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리세. 표준어로는 사글세 또는 삭월세인데 우리 지역에서는 사그리세라 했다.사글세(삭월세)는 월세의 일종으로서, 글자 그대로 미리 목돈을 내고 그 돈에서 사용료를 매달 삭감하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열 달치 셋방 사용료를 한꺼번에 다 주고 다달이 사용료를 공제하면 열 달 후에는 한푼도 없어지는 방법을 말한다 집 없는 사람에게 이것 만한 고통도 없었다 사실 우리도 사글세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려서 부모들이 걱정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고 또 그에 대한 설명과 이야기도 들어서 대충은 안다
전세는 예를 들어, 삼 천 만원 전세금을 걸고 전세를 살다가 계약이 끝나면 삼 천 만원이란 돈을 되받아서 나온다 계약기간 동안의 이자를 못 챙기고 화폐가치도 떨어졌지만 그래도 삼 천 만원이란 금액은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글세는 열 달치 사용료 쪼로 일 천 만 원을 미리 주인에게 주고 일 천 만 원에서 사용료를 다달이 공제해 나가다가 열 달 후에는 빈손으로 나오게 되는 제도이다. 이러면 없는 사람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이 악독한 제도를 고치고자 나온 게 전세제도라고 짐작한다
무주택자는 ‘임대차3법’ 때문에 더 큰 고통에 빠질 것으로 내다 보인다 저 법에 대한 설명은 언론이 충분히 했으니 더는 말하지 않겠지만 임대차3법 때문에 전세제도는 사라지고 다시 사글세 제도가 생겨나리라 예측된다 그러면 누가 고통받겠는가?
다만 우리 생각이지만 임대차3법은, 그것으로써 없는 사람을 돕자는 의도보다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갈라치기 하는 것이다 어느 신문도 지적했지만 저런 법을 만들어 시행하면 무주택자에게 유리하고 무주택자는 민주당을 찍게 돼 있다는 것이다. 서민의 주거 안정과 국가대계는 안중에 없고 당리당략만 계산한 것이다.
신문은 전세제도는 종적을 싹 감추고 월세제도로 바뀔 것이라 점치고 있다 월세만으로도 전세보다 고통스러운데 거기서 멈추면 그나마 다행이다. 사글세가 부활할 것이다 그러면 목돈이 없는 사람은 셋방에도 못 들어간다