내용을 공유했느냐고도 물었다. 브레이는 “미국은 특정 국가와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있고 특정 국가들 역시 우리에게 자료를 공유한다”고 했다. 웬스트럽 의원은 “적국(敵國)이 만든 신기술이라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공유를 신중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짐 하임스 민주당 의원은 미국 국방부가 여전히 사실을 은폐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서인지 이런 질문을 했다. “UAP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기초적인 단계인) 흐릿한 목격 사례 수준이라는 것인지, (고차원적인) 무기물인지, 유기물인지를 모르겠다는 것인지 중 어느 정도의 단계에 와있는 건가?” 브레이 부국장은 “여전히 데이터를 더 구축해야 한다”면서도 “이 행성이 아닌 곳에서 왔다는 실체적 증거는 아직 없다”고 했다. “예단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물체란 다가가서 만질 수 있는 것’>
  
  이어 라자 크리시나무르티 민주당 의원이 질문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핵심 내용을 비교적 잘 준비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몰트리 차관, 브레이 부국장 사이에 오간 대화를 문답식으로 소개한다.
  
  
  <<크리시나무르티(이하 크): 충돌 사례가 있었는지?
  브레이(브): 없었다. 하지만 11건의 ‘충돌 직전(near miss)’ 사례가 있었다.
  크: (UFO로부터) 교신을 받은 적이 있는가?
  브: 없다.
  크: 우리가 접촉하려고 한 적은 없나?
  브: 없다.
  크: ‘정체를 밝혀라, 미국 영공을 침범했다’와 같은 경고도 한 적이 없나?
  브: 안했다.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비행물체 같아서 교신을 시도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크: (UFO를 향해) 무기를 쓴 적은 있나?
  브: 없다.
  크: (충돌해 발생한) 사고는 없었나? 잔해를 조사한 적은?
  브: 이 행성에서 만들어진 것과 불일치하는 것과 생긴 사고 기록은 없다.
  크: 물 속에 설치된 UFO를 조사하는 센서는 없나? (註: UFO가 바다 밑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든지, 물 속을 기지로 삼아 생활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몰트리: (끼어들더니) 이 이야기는 비공개 회의에서 하도록 하겠다.
  크: 내가 가진 가장 큰 의문은, ‘아마(probably) 물체(physical objects)일 것’이라는 표현인데, 이게 무슨 뜻인가? 왜 ‘아마’라고 하는 건가? 물체라는 결론을 못 내린다는 건가?
  브: 대부분은 물체인 것으로 나타나고 어떤 것들은 기후 현상과 같은 것일 수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물체’라는 것은 다가가서 만질 수 있는 것들이다.
  크: 대부분은 물체라고 했는데, 물체라는 것을 100% 확신하나?
  브: 이중 여럿이 물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크: 일부는 물체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인가?
브: 일부는 센서 이상과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점 중 하나는 몰트리 차관이 물 속 센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왜 굳이 끼어들어가며 답변을 막았느냐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미국 정부가 UFO 보고서에서 사용한 ‘물체’라는 표현이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물체와 같다는 것을 군 당국자가 부연 설명까지 하며 인정했다는 점이었다.
  
  피터 웰치 민주당 의원은 UFO 현상과 관련해 두 가지 다른 큰 사안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어느 누구도 외계생명체의 존재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우주는 광활하고 만약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한다면 이들이 이곳을 탐험하러 오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점은, 국방부의 임무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의도에서건 나쁜 의도에서건 외계생명체에 대한 보고가 국방부에 들어올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겠느냐고 물었다.
  
  몰트리 차관은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수십 년간 연구해오고 있는 별도의 정부 기관이 있다”며 “우리 역시 같은 정부 소속이며 우리의 목표는 무언가를 찾게 됐을 시 이를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저 어딘가에 무엇이 존재할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무언가 존재한다면 국방 및 안보 측면에서 어떤 의미인지 확인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했다.
  
  <‘외계생명체가 있다면 인간은 人道 속 개미에 불과…’>
  
  나는 NASA의 연구팀 구축 발표 직후인 미국 현지시간 9일 밤, 미국의 권위 있는 천문학자이자 UFO 전문가로 인정받는 에이브러햄 로엡 하버드대학 교수에게 연락했다. 그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하버드대 천문학과 학과장을 지냈는데, 하버드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학과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2021년 여름부터는 세계 곳곳에 천체 망원경을 설치, UFO를 관찰하는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는 오랫동안 UFO를 과학의 영역으로 데리고 와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기자와의 서면인터뷰에서 NASA의 연구팀 구축 발표와 하원 청문회 개최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진행된 상황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UAP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고 이를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의회 청문회를 통해 UAP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문화가 사라지게 됐다고 했다. 그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UAP에 관심을 갖는 정부와 의회를 돕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과학자들이 나서 ‘미확인(unidentified)’인 상황이 무엇인지를 파악, ‘미확인항공현상(UAP)’이라는 단어에서 ‘미확인’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청문회에 출석한 군 당국자의 경우는 국가 안보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어 조종사 및 군인들의 목격 사례에만 관심을 두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더 넓은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흐릿하고 제한적인 정보에만 의존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군대의 경우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활동하고 국경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지만 만약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한다면 이는 국경이라는 인간의 개념을 완전히 뛰어넘는 활동범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인도(人道)를 달리는 사람이 개미들이 구축한 작은 식민지가 있을 것을 생각하지도 않고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로엡 교수의 설명이다.
  
  “과학자들은 모든 목격 사례들에 대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인간으로 인해 만들어진 많은 현상 중에서 외계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물체 하나만이라도 찾아낸다면 이는 인류 역사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 될 것이다. 이는 (계속 집에서만 생활하다) 같은 동네에 더 똑똑한 아이가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유치원 첫 등원날과 비슷한 일이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이 더 고화질의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갈릴레오 프로젝트 한 달 내에 공식 시작>
  
  로엡 교수에게 갈릴레오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묻자 그는 최근 하버드 천문대에 첫 번째 천체망원경 시스템 및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을 설치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해당 연구팀은 망원경으로 포착된 여러 물체들을 인공지능 컴퓨터를 통해 자연 현상 및 인간이 만든 현상을 추려내고 확인이 불가능한 물체들에 대한 연구만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현재 시스템 구축 막바지 단계이고 한 달 내에 자료 수집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존의 흐릿한 이미지 혹은 오래된 자료를 가지고 논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기술로 최고의 이미지를 촬영해 분석을 해보자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나의 희망은 1~2년 이내에 UAP의 실체를 판독해 정부를 도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임무는 비밀을 캐내는 것과 비슷한데 우리가 잡는 모든 물고기의 실체를 사전에 예단해서는 안 된다. UAP 실체를 덮고 있는 안개를 제거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일이다. UAP가 외계에서 왔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정신 나간 추측이 아니다. 우리는 태양과 같은 상당수의 별이 지구와 같은 크기의 행성으로부터 비슷한 거리에 떨어져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대다수의 별들은 태양보다 수십억 년 전에 만들어졌다. 우리가 창가를 통해 이웃이 누가 있는지 확인해보지도 않은 채, 집에 있는 소파에 편히 앉아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데’라고 질문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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