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12일자 본란에 “남태평양에 南韓(남한)의 75% 넓이 ‘우리 바다’ 있다”는 글을 썼더니, 거기서 거론된 옛 동력자원부 심해저 담당 사무관 金信鐘(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3차례의 재판을 받으며 심신이 피폐해져 있었는데, 그 글을 읽고 연락해오는 친지들의 격려로 큰 힘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광물자원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남미와 아프리카, 중국, 호주, 볼리비아 등지에서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을 비롯하여 구리, 망간 등 주요 광산 20곳을 사들였다. 지구를 24바퀴나 돌 수 있는 거리를 직접 뛰어다니며 이뤄낸 결과였다. 그러나 어렵게 확보했던 광산은 이후 다른 외국자본에 헐값에 팔렸다. 자원외교가 積弊(적폐)로 몰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가 겪은 고초는 재임 중 해외투자를 엉터리로 했다는 배임죄 때문에 시작됐다고 한다. MB 정부 자원외교 지휘관 중 한 명이었던 그는 박근혜 정부 때 2번, 문재인 정부 때 1번, 3차례에 걸쳐 재판을 받는 등 6년 동안 막심한 고생을 했다. 다행히 2018년 11월 최종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동안 들어간 변호사 비용만 2억5000여만 원. 그러나 무죄판결을 받고 난 후, 나온 형사보상비는 달랑 400만 원이었다고 한다.
훈장을 줘도 모자랄 판국에 이런 고통을 안긴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세계적 공급망 교란 현상이 심화하면서 자원貧國(빈국) 한국은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소요량 對(대) 해외개발 자원 비율인 자주공급률은 20%도 채 안된다. 우리와 처지가 비슷한 일본의 경우, 우리가 지난 10여년 갈팡질팡하는 사이 꾸준히 해외 자원 확보에 나서 현재 주요 자원의 자주공급률이 50%를 웃돌고 있다고 한다.
金 사장은 “리스크가 큰 해외자원 개발은 공기업이 앞장서고 민간기업을 뒤따르게 하는 방식이 맞다”면서 “과거로 되돌아가도 똑같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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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에 南韓의 75% 넓이 ‘우리 바다’ 있다
500조 원어치 망간團塊(단괴) 등 深海底鑛, 관련法 미비로 방치
趙南俊 전 월간조선 이사
남태평양에 남한 넓이의 4분의3에 해당하는 ‘우리 바다’가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하와이 동남쪽 2000km의 ‘클라리온-클립퍼톤’이라 이름 붙은 해역이 바로 그곳입니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한국은 1994년 8월 세계 7번째로 유엔 산하 국제해저기구(ISA)로부터 이 해역 15만 평방km를 분양받아 深海底(심해저)에 깔려있는 망간 團塊(단괴) 탐사활동을 벌인 끝에 2002년 8월, 그 중 절반인 7만5천 평방km의 광구를 확보했습니다. 망간 團塊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망간 외에 니켈, 구리, 코발트 등 40여종의 희귀금속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곳에 깔려있는 團塊만 5억6천만t으로 추정됩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500조원(약 4000억 달러)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넓은 바다를 품게 된 淵源(연원)을 따져 올라가면 옛 동력자원부 심해저 담당 사무관이던 金信鐘(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사장(73)의 공이 큽니다. 1980년대 초반, 그는 자기 돈을 들여 유엔해양법회의 등에 참석하며 자료를 모아왔습니다. 1982년 가을 쯤일 겁니다. 그는 필자에게 광업진흥공사 사장이던 金復東 장군(작고•전 육사교장)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심해저 광물탐사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해야 광구를 확보할 수 있는데, 개별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鑛振公이 앞장서야 한다며 그를 설득해보겠다고 했습니다. 필자는 그의 애국심이 어여뻐 그를 金 장군에게 데리고 가서 브리핑을 하도록 도왔습니다. 육사교장을 지낸 金 사장은 육사 교수 가운데 해양법 전문가가 있어서 심해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金 사무관의 브리핑을 경청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이곳이 ‘우리 바다’가 된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심해저 탐사 및 채광기술 등에서 세계 선두를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오늘(1월12일)자 朝鮮日報(조선일보) 조선비즈 난에 나온 기사를 보면 한심합니다. 세계는 지금 바닷속 노다지를 캐는 심해 채광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 우리는 그 잘난 국회에서 관련법을 통과시켜주지 않아 기술이 死藏(사장)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안타깝고 원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