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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하늘의 별'을 세 번 딴 행운 이민복(대북풍선단장)  |  2022-08-10
하늘에 별따기라고 하지만 나는 세 번이나 땄다. 여기서는 동화같은 얘기지만 북한에서는 <실화>이다. 왜냐면 북한에서 여권 발급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하기 때문이다.
  
  사실 보통 인민은 하늘에 별따기라는 개념조차 모른다. 과학원에 있었기에 나는 하늘에 별따기라는 것도 아는 것이다. 나라의 과학 발전을 위해 과학원 사람들이 비교적 외국에 나가게 된다. 우리 연구소에서도 저의 실장을 비롯해서 5명 정도 외국에 다녀왔다. 특급 연구소로서 수백 명의 연구원 중 5명인 것이다.
  
  나의 친구이자 국가적 수재였던 이문범도 오지리(오스트리아) 간다고 나의 첫 애인 부친이었던 계형기 박사에게 양복을 빌리며 그렇게 좋아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하지만 가슴 푸불게 했던 꿈은 종래 꿈으로만 남았다. 실력보다 돈과 간부 인맥에 치여 못 간 것이다.
  
  나의 상급이었던 기사장은 농업대표단 일행으로 중국에 잠시 갔다 온 것을 말끝마다 자랑을 했다. 중국 흑룡강성 공주령 농업연구소 방문을 아마 죽는 순간까지 자랑을 했을 것이다. 그만큼 외국에 다녀온다는 것이 달나라 갔다온 것만큼 이슈이다.
  
  그런 여권을 나는 탈북하여 남한에서 세 번째 냈다. 신청하면 일주일 내에 찾아가라고 연락오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이 여권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몇 번씩, 스위스, 프랑스, 캐나다. 노르웨이, 영국, 화란 등을 방문하였다. 외국에 나가는 것이 그렇게 신비하지 않아졌다. 이젠 피곤해 보일 정도이다. 하늘에 별따기가 아닌 이 혜택을 저 북녘 동포는 언제나 누릴까.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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