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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잊을 수 없는 스승, 任晳宰 교수님 漢字 투성이의 심리학 책 읽게 하고 틀리면 體罰 趙南俊 전 월간조선 이사  |  2022-11-19
필자에게 잊을 수 없는 스승이 한 분 계시다. 任晳宰(1903~1998) 교수님이다. 1970년 2학년이 된 필자는 교사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직과목 가운데 하나인 교육심리학을 수강했다. 그 때 연세가 68세이시던 선생님은 본인이 저술하신 漢字(한자) 투성이의 심리학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읽히셨다. 그리고는 짧은 막대기로 본문을 틀리게 읽거나 읽지 못하는 학생들의 손바닥을 때리셨다. 마치 초등학생처럼 체벌을 당하면서도 누구도 노교수에게 감히 반항할 수 없었다. 심리학 강의가 있는 날이면 그래서 창피당하지 않으려고 책에 나오는 漢字를 미리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이런 교수님이 있는지 모르겠다. 필자가 체계적인 漢字교육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그나마 조금 아는 척하는 것은 선생님의 薰陶(훈도)에 힘입은 바 크다.
  선생님은 受業(수업)받을 당시엔 잘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유명한 분이었다. 경성제대 철학과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셨지만, 후에 한국무속연구가로, 설화와 민요채집가로 역사에 남는 업적을 남기신 것으로 안다.
  오늘(11월19일) 조갑제닷컴에 골든타임즈 회원님의 “수능(修能) 끝난 高3들, 3개월간 한자(漢字) 공부하길” 玉稿(옥고)를 읽고 갑자기 옛 스승님이 떠올랐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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