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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 보수는 자살했다! 보수의 美學, 남자의 美學을 잃었다! 趙甲濟  |  2023-01-26

어제 나경원 전 의원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포기 선언문은 한국 보수의 자살을 선언한 글처럼 느껴진다. 한국의 보수뿐 아니라 세계 보수정치의 윤리를 모조리 짓밟는 일들이 영문모를 나경원 사태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보수의 윤리가 무너진 것보다 더한 수치는 보수의 美學(미학)이 실종된 사실일 것이다. 보수의 미학이 실종된 것보다 더한 부끄러움은, 1개 소대병력의 국민의힘 초선의원들(50명)이 현직 대통령의 눈짓에 맞추어 2019년 對문재인 투쟁 때의 女戰士(여전사)를 反黨(반당)분자로 몰기 위하여 궐기했을 때 무너진 남자의 美學이다. 세계 보수세력의 공통적인 덕목은 기사도 정신, 신사, 화랑도, 무사, 선비 같은 남자의 美學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한 마디로 요약하면 결투정신이다.
  
   결투정신은 개인의 존엄성에 기초하여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이다. 국민의힘은 多衆(다중)의 힘을 빌어 나경원 전 의원을 내려앉히는 과정에서 보수정신의 핵심인 개인주의를 포기, 도덕적 자살을 한 것이다. 나경원이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습니다”라고 한 말은 홍위병으로 돌변한 동료의원들의 용기없음을 조롱한 것이다.
  
  “어떤 시련 앞에서도 저는 한번도 숨지 않았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싸웠습니다. 그런 저에게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섭니다”란 나경원 말에 “왜 박근혜 탄핵에 찬성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2019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서 광화문과 국회에서 문재인 정권을 향하여 가장 날카로운 논리로 싸움을 이끌었던 인물이란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재인은 김정은 부대변인’을 공식화한 그해 국회연설은 내용상으로나 문장론적으로 최고수준이었다.
  
  “2019년, 우리 당원과 국민은 의회에서,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의 광장에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만들고 윤석열 정부 탄생의 물줄기를 열었”고 “제가 그 역사적 대장정을 국민, 당원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무한한 영광이자 기쁨”이라고 한 것도 사실과 부합한다. 그해 曺國(조국) 수사로 문재인 정권의 핍박을 받던 윤석열 검찰총장도 나경원 원내대표를 존경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어제 나경원 전 의원은 말을 아꼈는데 名言(명언)을 하나 남겼다.
  “정당은 곧 자유 민주주의 정치의 뿌리입니다. 포용과 존중을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나경원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압박에 굴복했다고 여기는데 이건 문제가 심각하다.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포함한 공무원의 黨內(당내)경선 및 공천개입을 금하고 있다. 특히 黨內경선 운동에 대해선 징역 5년까지 살릴 수 있어 최고형이 3년인 공천개입보다 더 엄하게 처벌한다.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인 2018년 그의 부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6년 총선에 즈음한 새누리당 공천과정 개입행위를 기소, 징역 2년형을 선고 받도록 했었다. 물론 현직 대통령은 국가반역죄가 아니면 임기중엔 형사소추 대상이 되지 않지만 경선개입에 대통령실 직원들이 동원되었다는 폭로가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의 전당대회 개입으로 그의 상표인 ‘공정한 법치’가 ‘남자다움’과 함께 사라진다면 이는 李承晩(이승만)의 세계시민 정신과 국군의 抗戰(항전)정신과 박정희의 민족중흥 정신에 뿌리를 내리며 법치주의 정착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한국보수의 大勢(대세)를 배신하는 것이다. 올해는 戰後(전후) 70년을 맞는 해이고, 모든 국민들과 함께 우리의 지난 70년은 ‘가장 위대한 이야기’였음을 확인하고 “이제는 통일이다”라고 외쳐야 할 騎手(기수)가 지금 뭘 하고 있는가?
  
  김재규는 박정희가 감싸는 차지철을 쏘기 전에 “각하, 저런 버러지 같은 자식을 데리고 정치를 하니 잘 되겠습니까”라고 내뱉었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김기현은 낙선하고 유권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내년 총선에서 지는 것이다.
  
  한국보수의 源流(원류)를 찾아올라가다가 보면 화랑도와 호국불교가 文武(문무)합일의 정신으로 이룩한 신라의 삼국통일에 이른다. 그 한 장면을 나는 한국 남자의 미학 사례로 자주 인용한다.
  
   서기 660년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후 唐(당)이 신라까지 칠려고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이뤄진 御前(어전)회의에서 金庾信(김유신)은 신중론을 펴는 태종무열왕에게 이렇게 말한다(삼국사기).
  
  “개는 그 주인을 두려워하지만 주인이 그 다리를 밟으면 무는 법입니다. 어찌 어려움을 당하여 자신을 구원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金庾信의 決戰(결전)의지에 겁을 먹은 唐의 원정군사령관 蘇定方(소정방)은 그냥 돌아간다. 唐 고종은 그를 위로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三國史記(삼국사기) 金庾信 列傳(열전)은 전하고 있다.
  
  고종: “어찌하여 新羅(신라)마저 정벌하지 아니하였는가?”
  蘇定方: “신라는 그 임금이 어질어 백성을 사랑하고 그 신하는 충의로써 나라를 받들고, 아래사람들은 그 윗사람을 父兄(부형)과 같이 섬기므로 비록 나라는 작더라도 가히 도모하기 어려워 정벌하지 못하였습니다.”
   (新羅其君仁而愛民 其臣忠以事國 下之人事其上如父兄 雖小不可謨也)
  
  소정방이 신라 지도부를 평하는 대목에서 나오는 仁愛忠事(인애충사). 즉 어짐, 사랑, 충성, 섬김, 이것이 신라의 공민윤리였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신하는 충의로써 임금을 받들고’라고 하지 않고 ‘나라를 받들고’(其臣忠以事國)라고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국가를 임금 위에 놓은 당시 신라 지도부의 놀라운 근대성, 이런 ‘公的 마인드’가 이번 나경원 사태에서 실종되었다. 그래서 보수가 자살한 것이다.
  
  
삼성전자 뉴스룸
  • 골든타임즈 2023-01-28 오전 6:11:00
    賊反荷杖. 自繩自縛.
  • 白丁 2023-01-27 오후 8:21:00
    나경원은 당초 당권 도전 욕심이 있었으면 저출산대책위와 기후대사직을 제안을 받았을 때 그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받지 말았어야 했다. 지지율 봐가며 양손에 쥐고 저울질 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맡은 지 석 달만에 관두겠다면 임면권자 체면은 뭐가 되나. 身言書를 두루 갖추었으나 判이 부족하다. 아직 年富力强하다. 이인제,손학규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 무학산 2023-01-26 오전 11:13:00
    세상만사는 발전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만은 퇴보한다
    연구 대상이다
    박정희 각하 서거 이후 우리가 계속 발전해 온 것은
    그들이 이룬 경제개발과 국운상승의 관성력(慣性力)에 바탕했다
    그러나 이젠 그 관성도 다 했다
    그들의 유풍(遺風.웃대가 남긴 기풍과 가르침)이 사라지고
    본디의 말아먹는 유속(流俗)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 유풍은 남자의 미학이랄 수도 있었고,
    건전한 도의랄 수도 있었고,
    체면이기도 했었다 이것들을 도구 삼아
    이 나라를 오늘처럼 반듯하게 세웠다
    하지만 이 세대는 그 단맛만 알지
    힘든 도구는 외면한다
    밤중에 남의 무덤을 파고 도둑질하는
    두더지꾼들이 아니라 하겠나.

    남자 48명이 집단으로 한 여자를 폭행했다
    남자의 미학을 알면 이렇게 했겠나.
    도의를 알면 이렇게 했겠나.
    체면을 알면 이렇게 했겠나.
    정설불식(井渫不食)이다 했다
    다 알듯이, 아무리 우물을 깨끗하게 해놓아도
    남이 먹지 않으려하면 어쩔 수 없다는 말이다
    박정희 각하 세대가 아무리 고운 유풍을 남긴들
    저 세대가 싫다는데야 도리 없다

    삼국통일에는 김유신 장군이고,
    경제개발에는 높이 일으켜 세워진 박정희 각하 아니랴.
    각하가 국민의 정신을 일깨워 놓았건만
    저 세대들은 도리어 각하를 손가락질 하는데
    어찌 각하의 정신을 알겠는가.
    다만 우리의 가슴만 썩는다

    남정네 48명이 한 여자를 집단폭행하고서도
    부끄러움은커녕 더욱 아부했을 것이고
    앞다투어 공치사 받으려 했을 것이다
    저자들에게 과연 이치가 통하고 설파(說破)가 통하겠나.
    걱정도 상대에게 통해야 걱정한다
    통하지 않는 걱정을 하는 것도
    저 세대가 말하는 “꼰태”들의 마지막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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